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꽃 이지아-윤시윤, 키스시간이 길었던 이유?
24일 방송된 수목드라마 ‘나도, 꽃!’에선, 이지아와 윤시윤의 키스신이 있었다. 드라마 나도꽃의 멋진파출소 여순경 차봉선(이지아)과 명품의류매장 뻬르께의 공동대표 서재희(윤시윤)가, 술집에서 막걸리를 마시다 말고 가게 손님들이 눈치껏 지켜보는 가운데, 급작스럽고도 매우 길었던 그야말로 폭풍키스가 이뤄졌다.
언론매체들은 이를 가리켜, 막걸리키스라고 이름을 붙였다. 봉선과 재희가 막걸리를 마시다 말고 키스를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두 사람의 키스는 막걸리키스보단 폭풍키스에 어울렸다. 굉장히 흔하게 타이틀이 붙여지는 폭풍키스. 왜? 서로의 코모양과 입술이 시청자의 눈에 어떻게 비치는 줄도 모를 정도로 키스신의 비쥬얼을 따지긴 보단, 그냥 정신없이 서로의 입술을 덮쳐댔기 때문이다.
그동안 드라마속에 키스신은 많았고 ‘폭풍키스’라는 타이틀도 많았지만, 이번 나도꽃 6회속에 이지아와 윤시윤의 키스는, 특히 폭풍이란 단어에 가장 충실했던 키스신이 아니었나 생각될 정도다. 별안간, 느닷없이 키스가 이뤄졌고, 덕분에 매우 거칠게 진행됐다. 뿐만 아니라, 키스의 러닝타임도 꽤나 길었다. 키스타임이 약 2분이 넘었는데, 시청자가 느끼는 체감은 2분 아니라 20분 같았다고 할까.
보는 시청자에 따라 민망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건 둘째 치고, ‘적당히 해라, 적당히.’라는 말이 튀어나올 정도로 키스신을 보면서 지루한 감도 없지 않았다. 더군다나 극중 서재희와 차봉선의 키스가 반드시 필요했던 장면인지도 알 수 없고, 두 사람의 입술이 마르고 닿도록 오래할 만한 상황으로 비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제작진 왜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 술집에서, 차봉선과 서재희의 키스타임을 그리도 오래 가져 갔을까?
나도꽃 이지아-윤시윤, 키스시간이 길었던 이유?
두 사람의 키스가 이뤄진 사연은, 나도꽃 5회에서 도둑맞았던 뻬르께 매장의 20억짜리 명품가방이 서재희의 오토바이에 있는 것을, 순경 차봉선이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뻬르께 매장의 주자요원으로 근무하는 서재희가 이미 유력한 용의자로 조사까지 받았던 터라, 차봉선은 당연히 서재희가 가방을 훔쳤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가방도난사건은 뻬르께의 공동대표 박화영(한고은)이 벌인 자작극이었다. 재희마저 속인 화영의 자작극은, 겉으론 노이즈마케팅을 노렸다고 재희에게 말했으나, 사실은 6회 말미에서 알 수 있듯이, 뻬르께 매장의 주차요원 행세를 하며 대표라는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언더커버보스로 활약중인 서재희를, 이제는 세상에 알리고자하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화영은 신분이 감춰진 재희가 세상에 알려져야, 그가 뻬르께 매장을 떠나지 않고 사업에 더 열중할 수 있으며, 자신이 그를 컨트롤하기 더욱 수월해진다고 믿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외 명품브랜드와 비교해 뻬르께 약점으로 볼 수 있는 ‘스토리’는 서재희를 통해 부여할 수 있고, 그것이 곧 마케팅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서재희도 박화영의 생각을 모르는 건 아니다. 다만 시기적으로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아직도 화영의 남편을 실수로 죽이고만 과거의 상처가 걸림돌처럼 남아있다. 그런데 화영이 가방도난사건처럼 과격하고 무리한 방법을 동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거기에 자신과 봉선의 관계를 문제 삼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화영과 봉선이 자주 부딪히는 걸 걱정하던 재희로선, 이젠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서재희가 차봉선과 가까워지고, 그녀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고 사랑을 느낄수록, 자신이 뻬르께의 주차요원이 아닌 대표라는 사실을 미리 말해주어야 함을 알고 있다. 재희가 대표라는 사실을 봉선이 다른 경로를 통해 우연히 라도 알게 된다면, 혹시라도 받을 상처와 배신감을 걱정해야 한다. 동시에 재희가 자신의 신분을 숨기면서, 언제까지 봉선에게 솔직해지고 당당해지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즉 서재희가 뻬르께 매장의 공동대표라는 사실을 세상에 밝히고 전면에 나설 시간이 임박했다. 그렇다면 그 전에 차봉선과 장난이 아닌 연인의 감정을 쌓아놔야 한다. 그래야 차봉선이 거부감없이 서재희의 뻬르께 월드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계기가 바로, 재희가 가방을 훔치지 않았다는 믿음을 봉선에게 주는 것이고, 그 믿음을 바탕으로 키스(사랑)를 진행하는 수순이 온 셈이다.
막걸리의 중심에서 키스를 외친 이유다. 가방을 훔쳤으니 자수라는 차봉선의 설득에, 서재희는 강렬한 눈빛으로 ‘내가 안 훔쳤다!’라는 믿음을 심었고, 느닷없이 봉선의 입술을 덮쳐 사랑을 확인하려 했다. 그러다보니 서재희의 일방적인 코스가 돼 버렸고, 차봉선도 서재희를 믿고 사랑한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키스의 반격이 이뤄진 것이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 한꺼번에 이뤄지게 한 ‘키스’의 주도권을, 한번씩 나눠 갖다보니, 키스한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단순한 홍보용 키스가 아니라 서재희가 뻬르께 매장의 대표로 세상에 알려지기 전, 시청자에게 차봉선-서재희커플은 누구 한쪽이 아닌, 양쪽 다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걸 확실하게 각인시키기 위한 절차였던 셈이다. 다만 그 길었던 키스신과 그들의 사랑에 대해 시청자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반응할지는 미지수로 남겨둔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