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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탈, 키스신보다 농도짙은 허벅지 노출?

바람을가르다 2012. 6. 22. 09:59

 

 

 

 

 

 

 

 

형 이강산(신현준)에 이어 제 2대 각시탈이 된 이강토(주원)의 이중생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1일 방송된 수목드라마 각시탈 8회에선, 이강토는 사토 히로시로 창씨개명을 하고, 종로경찰서 서장 기무라 타로(천호진)에게 조선인의 씨를 말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토는 아버지의 호위무사였고 형 강산을 도왔던 백선(전현)과 공조하며, 각시탈의 첫번째 타겟으로 키쇼카이 일원이자 조일은행 행장 조영근을 공격해 붙잡는 데 성공한다.

 

한편 기무라 슌지(박기웅)가 오목단(진세연)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아버지 기무라 타로에게 들키고 만다. 심지어 형 켄지(박주형)를 각시탈이 아닌 설사 목단이 죽였다고 해도 그녀를 포기할 수 없다는 말을 강토에게 털어놓고, 이를 목격한 타로는 발끈한다. 타로에 지시에 의해 결국 목단이 체포되자, 슌지는 아버지에게 목단도 교사도 포기하고 제국경찰로 충성을 다하겠다면서, 이번 한번만 목단을 풀어달라고 부탁한다.

 

 

 

각시탈 9회에서부터는, 슌지가 강토의 직속 상관으로 각시탈을 잡는데 선봉에 설 것이고, 강토는 슌지는 물론이고 남들 눈에는 일본의 앞잡이 제국경찰로 활동하지만 각시탈을 쓰고는 형이 못다한 키쇼카이 일당을 한명씩 제거해 나갈 예정이다. 때문에 같은 종로경찰서에서 활동하면서, 날카로운 슌지의 눈까지 피해야 하는 각시탈 강토로선 살얼음을 걷게 됐고, 친구에서 적으로 피할 수 없는 두 사람의 운명이 느슨했던 극적 긴장감의 고삐를 다시금 조일 수 있게 됐다.

 

각시탈 8회는 강토와 슌지의 성격변화와 관계의 밀도를 높이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진 않았다. 향후 그려질 애틋하면서도 위험한 로맨스의 밑그림을 구체적으로 그려내기 시작했다. 채홍주(한채아)-이강토(주원)-오목단(진세연)-슌지(박기웅)의 사각멜로가 본격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렸기 때문이다. 8회에서 네 사람이 보여준 적극적인 행동과 의사표시가 이를 뒷받침한다.

 

 

 

각시탈, 키스신보다 농도짙은 허벅지 노출?

 

가장 눈에 띄는 건, 채홍주와 이강토의 키스신이다. 클럽에서 만난 두 사람. 홍주는 강토의 무릎에 살포시 앉은 뒤, 자신을 기억 못하냐고 묻는다. 과거 곤란에 빠졌던 홍주를 구하기 위해 강토가 뛰어든 적이 있기 때문이다. 알듯 모를 듯, 강토의 눈빛은 물음표. 이에 순간 홍주는 강토에게 기습키스를 작렬하고, 앞으로는 기억해 줄 것을 당부하며 뇌쇄적인 눈빛을 보내며 강토에게 강한 느낌표를 남겼다.

 

두 사람의 키스자체는 강렬하지 않았지만, 모르는 사람처럼 지내던 둘을 앞으로 밀접하게 엮어서 이야기를 전개하기엔,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것보단 키스만큼 간단명료한 방법도 드물다. 다만 이강토와 채홍주가 키스를 했으니, 반대편에서도 뭔가 나와야 한다는 제작진의 강박이, 슌지와 목단의 뜬금없는(?) 백허그를 불렀다.

 

 

 

각시탈의 안위가 궁금하던 목단은 슌지를 찾아가지만, 형 켄지의 죽음으로 변해가는 그를 보면서 차마 묻지 못한다. 이에 그냥 돌아가려는 목단을 뒤에서 덮치듯 백허그를 작렬한 슌지. 그동안 슌지는 목단을 짝사랑하면서도 제대로 된 고백 한번 못했다. 슌지가 순진했던 면도 있었고, 목단이 단검주인 도련님(이강토)을 애타게 기다린다는 걸 알기 때문도 있었다.

 

그런 슌지가 백허그로 목단에게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한 셈이다. 목단은 당황했다. 그런데 슌지의 백허그를 뜬금없게 만드는 대사가 튀어나온다. 각시탈은 살아있을 것이라는 슌지의 말이다. 백허그를 하고 목단에게 솔직한 본인의 사랑을 고백한 게 아니라, 자신이 각시탈을 낭떠러지로 떨어뜨렸지만, 아마도 각시탈은 살아있을 거란 말을 한다. 백허그와 각시탈의 생사를 매치시키는 다소 황당함. 목단에게 각시탈을 잊으라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렇다면 굳이 백허그가 필요했을까.

 

 

 

슌지와 목단의 백허그는, 강토와 홍주의 키스를 염두하고 나온 인상이 강했다. 러브라인 구도상 일종에 보상차원이랄까. 더 당황스러웠던 건, 목단의 혈서였다. 슌지에게 백허그를 당한 뒤, 목단은 각시탈과 헤어진 장소를 찾아간다. 각시탈이 첫사랑 도련님이라고 확신하는 그녀는, 손에 피를 내고 하얀 속치마를 찢어 ‘분이’라고 적어 나뭇가지에 걸어놓는다.

 

이 장면은 슌지에게 백허그를 당했지만, ‘나 오목단은 오직 도련님밖에 없어요. 제가 분이란 사실을 안다면 꼭 찾아주세요.’라고 얘기하는 듯 했다. 마치 슌지와의 백허그를 씻어내듯이, 피로써 목단의 일편단심을 표현한 셈이고, 어디선가 지켜봤을지도 모를 각시탈에게 안심하라고 싸인을 보내는 인상을 주었다. 혈서는 여주인공 목단의 순결과 순정을 강조하는 듯 했다.

 

 

 

하지만 백허그뒤에 혈서가 바로 나와야 했을까. 슌지-목단의 애정을 급하게 불끄듯 혈서를 썼던 것도 생각해 볼 대목이지만, 굳이 속치마를 찢는 것도 그렇다. 덕분에 목단의 허벅지가 훤히 드러났다. 걸그룹 아이돌의 노출을 능가하는, 목단 진세연의 허벅지 노출. 주원과 한채아의 키스신보다, 진세연의 허벅지 노출이 농도가 훨씬 짙게 느껴졌다.

 

그래서 8회 마지막 종로경찰서앞에서 강토와 목단의 재회가 상대적으로 더욱 빛난다. 목단은 강토가 첫사랑 도련님이란 사실을 모르고, 여전히 일본의 개취급을 하며, 각시탈대신 니가 죽어야 했다고 막말을 쏟아낸다. 그러나 목단이 분이라는 사실을 아는 강토는, 다시 경찰서에 나타나면 내손에 죽는다고 말한다. 목단에게 다시는 제국경찰에 붙잡히지 말라며 안위를 걱정하는 강토의 속내를 담고 있다. 강토와 목단의 엇갈리는 사랑을 짧은 장면안에 표현했다. 이에 비해 백허그와 혈서를 위한 허벅지 노출은, 필요했을지는 모르겠으나 아쉬움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