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담빠담 정우성-한지민, 올해의 키스신인 이유!
2011년 올 한해도 많은 드라마가 방송됐고, 그 안엔 남녀주인공간에 키스신도 많았다. 최근엔 ‘브레인’의 신하균과 최정원의 풍선키스가 화제가 됐다. 이렇듯 키스신은 주인공의 러브라인을 발전시키는 촉매가 되기도 하지만, 인상적인 키스신은 시청자사이에 화제를 부르고 드라마를 홍보하는데 톡톡한 효과를 낳기도 한다.
27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8회에서도 주인공 정우성과 한지민의 키스신이 있었다. ‘폐가키스’라는 나름의 별칭이 붙기도 했지만, 홍보는 물건너갔고 사실상 묻히고 말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빠담빠담을 보는 시청자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자체시청률이 2%를 넘겼다고 JTBC는 자랑스럽게 홍보할지는 모르나, 드라마 시청률 2%는 사실상 사형선고에 가깝다.
지상파에서 완전 망했다고 평가받는 드라마도 최소 5%는 나오는 현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특히나 종편은 여타 케이블채널과 달리, 지상파 3사와 다를 바 없는 다양한 컨텐츠를 제작하고 편성할 권리를 부여받지 않았던가. 총20부작인 월화드라마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이 8회가 방송된 상황에서 2%가 자체 최고시청률이라면 제대로 망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것도 스타작가 노희경에 정우성-한지민을 앞세우고도 말이다.
그런데 빠담빠담 8회를 보면, 2%라는 시청률 수치는 머릿속에서 지워진다. 어떤 면에선 안타깝고 아쉽다. 만일 JTBC와 같은 종편채널이 아닌, 지상파에서 방송됐다면 2%가 아닌 20%도 가능한 드라마로 보였기 때문이다. 내용은 신선하고 배우들의 연기는 탁월하며 영화를 뛰어넘는 영상미를 보여준다. 한마디로 굉장히 재밌다.
빠담빠담 정우성-한지민, 올해의 키스신인 이유!
빠담빠담과 같이 20부작에 가까운 미니시리즈의 중간부터 보기 시작한다는 건, 시청자입장에선 상당히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처럼 우후죽순 채널이 늘어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시작부터 시청자 시선을 끌어당길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리모컨은 드라마를 기다리지 않는다. 빠담빠담 8회가 특히 좋았던 건 시작이 좋았기 때문이다.
7회의 마지막 양강칠(정우성)과 정지나(한지민)의 호수에서 러브신이 그대로 이어진 8회. 호수에서 지나를 안은 강칠이 말한다. 우리면 사귀면 안 되냐고. 지나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강칠은 생각할 시간이 왜 필요하냐고 반문한다. 좋으면 좋은 거. 느끼는 지금 감정에 솔직하면 되는 거 아니냐는 것이다.
사랑을 시작하려는 연인의 모습을 상당히 평이하고 상투적으로 접근한 것 같지만, 강칠과 지나의 캐릭터가 매우 잘 녹아있기 때문에, 장면이 흡입력을 갖는다. 호수에서 나눈 강칠과 지나의 대화만으로 그들의 캐릭터나 살아온 배경들이 빠담빠담을 처음 보는 시청자에게도 대충 짐작가게 만든다. 무식하지만 순박하고 직설적인 강칠. 진지하고 똑똑하면서도 순수하고 사랑이 아직은 서툰 지나. 특히 정지나는 한지민이 과거에 맡았던 캐릭터들과 엇비슷한 느낌이 들어 자연스럽고 친근감이 느껴진다.
덕분에 양강칠 역에 정우성이 상대적으로 신선하게 다가오는 면도 없지 않다. 물론 양강칠도 정우성이 출연했던 영화 ‘똥개’에서의 모습이 비치기도 하나, 좀 더 업그레이드된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정우성의 재발견이라해도 좋을 만큼, 양강칠을 소화하는 정우성의 매력이 쉽게 말해 장난이 아니다. 정우성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정말 쏠쏠하다.
8회에서 강칠은 지나의 전애인 영철(이재우)과 정말 똥개처럼 싸우고, 기절한 그를 집에 데려 갔다. 강칠은 영철이 부자라는 사실에 놀란다. 그 집을 돈 벌어서 산 게 아니라 유산받은 거 아니냐며 말하는 강칠을 정우성은 정말 천연덕스럽게 표현한다. 뿐만 아니라, 지나를 두고 영철은 똑똑한 척 말로서 강칠을 제압하려 하지만, 지나씨가 널(영철) 돈 있고 잘 배워서 좋아한 거 같냐며 오히려 자신의 단점을 솔직하고 순수하게 맞받아친 강칠의 완승이었고 정우성 신선한 매력이 극대화됐다.
그리고 올해의 키스신이 등장했다. 양강칠과 정지나는 영화 클래식을 연상시키듯이 눈발같은 소나기를 피했고, 어느 폐가에 찾아 라면을 끓여 먹었다. 강칠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지나는 잠이 들었고, 돌아온 강칠은 지나의 입술로 다가갔다. 그 순간 지나가 잠에서 깼고, 강칠은 지금 키스를 하고 싶은데, 지금도 생각이 필요한지 나중에 해야 하는지를 지나에게 물었다. 정말 순진한 마음가짐으로. 그러자 지나의 입술이 먼저 강칠의 입술에 닿았다. 강칠은 천천히 눈을 감았고 지나도 눈을 감았다.
정말 순수한 남녀가 처음 나누는 키스를 신선하게 구현했다. 서로 눈을 감고 하다 보니, 입술이 제대로 닿지 않았지만 충분히 아름다웠고, 격렬하고 격정적인 키스는 아니었지만 짜릿함을 주는 키스신이었다. 드라마의 때가 덜 묻은, 차별된 키스신이랄까. 무엇보다 양강칠과 정지나의 캐릭터가 잘 녹아있는 키스신이어서 더욱 좋았다. 올해의 키스신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도 시청률에 갇혀 정우성-한지민의 키스신은 묻히고 있다.
드라마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는, 고교 때 살인죄를 뒤집어 쓴 장기 복역수로서 거친 인생을 살아온 양강칠과 똑똑하고 발랄한 수의사 정지나와의 사랑을 담은 멜로드라마다. 그리고 정지나의 삼촌을 양강칠이 살해했다는 누명을 쓴 이야기가 스며 들어 극적이다. 때문에 순수하지만 가슴 아픈 사랑을 예고하며 중반으로 넘어가고 있다. 아쉬운 건 시청률 2%에 갇힐 드라마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아직 빠담빠담을 보지 않은 시청자가, 만일 관심을 갖고 있었다면 8회를 추천하고 싶다. 8회를 보게 된다면, 스토리를 몰라도 이 드라마의 매력을 한눈에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