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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꽃, 알몸 윤시윤을 향한 한고은의 일침!

바람을가르다 2011. 11. 11. 11:44



10일 방송된 MBC새수목드라마 ‘나도 꽃!’ 2회에선, 주인공 서재희(윤시윤)와 차봉선(이지아)의 본격적인 옥신각신이 이뤄졌다. 때문에 명품 의류매장 ‘뻬르께’의 언더커버보스 서재희는, 차봉선이 근무하는 파출소에 틈만 나면 들락거렸고, 덕분에 1회에 첫 만난 두 사람의 티격태격은, 마치 10년 된 연인이 권태기에 돌입한 듯, 자연스런 사랑싸움으로 비춰질 정도였다.

물론 뻬르께의 공동대표 서재희가 파출소만 들락거린 건 아니었다. 언더커버보스답게 뻬르께매장을 오가며, 직원들의 근무태도를 살피기도 하고 고객을 위한 조언을 늘어놓기도 했다. 또한 체감 매출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트렌드가 무엇인가에 대해 정보를 얻고 디자인을 기획하는 모습도 그려졌다. 덕분에 뻬르께의 주차요원신분임에도 그를 주차장에서 보기는 힘들었지만, 오히려 주차요원으로 그려진 에피소드보다 틈나는 대로 매장을 돌고, 소비자의 기호를 피부로 접하는 언더커버보스가 서재희의 매력을 살리는 데엔 더욱 효과적이었다.



나도꽃, 알몸 윤시윤을 향한 한고은의 일침!

언더커버보스 서재희의 매력을 2회처럼 업시키는 통로를 자주 뚫어줘야 한다. 이를 위한 선결과제는, 뻬르께매장 CEO 서재희와 동떨어진 파출소에 여순경 차봉선과의 관계를 급진전시키는 것이다. 지금처럼 서재희가 뻬르께매장보다 파출소를 빈번하게 출입하며 차봉선에게 지나친 관심을 보이는 건,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둘 사이엔 장난같은 티격태격이 아닌 임팩트있는 에피소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나도꽃 제작진이 2회에서 내놓은 건, 3가지였다. 첫째 자신의 정강이를 이유없이 걷어찬 차봉선을 폭행죄로 고소하겠다는 서재희를, 오히려 봉선이 재희의 팔을 물어버리면서, 상식적인 순경과 시민의 관계를 본격적으로 이탈한 것. 둘째, 야한 농담을 주고받다가, 파출소에서 옷을 벗은 서재희와 차봉선이 조마루(이기광)에게 발각된 것. 셋째, 파출소장에게 구박받은 차봉선이 심리치료사 박태화(조민기)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 자신이 싫다며 혼자서 눈물을 펑펑 쏟는 장면을 재희가 우연히 목격한 것을 들 수 있다.



세 가지 에피소드 중, 서재희와 차봉선의 관계를 좀 더 밀도있고 설득력있게 맺어줄 수 있는 건, 2회 마지막에 남몰래 흘린 차봉선의 눈물이었다. 당돌하고 거친 여자 봉선에게도 남모를 아픔이 있다는 걸 재희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언더커버보스이며 자신감이 넘치는 재희에게도 숨기고 싶은 아픔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재희는 봉선이 어쩌면 자신과 닮았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고, 때문에 장난같았던 이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봉선이 재희의 머릿속을 맴돌며 신경쓰일 수밖에 없을 터.

그러나 시청자의 눈길을 끌만한 측면에서 꼽으면 두 번째 에피소드. 얼핏 원수처럼 구는 서재희와 차봉선은 반연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성희롱에 가까운 야한 농담도 스스럼없이 주고받을 정도다. 1회에선 여자의 가슴과 남자의 성기를 두고 농담을 하더니, 2회에는 재희가 제복입은 여자와의 하룻밤이 남자에게 로망이라고 농담을 던지자, 봉선은 잘 됐다면서 그동안 많이 굶었다는 말과 함께 옷을 벗기 시작했다.

봉선은 파출소에서 옷벗을 배짱없으면, 다시는 함부로 야한 농담하지 말라는 제스처에서 시작했지만, 봉선의 생각을 꿰뚫고 있던 재희는 맞불을 놓듯이 상의에 하의까지 벗어 제꼈다. 이에 봉선을 당황하고, 때마침(?) 조마루가 등장해, 재희를 변태취급하며 총을 겨눈다. 장난으로 옷을 벗었던 재희는, 졸지에 조마루에게 쫓겨, 상의실종상태로 길거리를 달리게 된다. 이를 우연히 목격한 박화영(한고은).



서재희의 알몸행각은 재미면에서 충분히 선방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있었던 차봉선과의 야한 농담과 서재희의 노출에서, 제작진의 고민이 느껴지기도 했다. 시청률과 이슈를 위해선 자극적인 대사나 남녀주인공의 노출이 필요하다는 것을 로맨틱코미디 ‘나도꽃’도 실감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때문에 남자주인공 윤시윤은 1회에서 알몸 샤워신으로, 2회에는 화끈한 팬티차림으로 노출을 감행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 너무 자주 봐왔던 노출 패턴이라, 신선하지도 않았고 어떤 면에선 식상하기까지 했다. 그래서인지, 반알몸으로 거리를 뛰어다닌 서재희에게 박화영(한고은)이, 뻬르께의 CEO가 할 짓이냐며 ‘격 떨어진다!’고 일침을 놓은 장면이 설득력있고 시원하기까지 했다. 파출소에서 서재희와 차봉선이 옷을 벗고 옥신각신한 것보단, 박화영의 한 마디가 더 인상적이었다. 물론 재희를 짝사랑하는 화영이, 그가 봉선과 가까워지는 걸 경계하며 내뱉었지만.

이번 주 방송된 ‘나도꽃’ 1,2회는, 길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뻬르께의 언더커버보스 서재희와 파출소 여순경 차봉선을 연인수준으로 엮기 위해 공을 들였다고 볼 수 있다. 의류매장과 파출소라는, 실질적으로 가까워지기 힘든 공간에 위치한 남녀주인공을 붙여놓기 위한 수순이었다. 다행히 2회에 등장한 차봉선의 눈물로 어느정도 개연성을 확보해, 굳이 서재희가 파출소를 줄기차게 들락거리지 않아도,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는 보다 자유로운 공간의 확장은 확보한 셈이다. 문제는 두사람과 어울릴 뻬르께매장과 박화영이다. 특히 여순경 차봉선을 어떤 식으로, 그 안에 흡수시킬 것인지 앞으로 나도꽃에서 관심있게 지켜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