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전쟁2 곽현화, 지나치게 노골적인 불륜묘사?
16일 방송된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시즌2에선, ‘워킹맘스캔들’이란 제목으로 겨혼 8년차 부부 박찬규(윤철형)와 최주연(장은비)의 이야기가 다뤄졌다. 분명 소재는 워킹맘이 맞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에 남고 이슈가 된 건, 내용보다는 극중 직장동료이자 불륜녀 희원으로 등장한 개그우먼출신의 연기자 곽현화였다.
워킹맘 최주연은 공석이 된 이사로 승진할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희원이 이사직 추천권을 가졌던 그녀의 남편 박찬규를 유혹했고, 두 사람은 불륜관계로 발전한다. 그리고 희원은 자신이 원했던 이사로 승진한다. 한마디로 업무능력이 아닌 불륜의 승리를 보여준 셈. 때문에 불륜녀로 등장한 곽현화가 주목받을 수 있던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소재가 워킹맘이란 데에 있다.
사랑과전쟁2 곽현화, 지나치게 노골적인 불륜묘사?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일하는 여성, 아내가 대접받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지만, 가사와 육아까지 도맡아야 하는 워킹맘의 고충은, 가정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때문에 이번 워킹맘의 소재는 긍정적으로 평할 수 있다.
육아와 가사까지 전담하는 아내, 섹스리스에 빠진 부부 등에 초점을 맞춘 초반 전개도 나쁘지 않았다. 아쉬운 건 불륜녀가 등장하면서, 소재도, 내용도 변질되고 퇴색했다는 사실이다. 워킹맘이 부르는 부부사이에 갈등은, 결국 남편의 외도를 낳는다는 분위기로 급하게 핸들이 꺾였고, 워킹맘이 아닌 불륜녀를 부각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무엇보다 희원(곽현화)이 직장상사 찬규를 유혹하는 과정을, 불필요할 정도로 낯뜨겁고 적나라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었을까. 희원이 찬규의 등과 엉덩이쪽을 손으로 만져대며 유혹하는 장면이나, 커피숍 화장실에서 급하게 이뤄진 성관계를 암시하는 과정은, 아무리 19금드라마라고 하지만 지나치게 노골적이고 선정적이었다. 게다가 곽현화의 가슴에 포커스를 맞추고, 정면에 들이댄 공격적인 카메라 연출은 확실히 싸구려 드라마 티를 스스로 입증한 꼴이었다.
물론 부부간에 갈등을 다룬 드라마라는 점에서, 불륜녀가 등장할 수도 있고 베드신이나 키스신이 엮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방송처럼, 불륜과정을 과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렇게 자세하게 보여주지 않아도, 시청자에게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동반할 수 있음에도 무리수를 연발하고 있다. 더군다나 공중파 11시에 방송되는 시간대를 감안할 때, 과연 적절했는지도 의문이다. 그 시간대는 해피투게더와 같은 예능프로그램이 방송되는 시간대가 아니던가.
부부클리닉 사랑과전쟁이, 과연 시즌2라는 타이틀로 다시 방송을 타야 할 이유가 있을까. 이혼율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부부간에 일어날 수 있는 갈등과 반목을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도록 실제 사건을 드라마로 재구성해 보여주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부부를 재발견하고 건강한 가정의 회복을 이끌겠다는 기획의도는 자체는 좋다.
그러나 6회까지 방송된 사랑전쟁2는, 소재의 참신성을 불륜 등의 식상하고 낡은 소스와 결합시켜 내용의 질을 떨어뜨리고,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묘사에 치중해 주제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5인의 솔루션이란 사람들도, 명확한 해법이나 자기 목소리가 아닌 두루뭉술한 답을 내놓는다. 그럴 바엔 굳이 5명씩이나 필요할까.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은 어떤 소재를 다루어도, 결국 불륜을 귀결되는 악습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오죽하면 불륜배우 양성소라는 얘기가 나오겠나. 곽현화와 같은 여배우를 벗길 것이 아니라, 모든 부부의 갈등을 불륜이란 함정에 가두고 바라보는 편협함을 벗어야 한다. 사랑과 전쟁2가 시청자에게 다가가기 위해선, 기획의도에 충실하고 자극적인 묘사에서 벗어나 소재를 좀 더 집중력있고 내실있게 다룰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