1박2일 김승우-김남주 부부, 김남주표 아내의 품격이란?
26일 해피선데이 ‘1박2일’에선 지난주에 이어 여름특집 3탄 ‘자급자족 캠핑여행’이 방송됐다. 유부남팀(김승우-이수근-차태현)과 총각팀(엄태웅-김종민-성시경-주원)은 저녁식사 복불복을 위해, 제작진으로부터 요리의 재료비를 얻는 미션을 수행했다. 다슬기 200개에 빛나는 엄슬기 엄태웅, 오목으로 오천원을 벌기 위해 600계단을 오르내린 김승우-김종민이 특히 빛났지만, 번지점프에서 몸을 사리며 시간을 끌기 보단 과감하게 뛰어내린 성시경-차태현-주원 등에서 알 수 있듯이, 모든 멤버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Back to the basic'이란 컨셉에 매우 충실했고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재료비를 얻는 과정에서 충분한 재미를 주었기 때문일까. 오히려 본게임인 요리대결은 싱거운 면이 없지 않았다. 때문에 1박2일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기상미션에서 얼마만큼의 재미를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한 시청포인트였다. 기상미션이 주는 재미의 유무에 따라, 이번 자급자족 캠핑여행에 대한 시청자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고, 다음 주 1박2일 여행에 대한 기대치가 오르내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제작진이 꺼낸 카드는 ‘보고싶다! 친구야’. 멤버들이 가족, 친구 등 가까운 지인에게 연락해, 직접 데리러 와야 퇴근할 수 있는 룰. 이번 기상미션은 이수근의 말처럼 무리수로 비춰졌다. 새벽 6시에 전화를 걸어, 강원도 철원까지 지인을 불러낸다는 건, 시청자의 입장에선 재미있을지 몰라도, 지인에게 연락을 취해야 할 멤버들에겐 고역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이도 멤버들의 지인들은 한걸음에 와주었고, 훈훈한 장면을 연출하는 데 성공했다.
차태현이 부른 홍경민이나 김종민이 부른 코요테(신지-빽가)처럼 연예인도 있었지만, 주원이 부른 가족 친형, 성시경이 부른 헬스트레이너 친구 등 비연예인들도 볼 수 있었다. ‘보고싶다! 친구야’란 아이템이 주는 취지에 부합하면서도, 연예인과 일반인의 적절한 조합으로 황금비율을 맞추었고, 이는 곧 1박2일이 시청자에게 주는 감성적인 부분을 효과적으로 건드리는 데 성공한 대목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2% 부족한 느낌이다. 낯선 만남을 짧은 시간 내에 하나로 묶어 훈훈함과 별도로 웃음을 만들기엔 쉽지 않았을 뿐더러, 지난 하루 고된 일정을 소화한 1박 멤버들이나 아침부터 강원도까지 와야 했던 지인들은 무겁게 누르는 피로를 쉽게 떨칠 수 없었다. 게다가 김승우가 예고한 ‘품격있는’ 지인은 올 기미가 보이질 않아 지루함을 견인했다. 결국 기다리다 못한 멤버들이 하나둘씩 떠나고 김승우만이 초라하게 남아 기다림을 이어갔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연예인이길래, 김승우를 난처하게 만들고 시청자를 지루하고 짜증나게 만드는 걸까. ‘깜짝 놀랄 품격있는 사람?’ 신사의품격 장동건이 와도 반갑지 않았을 것이다. 드디어 기다렸던 김승우의 지인이 도착했다. 그리고 김승우의 말처럼 깜작 놀랐을 뿐 아니라, 매우 반가웠다. 바로 김승우의 아내 김남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누구도 예상하기 힘든 대박.
‘품격있는 사람’이란 김승우의 힌트에서,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 출연했던 배우들을 떠올릴 순 있어도 김남주를 유추하긴 힘들었다. 뿐만 아니라, 김남주는 현재 주말드라마 ‘넝쿨째굴러온당신’의 여주인공으로 연일 촬영강행군을 이어가고 있질 않은가. 그럼에도 남편 김승우의 SOS에 새벽까지 촬영을 한 피곤한 몸에도 한걸음에 달려와, 내조의 여왕 김남주표 ‘아내의 품격’을 보여주었다.
김남주의 등장만으로도 1박2일 기상미션은 대박이었다. 승우남주역전만루홈런이다. 그런데 한술 더 떠, 김승우-김남주 부부는 그 짧은 시간에 웃음과 감동을 뽑아냈다. 김승우는 아내 김남주를 위해 영화 ‘러브액츄얼리’의 명장면을 인용 이벤트를 즉석에서 보여줬고, 감동을 받은 김남주는 순간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김승우 또한 그런 아내의 모습에 울컥한 듯 눈물을 억지로 참는 듯 했다. 시청자가 보기에도 멋지고 아름답고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그러나 김승우-김남주부부는 예능을 알았다. 1박2일에 필요한 건, 감동이상의 웃음이란 것을. 특히 김남주는 시청률 40%가 넘는 국민드라마 넝쿨당의 에이스답게, 1박2일이 런닝맨보다 시청률이 잘 나오도록 노력해서, 과거의 명성을 이어가야 한다는 묵직한 돌직구를 제작진에게 던져 큰 웃음을 주었다. '난 못할 짓이 없다며.' 예능하는 남편을 위해, 예능에 어울리는 거침없는 리액션을 할 줄 알았다. 뿐만 아니라, 1박2일에 이어지는 넝쿨당의 홍보도 잊지 않는 영리함을 보여줬다.
이 날 김남주효과는 1박2일-넝쿨당으로 이어진 시청률에 엄청난 파급력으로 윈윈효과를 낳았다는 건 자명하다. 특히 최근 상승세를 탄 1박2일엔 날개가 된 셈이다. 1박2일 리더 김승우의 신의 한수 ‘응답하라 김남주’는 시청자에게 통했다. 만일 김남주가 늦지 않고 다른 멤버들과 시간대가 겹쳤다면, 아마도 산만함속에 반전효과는 줄었을지 모른다. 그런데 김승우와 시청자를 기다리게 만들면서, 반전 효과를 최대한 끌어낸 것을 보면, 김승우-김남주커플이 극적인 타이밍을 아는 천상 연예인부부임을 실감케 한다. 사랑하는 마음이 훈훈하게 전해져 오는 ‘부부의 품격’으로 시청자에게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 김승우-김남주부부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