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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탈 12회, 멘탈붕괴된 인물순위는?

바람을가르다 2012. 7. 6. 09:37

 

 

 

 

 

 

드라마에서 가장 재미있는 건 주요인물간에 뒷통수를 치는 일이다. 특히 주인공이 상대방의 뒷통수를 치거나 혹은 맞았을 때 속된 말로 멘탈붕괴가 일어나고, 시청자는 긴장과 재미라는 엇갈림속에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5일 방송된 수목드라마 ‘각시탈’ 12회에서도, 개연성을 담보로 극중 인물간에 뒷통수를 치는 사건이 발생했고, 여지없이 멘탈붕괴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각시탈 12회에선 누가 가장 멘붕을 심하게 겪었을까?

각시탈 12회, 멘탈붕괴된 인물순위는?

 

 

 

4위 각시탈 이강토(주원)

각시탈 12회는 시작부터 긴박하게 전개됐다. 각시탈로 변신한 이강토가 종로경찰서에서 고문을 받던 독립군이자 담사리(전노민)완 연결된 박동지를 구하려다, 기무라 슌지(박기웅)에게 발각된 것이다. 각시탈 혼자라면 어떻게든 도망칠 방법이 구할 수 있었겠지만, 그의 어깨에 놓인 박동지가 각시탈의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강토가 박동지를 팽개치고 슌지와 맞짱 뜰 타이밍조차 잡을 수 없었다.

 

게다가 슌지는 각시탈 강토를 향해 총을 쏘았다. 그 순간 박동지가 강토를 대신해 총을 맞아 주었다. 강토는 당황했다. 물론 각시탈을 쓰긴 했다. 그러나 여지껏 자신에게 돌을 던지고 욕하는 조선인은 숱하게 봐왔지만, 대신 총까지 맞아주고 죽어간 사람은 박동지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가족이었던 형 이강산(신현준)도 아니고, 이름도 모르는 남자가 자신을 위해 대신 목숨을 내놓은 것이다.

 

강토는 눈물을 흘리며 1대 각시탈 형 강산을 떠올렸다. 각시탈이 조선인에게 상징하는 의미, 엄청난 무게감에서 오는 부담감과 두려움을 떨칠 수 없었다. 자신이 과연 형처럼 의연하게 잘 버티고 목적을 달성해낼 수 있을 지. 강토는 여전히 불안해했지만, 박동지의 희생으로 인해 강토는 또 한번 각성하는 계기를 맞는다.

 

 

 

3위 채홍주(한채아)

오목단(진세연)에게 접근해, 한일합방기념식에서 각시탈과 독립군 담사리일행이 무슨 일을 꾸미는지 알기 위해, 수녀변장을 하고 자매님을 남발하며 친근감을 과시한 키쇼카이 일원 채홍주의 연기. 자칫 민폐로 몰릴 수 있었던 위기의 목단. 이강토의 경고때문일까. 기본이 덜 된 홍주의 수녀 코스프레때문일까. 다행히 목단은 홍주의 행동에 의심을 품었다.

 

즉각 홍주의 검증에 들어간 목단은, 루시아수녀님의 이름을 떡밥으로 던졌고 홍주는 덥썩 물었다. 회심의 미소를 지은 목단은 각시탈과 독립군이 우원장(김규철)을 친다는 거짓 정보를 흘렸다. 홍주는 거짓정보를 믿고, 기무라 타로(천호진)에게 알렸고 타로는 슌지에게 출동을 지시한다. 목단의 기지에, 결국 홍주-타로-슌지 그리고 제국경찰일동이 줄줄이 낚였다. 심지어 예고편만 보고 목단을 민폐 여주인공으로 비판했던 시청자까지 속인 셈이다.

 

 

 

2위 선화(손여은)

채홍주가 목단에게 치욕을 맛보았다면, 선화는 슌지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입었다. 소학교선생을 때려 치고 제국경찰이 되어, 각시탈사냥에 나선 악랄해진 슌지를 향해 사람이 변했다고 서커스단 모두가 비난했지만, 슌지센세밖에 모르는 바보 선화만은 슌지선생님은 절대 그럴 분이 아니라며 쉴드치기 바빴다. 그러나...

 

경성을 떠나려는 목단을 체포하기 위해 슌지가 제국경찰들과 나타났고, 선화는 목단을 놓아달라고 애원했다. ‘슌지선생님이라면 내 말을 들어주실꺼야.’ 그런데 웬 걸? 슌지는 이렇다 할 변명이나 대꾸대신, 선화의 뺨을 후려치고는 목단을 잡으러 뛰어갔다. 순간 멘탈이 완전붕괴된 선화는 눈물을 흘렸고, 뒤늦게 온 이강토가 목단이 어디로 갔냐고 묻자,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강토가 각시탈이 아닌 도망치는 목단에게 위협이 되는 왜놈앞잡이로 알고 있는 선화가, 강토에게 목단이 도망친 위치를 알려주었다는 사실에서, 선화가 얼마나 심각할 정도의 멘붕상태가 왔는지 가늠할 수 있다. 향후 슌지에 대한 선화의 배신감이 어떻게 작용할까. 어쩌면 점하나 붙이고, 드라마 각시탈속 작은 드라마 ‘선화의 유혹’을 시작할지도 모를 일.

 

 

 

1위 기무라 슌지(박기웅)

슌지가 목단을 체포하기 일보직전, 각시탈 이강토가 등장했다. 슌지와 각시탈간에 치열한 액션의 향연이 무를 익을 찰나, 땅에 떨어진 슌지 총을 주운 목단이 두 사람의 결투를 중단시킨다. 이어 목단은 사랑의 총알은 각시탈 강토에게, 진짜 총은 슌지에게 겨누는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한다. 그 순간 목단이에게 슌지는 ‘왜놈’, ‘너따위’ 등에 불과했다.

 

슌지는 당황했다. 멘탈이 산산조각난 유리처럼 완전히 부서졌다. 안 그래도 각시탈에 대한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한 상황인데, 사랑하는 목단이 마저, 각시탈을 위해서라면 나를 죽일 수도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너무 강렬해 허탈감을 억누르지 못했다. 그리고 보란듯이 손을 잡고 달아나는 각시탈 강토와 목단의 뒷모습을 그저 얼굴팔리도록 비참하고 처량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초라함까지.

 

 

 

각시탈 12회에서 멘탈붕괴를 주도한 인물은 오목단이었고, 가장 멘탈붕괴가 심하게 일어난 인물은 기무라 슌지였다. 때문에 붕괴된 멘탈을 집요함과 사악함 그리고 잔인함으로 채워 넣을 슌지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것이 강토와 목단에겐 치명적일테고. 만일 강토가 각시탈이란 사실을 목단이보다 슌지가 먼저 알게 되는 순간, 어떤 후폭풍보다 거셀 전망이다.

 

그래서 각시탈 12회 마지막에 각시탈 이강토와 오목단의 진한 포옹은, 애틋하면서도 위험했다. 눈이 뒤집힌 슌지라면 그보다 더한 상상도 했을 터. 눈앞에서 각시탈과 목단이 가볍고 경쾌한 발걸음으로 달아났으니, 얼마나 독이 바짝 올랐을까. 때문에 목단이와 강토의 포옹은 반대로 두사람의 멘탈이 붕괴될 시점도 멀지 않았음을 예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