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강호동 복귀, 1박2일 최대의 변수

바람을가르다 2012. 8. 20. 12:08

 

 

 

1년 전 연예계 잠정은퇴를 선언했던 국민MC 강호동이,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인 SM C&C와 전속계약을 맺고 올 하반기 가을개편에 맞춰 전격 복귀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지상파 3사 KBS-MBC-SBS는 강호동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내놓기 위해 분주한 행보를 시작했다. 동시에 강호동이 자사가 아닌 타방송사 에 출연할 경우, 동시간대 기존프로그램에 미칠 파급력도 계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점에서 강호동의 방송복귀에 가장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방송사는 KBS이고 프로그램은 ‘1박2일’이다. 황금어장 무릎팍도사의 경우, 강호동의 은퇴와 함께 폐지됐고 복귀와 함께 부활할 가능성이 높아 손익계산서는 제로에 가깝다. 강심장과 스타킹의 경우도 다를 바 없는 것이, 강호동의 해당프로그램 복귀자체도 불투명할 뿐 아니라, 설사 복귀를 한다해도 동시간대 경쟁프로그램이 1년 전과 비교해 큰 변동사항이 없어 변수 폭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해피선데이 1박2일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김승우-이수근 등을 중심으로 개편된 1박2일 시즌2에 강호동이 복귀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새로운 리더 김승우가 하차하지 않는 한, 강호동의 투입은 사실상 힘들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1박2일 시즌1과 시즌2는 멤버만 교체됐을 뿐 포맷자체가 동일해, 은퇴직전 강호동이 1박2일을 하차했던 이유에서 달라진 것이 없어, 복귀할 명분도 딱히 없는 상황이다.

 

KBS예능국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강호동에게 신규프로그램을 제안한 상태라고 알려졌다. 물론 예능국장의 입을 빌려 표면적으론 강호동의 의지만 있다면 1박2일로 복귀해도 좋다는 입장도 표명했으나, 그것은 현재의 시즌2가 아닌, 언젠가 또 한번의 개편이 이뤄질 수 있는 1박2일 시즌3를 염두하고 강호동에게 미리 러브콜을 보낸 것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주상욱-김준호를 새로 투입한 남자의자격이 폐지될 가능성이 없는 가운데, 이번 가을개편과 맞물려 강호동이 프라임타임인 일요일 저녁예능에 투입될 수 있는 카드는 두 가지로 좁혀진다. MBC일밤과 SBS일요일은좋다. 그리고 MBC에서 무릎팍도사를 시작할 경우, 형평성을 고려해 SBS일요일은좋다로 컴백할 확률이 높다. 게다가 시즌제인 김병만의 정글의법칙 공백이 강호동의 신규프로그램 투입에 가능성을 부추긴다.

 

그렇다면 해피선데이 1박2일 시즌2는 강호동의 신규프로그램과 유재석의 런닝맨을 상대하는 이중고를 겪어야 한다. 아무리 강호동이 일요일은좋다 1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해도,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강호동’이란 브랜드가 부르는 채널선점효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무엇보다 1박2일 시즌1에서 보여줬던 강호동의 존재감은, 현재까지도 리더쉽과 캐릭터의 부재라는 이중고를 벗지 못한 1박2일 시즌2의 허점을 부각시키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런데 강호동의 방송복귀 선언과 맞물려, ‘1박2일’이 그동안 부동의 시청률 1위를 달리던 ‘런닝맨’을 앞섰다는 매우 흥미로운 조사결과가 나왔다. AGB닐슨 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19일 방송된 1박2일 시즌2의 코너 시청률은 18.7%로, 18.6%를 기록한 런닝맨을 0.1%포인트 앞선 것이다. 비록 0.1%차이에 불과하지만 주목해야 할 것은, 이번 주 1박2일의 시청률은 특정 게스트에 의존한 것도 아니었고, 최근 시청률도 줄곧 상승세였다는 사실이다.

 

즉 리얼예능에서 리더쉽의 부재, 캐릭터의 부재라는 비판을 견딜 만큼, 1박2일 시즌2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얘기. 동시에 강호동의 강력한 리더쉽속에 은초딩 은지원, 허당 이승기 등 캐릭터 구축이 탁월했던 시즌1과 비교해, 유연하고 에너지 넘치는 MC강호동도 없고 악역 등을 수행할 강렬한 캐릭터는 없으나, 웃음이 먼저라는 강박감을 버리고 편안한 분위기속에서 멤버간에 소소한 재미를 엮는 시즌2의 방식이 ‘여행’이 주는 강력한 재료를 바탕으로 시청자에게 소리없이 어필한 방증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도 1박2일 시즌2가 안심하긴 이르다. 강호동이란 커다란 변수가 아직은 작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호동이 1박2일이 아닌 프로그램으로, 1박2일을 상대한다면 어떤 결과를 낳을지 매우 흥미롭다. 강호동이 어떤 컨셉의 프로그램으로 나타나느냐에 따라 1박2일이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고, 반대로 1박2일이 가진 포맷의 아성과 김승우를 중심으로 새로 뭉친 멤버들의 끈끈함이 강호동의 복귀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강호동이 일요일저녁예능에 복귀하지 않는다면, 1박2일과의 빅매치는 성사되지 않는다. 그러나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에이스놀이를 하는 기성용이 프리미어리그로 가서 주전경쟁을 펼치려는 데엔 이유가 있다. 능력을 받쳐 줄 자신감이 있다면 최고의 무대에서 당당하게 경쟁하고 싶은 심리. 승부사 강호동이라면 예능 최고 격전지 일요일 저녁에 자신의 가치와 존재감을 재확인시키고 싶지 않겠나. 상대가 자신이 키우고 발전시킨 국민예능-명불허전 1박2일이라면, 국민MC-명불허전 강호동입장에서도 이기면 좋고 최선을 다한다면 경쟁에서 밀려도 후회없는 또 다른 명승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