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자격 송년회밤 최희대첩, 전국구 여신등극 가능할까?
25일 해피선데이 ‘남자의자격’에선 지난 주에 이어 송년회밤 2편이 방송됐다. 청춘합창단멤버들, 귀농일기 고창주민들, 탭댄스 선생님들 등, 올 한해 남격에서 진행했던 미션으로 인연을 맺은 사람들도 모였지만, 개인적인 친분으로 송년회에 참석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덕분에 북적북적하면서도 정이 넘치고 즐거움이 가득한 시간으로 채울 수 있었다.
이날 방송에선 노래자랑과 경품추첨이 주로 다뤄졌는데, 특히 노래자랑에선 부활의 불후의명곡 ‘사랑할수록’을 불렀던 보컬 김재희를, 아주 오랜만에 방송을 통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김재희는 김태원과 인연을 맺게 해준 ‘무정블루스’를 불러, 좌중을 감동시켰고 최우수상으로 금한돈을 받아갔다. 이에 뒤질세라 청춘합창단에서 맹활약한 박완규는 한영애의 ‘누구없소’를 불러 주었고, ‘역시’ 박완규라는 찬사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남자의자격 송년회밤 최희대첩, 전국구 여신등극 가능할까?
부활 김재희와 박완규가 가수의 힘, 음악의 힘을 보여줬다면, 개그맨들은 노래를 통해 웃음을 주었다. 윤형빈과 개그콘서트멤버들, 붐과 신동, 박경림-김국진 등이 그랬고, 마술사 최현우는 마술쇼를, 탭댄스선생님들은 탭댄스를 선보이며 노래자랑 무대를 다채롭게 만들었다. 전현무의 초대에 깜짝 방문한 국민여동생 아이유가 등장했을 때엔, 송년회의 절정을 이루었다.
그러나 아이유는 바쁜 스케줄로 인해, 전현무와 ‘삼촌’ 한곡을 부르고 그 자리를 떠나야 했다. 아이유는 마치 송년회 행사를 뛰러 온 가수 느낌을 자아냈다. 덕분에 남자의자격 송년회에 여신으로 자리매김하고, 확실한 존재감을 남긴 최희아나운서가 방송직후에도 ‘최희대첩’ 등으로 주목받을 수 있었다.
최희아나운서는 프로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알만한, 스포츠를 전문으로 하는 아나운서계의 얼짱이다. 이날 전현무의 초대로 KBS9시뉴스 기상캐스터 김혜선과 함께 남격 송년회밤을 찾았고, 남자들의 환대를 받았다. 극심한 남초현상을 빚던 남격송년회에 최희와 김혜선의 등장은 빛나는 타이밍이었고, 그녀들과 합석하려는 남자들의 치열한 경쟁도 전개됐다.
만일 미녀아나운서의 등장정도에 그쳤다면, 카메라가 한번 스치고 갈 미약한 존재감에 그쳤을 것이다. 그러나 양준혁이 최희아나운서를 소개하며, 롯데자이언츠 손아섭과 기아타이거즈 양현종이 동시에 짝사랑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는 얘기를 꺼냈다. 이에 최희는 양현종이 던지고 손아섭이 타석에 들어서면, 이를 ‘최희대첩’이라고 칭한다며 자랑스럽게(?) 거들었다.
옆에서 듣던 전현무는 어떻게 니 입으로 최희대첩을 꺼낼 수 있냐며, 최희에게 여자 전현무가 보인다는 직격탄을 날렸다. 확실히 전현무가 예능감이 뛰어남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자뻑에 빠져, 자칫 비호감을 부를 수 있었던 최희를 살포시 눌러주는 효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희대첩 못지않은 효과가 노래자랑에서 이어졌다. 최희 아나운서와 김혜선 기상캐스터는 오렌지카라멜 ‘아앙’과 소녀시대 ‘Gee’ 두곡을 불렀다. 노래는 시원치 않았다. 하지만 객석 남자들의 반응이 요란하고 뜨거웠다. 예능에서 리액션의 중요성. 전현무, 윤정수 등을 앞세운 아저씨표 리액션은 큰 웃음을 주었고, 최희와 김혜선의 풍전등화같은 무대를 살려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리액션의 정석 1장에 언급될 만한 소외된 여자의 질투. 이를 놓칠 리 없는 박경림의 직업정신이 빛났다. 박경림은 최희와 김혜선의 무대에 환호한 남자들의 반응에 기가 찬 나머지 격하게 난동을 부렸고, 전현무와 황재균선수에 의해 진압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럼에도 꿋꿋한 박경림은 정경미와 오나미를 대동하고 무대에 올라, 객석에 야유를 한몸에 받는 예능의 끝을 보여줬다.
최희-김혜선의 깜찍한 무대->온몸으로 환호하는 남자들->못마땅한 아줌마 박경림의 반발->남자들의 막말과 진압->그래도 할꺼야 박경림 그리고 객석의 야유로 이어지며, 주고받은 액션과 리액션은 예능에서 닳고 닳은 매우 고전적인 패턴이다. 그런데 여전히 웃음을 낳는다. 최희-김혜선도 살지만, 박경림과 전현무도 사는 예능의 법칙이기도 하다.
이 날 최희아나운서는 케이블야구방송에서 벗어나, ‘남자의자격’을 통해 많은 남자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는 계기를 만들었다. 본인입으로 최희대첩을 꺼내 이슈를 만들었고, 김혜선도 나름 매력이 있었으나, 노래자랑무대에서도 상대적으로 최희가 적극적인 노래와 안무를 보여줬다. 게다가 뜻하지 않게 양준혁-전현무-박경림 등의 지원사격(?)까지 받으면서 방송분량을 넉넉히 챙겼고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