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미녀스타들 왜 필요할까?
스포츠, 특히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굵직한 전 세계인의 축제에서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코드중에 하나가 바로 ‘미녀’, ‘여신’이다. 지난 남아공 월드컵과 유로 2012에서도 자국을 응원하던 출중한 미녀들이 전세계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고, 이번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각국의 미녀선수들이 하루가 멀게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얼마 전 중국 환구시보에서는 ‘2012 런던올림픽 8대 미녀’를 선정했고, 그중엔 대한민국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가 포함되어 화제를 낳았다. 손연재 외에도, 미국의 장대높이뛰기 선수 엘리슨 스토키, 호주의 장대높이뛰기 선수 멜라니 에덤스, 이탈리아 배구선수 프란체스코 피치니니, 파라과이의 창던지기 선수 레린 프랑코, 영국의 사이클 선수 빅토리아 펜들턴, 러시아의 체조 선수 알리야 무스타피나 일본의 비치발리볼 선수 아사오 미와가 선정됐다.
그밖에도 크로아티아의 미녀 농구선수 안토니아 미수라, 러시아 체조선수 예브게니아 카나예바, 호주 수영선수인 스테파니 라이스, 미국 축구선수 알렉스 모건 등이 대표적인 2012 런던올림픽 미녀선수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과 펼친 조별리그에서 3-2로 승리한 터키팀에 세터를 맡고 있는 나즈 아이데미르가 네티즌들사이에 화제를 낳았다.
그렇다면 미녀스타들이 매스컴과 네티즌을 중심으로 주목받는 이유가 뭘까. 일반인의 입장에선 아름다움을 쫓는 것이고, 사업적인 측면에선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계권료만 수천억이 오가는 올림픽과 월드컵과 같은 세계인의 축제는 근본적으로 상업성을 띠고 있다. 그래서 주최국을 비롯해, IOC와 FIFA뿐 아니라, 선수들을 지원하는 여러 단체에서도 실력도 좋지만 스타성을 갖춘 선수들을 발굴하려 애쓰는 것이다.
광고에서 3B공식 ‘미인(Beauty), 아기(Baby), 동물(Beast)’이 성공하듯이, 스포츠마케팅에서도 미인(Beauty)효과의 파괴력을 무시할 수 없고,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즉 미녀스타 한명이 가져오는 경제적 효과는 상당하다. 경기력까지 훌륭해 메달까지 따낸다면 엄청난 구매력을 가지게 된다.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김연아선수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번 대한민국 대표팀에서도 리듬체조 손연재뿐 아니라, 펜싱 김지연, 신아람, 양궁의 기보배 등이 미녀스타로 국내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깜짝 금메달의 주인공 미녀검객 김지연과 1초 오심의 불운에도 단체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낸 신아람은 비인기종목으로 분류되던 펜싱의 저변을 넓히는 데 앞장설 스타성이 다분한 선수들이다.
경기력 못지않게 스타성이 강한 선수들을 각 종목마다 키워내는 것도 필요한 시점이다. 그 수단에 있어 ‘미녀’, ‘얼짱’이란 타이틀을 빌린다고 해도, 일단 국민의 관심과 사랑부터 이끌어내는 게 우선돼야 한다. 특히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갖는 올림픽이 비인기 혹은 저변이 빈약한 종목에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스타마케팅을 삐딱하게 볼 필요가 없다. 메달확신이 아닌 작은 가능성만으로도 집중적으로 투자한 손연재는 좋은 케이스다.
일본 여자배구가 성장한 배경에는, 그녀들을 걸그룹 못지않은 스타로 키운 기획과 마케팅이 한몫했다. 때문에 일본여자배구의 자국내 인기는 국제대회가 아니더라도 관객이 늘 만원일 정도다. 반면 우리나라 여자배구는 여자핸드볼과 다를 바 없다. 그만큼 국내팬들의 외면을 받는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김연경이란 세계적인 선수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이탈리아와 8강은 커녕, 올림픽 진출도 힘들었을지 모른다. 그만큼 평소 관심과 응원이 중요하다는 반증이다.
유럽진출 전 김연경이란 대형스타가 있었음에도 제대로 활용못했던 국내여자배구. 양효진-황연주 등 미녀선수들을 보유하고도, 나즈 아이데미르라는 터키의 배구여신을 더 띄우기 바쁜 국내 언론과 네티즌의 모습이 씁쓸한 이유다. 올림픽에서 마저 자국선수보다 타국선수에게 관심을 더 보인다면,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제자리걸음일 뿐이다. 또 다시 4년을 무관심속에 오직 선수들을 경기력이 나아지길 기대하는 꼴이다.
얼마 전 힐링캠프가 런던캠프라는 타이틀로 런던에 선수들을 찾았다. 이에 대해 비판하는 시각도 많지만 필요했다고 본다. 그 중 복싱 한순철선수는 국민의 무관심속에도 당당히 준결승에 진출하지 않았던가. 한순철선수가 바랬던 건, 정부의 지원과 국민의 관심이었다. 그러한 사실을 런던캠프를 통해 알려진 건 해당 프로그램을 비판하기 전에 더 큰 의미가 있다.
런던올림픽이 끝나면 선수들이 방송사마다 불려나갈 것이다. 반짝 관심이 아니라, 올림픽과 관련없이, 선수들의 성적과 관계없이 여러 종목에 많은 선수들이 틈틈이 방송에 출연하고, 김연아-박태환선수처럼 CF광고 출연기회도 많이 얻어, 제품뿐 아니라 관련 종목도 홍보하는데 앞장서고 올림픽기간이 아니더라도 국민에게 친근감을 4년 내내 꾸준히 줄 수 있길 기대한다.
최선을 다한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생순 여자핸드볼에서 알 수 있듯이 ‘최선’이 가져온 유통기한은 너무 짧았다. 스타는 어느순간 반짝하고 나타나기도 하지만, 노력과 투자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동안 우리는 스타를 기다려만 왔다. 이제는 우리가 스타를 배출할 수도 있어야 한다. 그 시작은 관심이다. 지속적인 관심을 위해서라도, 선수들의 경기력뿐 아니라 스타성을 키우는 시스템도 필요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