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불패 이수근, 왜 1박2일처럼 못할까?
26일 방송된 청춘불패 시즌2에서, G8중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보였던 멤버는 누구였을까. 바로 카라의 강지영이었다. 강지영은 미쓰에이 수지와 함께 G8의 고민을 이야기하는 토크쇼를 매끄럽게 진행해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그에 앞서 연포탕요리를 만드는 시간에서도 강지영은 소녀시대 써니와 효연과 함께 분량의 중심에 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강지영의 요리타임의 중심에 서게끔 만든 일등공신은 이장님과 붐이었다. 이장님은 소녀시대를 개인적으로 좋아했다면서, 요리를 맡긴 써니와 효연에게 친절이 가미된 칭찬을 늘어놓았다. 반면 카라는 알지만 강지영은 몰랐다면서, 강지영에겐 구박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에 붐은 꾸준히 이장님의 편애를 걸고 넘어졌고, 연포탕을 요리하는 내내 카라 강지영은 콩쥐, 소녀시대 써니와 효연은 팥쥐캐릭터를 구축해 분량을 뽑기도 수월했다.
리얼버라이어티의 핵심인 캐릭터를 상황에 맞게끔 부여한, 이장님의 밉지 않은 솔직한 편애가 예능의 분량을 만들었고, 보조MC 붐이 캐릭터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거들었던 셈이다. 뿐만 아니라 붐은 존재감이 미진했던 쥬얼리의 김예원에겐 라미네이트로 캐릭터를 심어 분량을 뽑았고, 본인 스스로도 ‘있어 있어 있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기 위해, 붐 특유의 싼스러운 스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붐의 적극적인 노력과 센스를 지켜보던 이수근은, 보조MC 지현우에게 개편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얼른 붐처럼 유행어를 만들라고 재촉했다. 이수근은 지현우가 유행어를 만들어내길 바란 것 보단, 좀 더 적극적인 태도로 청춘불패2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길 바라는 눈치였다. 아직 예능이 낯선 지현우가 적극적인 마인드로 참여한다면 분량뽑기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청춘불패 이수근, 왜 1박2일처럼 못할까?
그러나 정작 지현우에게 원했던 예능감을 이수근에게서도 찾기 힘들었다. 이수근은 전천후로 활약중인 1박2일과 달리, 같은 리얼버라이어티 청춘불패에선 말년병장 포스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기 보단, G8을 관망하는 듯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다 가끔씩 던지는 애드립으로 존재감을 어필하려 든다. 문제는 청춘불패 속 이수근의 포지션이다.
이수근은 청춘불패 시즌2에서 메인MC로 볼 수 있다. 메인MC는 진행이 전부가 아니다. 특히나 청춘불패와 같은 리얼버라이어티에서 메인MC는, 멤버들이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도록 장단점을 파악하고 자연스럽게 끄집어낼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청춘불패2에서 누구보다 가장 바쁘게 움직이면서, 적극적으로 액션과 리액션을 취해야 할 사람이 이수근이다.
그러나 이수근은 지현우와 다를 바 없는 활약도를 보이고 있다. 오히려 메인MC가 해야 할 일을 붐이 도맡아 하고 있다. 붐이 바쁘고 요란스럽게 움직여서 분량이 나올만 하면, 그제서야 이수근이 숟가락을 얹는 수준에 머무른다. 이수근의 착각이다. 강호동이나 유재석이 오직 진행에만 몰두하며 멤버들을 소홀하게 만든 적이 있었나.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이면서, 여러 명의 멤버들이 제각기 다른 스타일의 분량을 뽑을 수 있게끔 꾸준하게 소통을 취하며 캐릭터를 잡아주기 위해 노력한다.
반면 이수근은 청춘불패의 중심인 G8의 능력치를 끌어내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보조MC 지현우 살리기에 목을 매는 모양새다. 전체를 아우르기 보단, 지현우의 분량을 챙겨주기 바쁘다. 이것은 스스로 치고 나와 줘야 할 보조MC 지현우에게도 문제가 있지만, 청춘불패의 중심인 걸그룹 멤버들을 리드하며 그녀들에게 걸맞는 캐릭터를 발견하도록 도움을 주는 게 우선되어야 할 이수근의 수순미스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청춘불패의 메인은 누가 뭐라해도 걸그룹 멤버 G8이다. 이들의 활약도에 따라, 프로그램의 성패가 갈리게끔 돼있다. 아직은 예능을 낯선 그녀들을 위해, 메인MC 이수근의 도움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수근이 1박2일에서 처럼 좀 더 적극적이고 영리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청춘불패속 이수근은, 보조MC 붐보다도 활약도가 미비하다. 오히려 예능분량을 만들고 멤버들에게 캐릭터를 심어주는 붐이 메인MC에 더 가까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수근이 우선적으로 챙기고 리액션을 받아줘야 할 사람은 보조MC붐과 지현우가 아니다. 아이돌 G8(수지-강지영-고우리-효연-써니-예원-보라-앰버)임을 염두해야 한다. 이수근은 예능의 잔뼈가 굵다. 재미없는 상황도 재미있게 반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G8에게 특히 필요한 사람은 메인MC 이수근이고, 이수근의 적극적인 리드에 따라 아이돌 멤버들의 예능감과 자신감도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