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2 박미경VS이수영, 가장 긴장했던 가수는?
6일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2’의 첫 생방송 경연이 펼쳐졌다. 나가수 시즌1과 달리, 나가수2의 순위 선정은 현장평가단 500명 투표 40%, 재택투표단 투표 60%의 비중으로 합산됐고, ‘죽음의 조’라 일컫던 A조에서 ‘5월의 가수전’에 오른 3인은 이수영-이은미-JK김동욱 결정됐다. 또한 이선희의 ‘인연’을 본인의 창법으로 맛스럽게 살린 이수영이, 이날 경연에서 가장 감동을 준 가수(A조 1위)로 선정됐다. 반면 하위권인 박미경-백두산-이영현은 패자부활전 격인 고별전으로 밀려나, 피터지는(?) 생존경쟁을 앞두게 됐다.
A조의 경연결과는 납득할 만했다. 굳이 이유를 들자면, 이수영도 그렇지만 강산에의 ‘명태’가 JK김동욱의 노래로 착각될 만큼 JK김동욱의 곡에 대한 자체소화력이 뛰어났다. 또한 박효신의 ‘좋은 사람’을 부른 이은미도 본인의 색깔을 뚜렷하게 드러났던 점이 현장평가단과 시청자에게 충분히 어필됐다. 반면 박미경-백두산-이영현의 경우,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무난했다’는 이미지를 주어 접근방법의 실패로 보였다. 좀 더 개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선곡과 편곡이 이뤄졌다면, 보다 강한 인상을 남기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이 남을 법했다.
나가수2 박미경VS이수영, 가장 긴장했던 가수는?
나가수2에선 이뤄진 첫 생방송 경연이었다. 생방송치곤 전반적으로 간결하고 깔끔한 전개속에 경연의 집중력과 출연가수들의 긴장감에 포커스를 맞춘 김영희PD와 제작진의 보이지 않는 진행과 편집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경연방식이나 결과와는 별도로, 나가수 시즌1과 확연히 구별되는 장면들이 많이 눈에 띄었고 재미를 배가시켰다. 특히 생방송에서 고스란히 드러난 출연진의 극과 극 반응은, 음악과 예능의 균형을 맞추는 데 절묘한 신의 한수가 되었다.
1. 완벽했던 무대MC 이은미 VS 분발이 필요한 현장MC 박명수
나는가수다2가 생방송이기에 달라진 첫번째는, 자막이 대폭 줄었다는 사실이다. 자막을 삽입할 겨를이 없다. 덕분에 요란함이 사라지고, 긴장감은 오히려 배가되는 효과를 낳았다. 그러나 지나친 긴장감이 예능에선 때론 부메랑이 된다. 때문에 우려한 제작진은 노홍철을 현장MC로 발탁해, 화면의 긴장을 풀고 예능의 활기를 불어넣으려 했다. 동시에 자막의 부재를 노홍철로 커버한 셈이랄까.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러나 연신 버벅대며 실수를 연발한 현장 MC박은지는 실망스러웠다.
그리고 이 날 가장 칭창받아야 할 사람은 무대진행을 맡았던 MC 이은미였다. 완벽에 가까웠다. MC가 처음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능수능란하게 무대를 조율하는 이은미의 안정된 진행과 재치넘치는 말주변은 감탄을 자아낸다. 반면 현장의 메인인 박명수는 무난하면서도 자신의 캐릭터를 잘 살려 이은미와 적절한 대비를 이루었다. 음악 이은미, 예능 박명수로 나가수2의 역할분담이 잘 이뤄졌다. 다만 박명수가 상황에 따라 가벼움을 죽일 필요가 있었다. 특히 강약조절이 필요한 경연결과 발표와 인터뷰시점에서 단독MC로는 아직 서툰 면이 드러나 아쉬운 대목이었다.
2. ‘나 떨고 있니?’ 박미경VS이수영, 가장 긴장했던 가수는?
나가수2의 슬로건은 ‘신들의 축제’다. 그러나 생방송으로 이뤄진 경연에서, 축제의 느낌보단 생방송 경연이 주는 압박과 긴장의 연속이란 말이 더 어울렸다. 대기실에서 본인의 경연순서를 기다리는 나가수의 베테랑가수들은 하나같이 긴장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백두산의 유현상도 어쩔 줄 몰라 했을 정도니까. 녹화방송 나가수 시즌1에선 볼 수 없었던, 라이브로 전해오는 가수들의 떨림은 신선하기도 했고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했다.
특히 박미경과 이수영은 떨림의 강도가 남달랐다. 박미경은 백두산의 무대를 보고, 백두산을 ‘역시 백수단 선배님 무대를 완전히 바꿔 놓으셨다.’면서 즉흥적인 멘트라기보단 마치 국어책을 읽는 표현력으로, 경연을 앞두고 얼마나 그녀가 긴장하고 있는지 화면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됐다. 긴장을 떨치고 대범하려 애쓰던 베테랑 가수 박미경의 모습이, 시종일관 시청자로 하여금 웃음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유발하는 아이러니를 낳았다.
박미경과 더불어 가장 긴장했던 가수로 이수영을 꼽을 수 있다. 노홍철과 인터뷰에서 극심한 긴장을 감추지 못한 그녀는, 그와중에도 노홍철의 주문에 예능을 위한 리액션도 보였고, 손가락 여섯을 펼치며 깨알같이 자기 홍보도 하며 순위에 대한 강한 집착(?)도 드러냈다. 그리고 경연결과 상위권 3인에 뽑히자 이수영은 ‘꺄악’소리와 함께 두팔을 들고 환호했다. 최종 1위로 알려지자 눈물까지 흘린 그녀. 이수영에겐 3년만에 방송컴백이라 기쁨이 더했는지는 모르지만, 연말가요대상보다 나가수 1위라는 타이틀이 가수에겐 더 큰 영광이었나 싶을 정도로, 타들어가던 긴장을 해소하고 기쁨을 누리던 반응을 이수영의 리액션에서 읽을 수 있었다.
나가수2의 새로운 룰과 흡사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뽑는 듯한 경연발표의 순간은, 이색적이면서도 흥미로웠고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또한 베테랑 가수에게도 ‘생방송’, ‘경연(순위)’과 ‘평가’라는 3가지 키워드는, 결코 녹록치 않은 환경이고 크나 큰 부담임을 재차 확인시켜주었다. 동시에 특별한 예능의 장치없이 생방송경연이란 설정만으로도, 비예능인인 가수를 통해 긴장과 재미를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생방송 나가수2는 확실히 정제되지 않은 맛이 있다. 녹화방송이었던 나가수 시즌1처럼 보정이나 포장을 거치지 않아, 가수에게는 충분히 부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긴장과 부담을 떨치려는 몸부림과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속에서, 인간적인 향이 나는 나가수2가 오히려 더 빛이 난다. 그들은 신이 아니지만, 이미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가수들이기 때문이다. 신이라는 수사보단 친근한 인간미가 가감없이 드러난 나가수2 가수들을 더 응원하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