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양승은 아나운서 패션, 비난받는 진짜 이유?

바람을가르다 2012. 7. 31. 11:58

 

 

 

양승은 아나운서의 의상이 연일 이슈를 낳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2012 런던올림픽 소식을 전하는 양승은 아나운서는, 지난 28일 방송에서 검정색 원피스에 망이 달린 베레모를 쓰고 등장했고, 많은 네티즌들로부터 올림픽이란 전 세계인들의 축제에 ‘장례식’에 어울리는 의상을 입고 나왔다면서 개념없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양승은 아나운서는 이를 의식한 듯, 30일 방송에서 흰색 원피스에 원통 모양의 모자를 쓰고 진행했다. 그러자 이번엔 '피크닉’ 의상이란 네티즌의 빈축을 샀다. 뿐만 아니라, 그녀가 쓴 모자는 ‘케잌같다’, ‘머리에 딤섬 찜통을 얹은 것 같다’는 식의 굴욕에 가까운 반응도 쏟아졌다.

 

이렇듯 매번 양승은 아나운서의 독특하고 난해한 패션스타일이 네티즌들에게 비난과 비웃음을 사고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코디가 양승은의 안티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더 큰 문제는 올림픽방송과 양승은의 패션스타일이 매치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기엔 보기 거슬리는 모자를 계속해서 쓰고 출연하는 양승은과 MBC 보도국의 고집이 거들고 있다.

 

 

 

모자만 안 쓰더라도, 양승은 아나운서의 의상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아무리 아나운서의 원피스 칼라가 블랙이라고 해서, 장례식 분위기를 자아내고 축제인 올림픽에 초를 쳤다는 식의 비난이 터지진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양승은의 모자가 거슬리다보니, 시청자로선 그녀의 블랙드레스까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모자가 전체 코디를 장례식 분위기로 몰아가는 일등공신이었다.

 

딤섬모자도 마찬가지다. 화이트색상의 드레스만 입었어도 양승은의 매력을 소리없이 시청자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 그런데 딤섬찜통같은 모자가 양승은 아나운서를 우스꽝스럽게 만들었다. 동시에 런던올림픽 소식을 전하는 건 뒷전이고, 치장에 더 신경을 쓰고 튀고 싶어 안달 난 여자아나운서로 왜곡될 수 있었다. 결국 의상과 모자의 언밸러스는 단순 비웃음으로 끝난 게 아닌, 양승은의 이미지마저 추락시켰다.

 

모자만 쓰지 않았어도 깔끔한 의상 연출이 가능했던 양승은 아나운서가 왜 무리하게 모자를 고집하고 난해한 패션을 추구하게 됐을까. 영국 여성은 스타일의 완성을 모자로 여길 정도로, 정장에 모자를 즐겨 쓴다고 알려졌다. 때문에 런던올림픽의 분위기를 전함에 있어, 양승은은 영국 여성을 컨셉으로 잡았던 것이다. 즉 아테네올림픽에서 김주하 아나운서가 그리스 여신을 흉내 낸 의상 코디를 한 것과 같은 이치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리스라는 나라의 인상, 문화,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김주하 아나운서의 그리스여신 코스프레는 시청자의 환영을 받았던 반면, 영국이란 나라의 문화를 대변한 양승은 아나운서의 모자 코스프레는 비판이 많을까. 그것은 단순히 김주하아나운서와 양승은아나운서 간에 대중적 호감도 차이로만 설명할 수 없다. 그보다 더 중요한 뉴스 그리고 올림픽이 주는 분위기와 무게감에 있다.

 

양승은 아나운서가 런던올림픽에서 전하는 주요내용은 영국의 문화가 아니라, 대한민국선수들의 경기내용을 비롯한 활약상이다. 만일 박태환선수의 은메달소식이나 우생순 여자핸드볼선수들이 덴마크를 꺽은 소식 등 한국선수단의 즐거운 승전보만 전할 수 있다면 양승은 아나운서의 의상이나 모자가 지금처럼 논란이 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유도 조진호선수의 판정번복이나 왕기춘선수의 부상투혼, 펜싱 에페 신아람선수의 억울했던 오심논란과 피같은 눈물을 전해야 할 순간도 있다. 예상치 못한 선수들의 부상이나 패배, 말도 안 되는 오심으로 온 국민이 분통터지고 아파해야 하는 소식도 무거운 심정으로 차분하게 전해야 하는 몫이 올림픽방송 아나운서에게 주어진다.

 

 

 

이처럼 마음아프고 안타까운 순간도 전해야 하는 아나운서가 시청자의 눈에 거슬리고 우스꽝스럽게 보일 정도의 모자를 쓰고 있으니 얼마나 한심해 보이겠는가. 양승은 아나운서가 아무리 선수들과 관계자의 심정을 차분하고 진정성있게 대변한다고 해도, 정신사납게 연출한 패션은 그 느낌을 온전하게 전달하기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물론 양승은아나운서의 의상과 모자를 환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뉴스라는 매체,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가진 이미지에서 접근할 때, 소수보단 불특정 다수 시청자를 위한 보편성을 띄는 게 맞다. 소수를 위한다면 그동안 여성아나운서나 기상캐스터의 노출의상이 논란거리가 될 수 없다. 그러나 다수를 고려하기 때문에 노출의상을 자제했던 것 아닌가. 양승은 아나운서나 MBC보도국의 의지와 고집의 문제가 아니다. 불편해 할 수 있는 시청자를 생각한다면, 양승은아나운서가 모자정도는 포기해도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