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및 드라마

각시탈 진세연, 리얼하게 맞는 것도 능력?

바람을가르다 2012. 8. 10. 14:52

 

 

 

9일 방송된 수목드라마 ‘각시탈’ 20회에서는, 각시탈 이강토(주원)를 본격적인 위기에 빠뜨렸다. 기무라슌지(박기웅)는 고이소(윤진호)로부터 강토의 어머니를 살해한 자가 각시탈에게 목숨을 잃은 형 켄지(박주형)라는 사실을 듣고, 어쩌면 어머니의 복수를 위해 강토가 켄지를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때문에 슌지는 강토가 각시탈이란 전제를 아래 능구렁이같은 접근을 시도했다.

 

이에 앞서 채홍주(한채아)가 이강토(주원)가 각시탈이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충격에 빠졌다. 슌지에게 강토가 각시탈로 의심된다는 얘길 들었던 홍주는, 강토를 금화정으로 불러 술에 약을 탄다. 강토는 술을 마시고 정신을 잃은 채 쓰러졌고, 홍주는 가츠야마준(안형준)에게 부상당한 각시탈의 오른쪽 팔부위가 강토와 일치하자 경악했다.

 

홍주는 과거 자신이 기생일 때 목숨을 구해준 강토가 각시탈이란 사실에 혼란스러웠다. 죽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그러나 생명의 은인인 동시에, 짝사랑하게 돼버린 강토를 홍주는 차마 죽이지 못한다. 그 사실이 키쇼카이에 알려지는 순간, 홍주가 죽임을 당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 놈에 사랑이 뭔지. 그렇다고 강토가 목단(진세연)을 쉽게 버리고 자신에게 올 남자도 아니란 걸 알면서도, 홍주는 최악의 카드를 받아들고 갈등하고 있었다.

 

 


새로운 종로경찰서장 악질 무라야마(김명수)도 버거운 상황에, 탐정 슌지의 수사망은 점점 강토를 궁지로 내몰고, 자신이 각시탈이란 정체를 홍주에게 들킨 것도 모른 체, 그녀에게 키쇼카이에 넣어달라고 부탁하는 강토의 헛발질은 안쓰러울 정도. 홍주가 심경에 변화를 일으켜 강토도 모를 만큼 그를 비밀리에 돕지 않는 한, 강토의 앞길은 가시밭길이 될 수밖에 없다.

 

한편 이들의 극적인 행보와는 별도로 각시탈 20회에서는 위안부문제가 다뤄져 화제가 됐다. 그 중심에 슌지 유모의 손녀딸 심순이(가원)의 사연이 많은 시청자의 가슴을 울렸다. 일본정부가 조선인 위안부를 징집하기 위해, 간호부를 모집한다는 속임수를 썼고, 가난으로 고통받던 조선처자들은 그들의 거짓말을 믿고 말았다. 순진했던 심순이도 그 피해자중 한명이었다.

 

 

 

그러나 일본정부의 악행을 몸소 겪은 오목단(진세연)은 달랐다. 뭔가 다른 속셈이 있을 거라 의심했고 강토에게 연락해 내막을 알려달라고 부탁한다. 때문에 강토는 간호부가 아닌 위안부를 모집하는 것임을 알고 목단에게 일러줬고, 목단은 간호부에 지원한 서커스단원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이미 모집명단에 서명을 한 서커스단원들을 일본군은 강제로 잡아갔고, 그 과정에서 거짓 계약은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강하게 거부의사를 밝힌 목단과 조단장(손병호)을 향한 일본순사들의 무자비한 폭행이 가해졌다. 제국경찰의 본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장면이기도 했다. 특히 힘없는 여자 목단을 쥐고 패는 폭행의 수위가 욕나올 정도로 거칠고 난폭했다.

 

 

 

그만큼 일본순사가 목단에 가한 폭행은 리얼했다. 그 리얼함을 살린 건 때리는 일본순사보다 맞는 목단이 때문이었다. 폭행과 같은 액션장면을 찍을 땐, 때리는 쪽보단 맞는 쪽의 연기가 중요한데, 진세연은 맞는 연기를 기가 막히게 소화했다. 잘못하다가 맞는 것이 두려워, 반응속도가 머리보다 빠른 몸이 먼저 피하거나 경직될 수 있었지만, 진세연은 마치 일본순사에게 온몸을 맡긴 듯, 이리저리로 휘둘리며 자연스럽게 맞아주고 아파하고 휘청거렸다. 남자배우도 쉽지 않은 맞는 연기를 진세연이 훌륭하게 소화한 것이다.

 

각시탈 20회에서 간호부를 모집한다는 일본정부의 속임수에 넘어가 위안부로 강제징집을 당하던 심순이가 거짓‘말’에 무자비한 폭력의 시작을 이제 막 맛보았다면, 이 사실을 알고 분노하며 강제징집을 막는 목단을 향한 일본순사들의 주먹과 발길질은 ‘행동’으로 보여준 폭력으로, 브라운관을 지켜 본 시청자에게 분노종합세트를 안겼던 셈이다. 그리고 그 분노를 각시탈 이강토가 나타나 일본군을 때려잡으면서 조금이나마 해소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