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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2, 비판을 위한 신타령?

바람을가르다 2012. 5. 9. 08:12

 

 

 

우리들의 일밤 ‘나는가수다2’가 첫 번째 생방송 경연을 마쳤다. 이를 놓고, 나가수2는 ‘성공’ 또는 ‘실패’로 엇갈리며, 언론과 네티즌사이에선 의견이 분분하다. 지나치게 성급한 접근을 하고 있다. 이제 겨우 첫 번째로 치러진 생방송 진행과 결과를 놓고, 성패를 예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 쉽게 납득할 수도 없을뿐더러, 지나치게 부정적인 판단이라 사료된다. 피드백을 통한, 개선의 여지가 충분한 첫 생방송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 거슬리는 부분은 나가수2의 가수들에 대한 평가부분이다. 나가수2 A조 경연의 생방송에서 발생한 가수들의 음이탈 등을 거론하며, 가수들의 밑천이 드러났다는 비아냥도 서슴지 않는다. 동시에 나가수 시즌1과 비교하면서, 더 이상 ‘신’들의 축제도 경연도 아닌, 아마추어 오디션과 다를 바 없는 ‘인간’의 경쟁으로 전락했다고 평가절하 중이다. 이러한 주장이 상당히 거슬리고 불편한 게, ‘나는 가수다’를 ‘신들의 경연’으로 접근하고 비판하기 때문이다.

 

 

 

나가수2, 비판을 위한 신타령?

 

일밤 나가수2의 슬로건 ‘신들의 축제’다. ‘신들의 축제’란 말은 일종에 마케팅, 홍보문구에 불과하다. 기본적으로 마케팅이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가식을 파는 행위다. 즉, 나가수2의 슬로건인 ‘신들의 축제’는 시청자를 사로잡기 위한 홍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더군다나 ‘신들의 경연’이란 나가수의 수식어는 언론과 네티즌이 만들어낸 것 아니던가. 나가수2 제작진이 이를 차용해 마케팅 좀 했다고, 그걸 미끼삼아 무자비하게 물어뜯을 일인가.

 

나가수 시즌1의 멤버들을 빗대어, 시즌2 멤버들을 비판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일단 조건이 달랐다. 시즌1은 녹화방송이었고, 덕분에 음향에 있어 믹싱작업 등 보정을 거칠 수 있었다. 그러나 시즌2의 멤버들은 생방송에 노출되기 때문에, 어떠한 보정도 거칠 수 없다. 말그대로 생라이브가 시청자에게 전달된다. 만일 시즌1의 멤버들이 시즌2의 멤버들과 같은 조건이라면, 과연 그들은 실수가 없었을까. 완벽하게 그려졌을까. 당시 시청자에게 주었던 감동의 크기를 고스란히 재현할 수 있을까.

 

 

 

실수없는 완벽한 음악을 들으려면, 해당 가수의 음반을 사서 들으면 충분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콘서트장을 찾는다. 라이브무대에선 가수의 목도 금방 가고 음이탈 등 실수도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대중이 느끼는 감동은 가수의 목소리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후자가 더 크게 나타난다. 왜? 좋아하는 가수를 좀 더 가까이서 친밀감을 느끼며, 현장에서 실시간 함께 호흡하고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나가수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녹화방송의 장점이 있고, 생방송의 장점이 있다. 녹화방송으로 실수없이 매끈하게 포장된 사운드를 기대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노래를 부르는 과정에서 완벽하게 통제되거나 정제되진 않아도, 생방송이란 이유로 좀 더 친근한 느낌을 받고 몰입할 수 있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임재범처럼 인생스토리를 따로 떼어내 비장함을 앞세워야 가수로서의 고뇌가 느껴지고 인간미가 드러나는 건 아니다. 직업 가수가 자주 섰던 생방송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긴장하고 걱정하는 모습속에도 읽을 수 있다.

 

 

 

오히려 가수들이 생방송을 택함으로써, 시청자가 대접받는다고 생각한다. 나가수 시즌1처럼 가수들이 신대접을 받고 음원을 더 잘 팔기 위해선 녹화방송이 나을 수 있다. 그러나 음원이란 상업적 이득을 일부 포기하고, 때론 완벽한 무대를 보여줄 수 없더라도, 시청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높이고 시청자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생방송을 택한, 나가수2의 제작진과 가수들의 마음은 읽지 못하고, 날선 비판부터 쏟아내는 게 과연 옳은 것일까.

 

왜 나가수의 가수들이 완벽하길 원하는가. 왜 신이 되라고 강요하는가. 그저 마케팅에 불과한 ‘신들의 축제’라는 수사에 집착을 해가며, 포장이 좀 덜 됐다고 내용물까지 싸구려인양 깍아내기 바쁜 지 안타깝다. 콘서트장에서 라이브 무대를 보고, 왜 박자를 안 지키고 음이탈을 내냐면서 해당 가수에게 환불을 요구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싶을 정도다.

 

 

 

그들이 말하는 신들을 배출하고 싶다면, 나가수2를 녹화방송이었던 나가수 시즌1의 방식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 가수의 무대를 어떻게든 포장하고, 가수에게 느낄 대중의 눈높이를 한껏 올려놔야 한다. 덕분에 실시간 시청자 문자투표는 사라지고, 또 다시 현장평가단의 스포일러 등이 난무하며, 또 다시 각종 루머와 조작논란으로 피곤과 짜증이 양산될 것이다. 생방송이든 녹화방송이든 일장일단이 있다면, 굳이 새롭게 포맷을 전환하고 시청자의 참여를 높인 나가수2를, 시청자의 외면속에 결국 몰락했던 나가수 시즌1의 굴레속에 도로 가둘 필요가 있을까.

 

신들의 경연이란 ‘환상’에서 벗어나, 재미를 목적으로 필요악이 돼버린 경쟁이란 상처가 동반되는 룰을 묵묵히 떠안고도,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서려는 기성가수의 ‘현실’을 바라볼 시점이다. 나가수2가 시작할 때, 김건모가, 박미경, 이수영 등이 했던 말을 벌써 잊었나. 쏟아지는 아이돌과 오디션천국이 돼버린 대한민국 가요계에서, 기성가수들의 설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음을 알면서도 많은 이들이 외면하고만 있질 않은가. 그들도 대중의 사랑을 받고 싶은 나약한 인간일 뿐이다. 그들에게 신이 돼라고? 나가수2란 생방송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는 가수의 모습을 이제는 즐길 때도 되지 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