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1박2일 이수근, 불안하고 위험했던 이유?

바람을가르다 2011. 10. 31. 09:36






30일 방송된 해피선데이 1박2일은 강원도 영월 가정마을을 찾았다. 오지에 위치한 가정마을은 총 세 가구 다섯 명이 살고 있는 소박한 마을이었다. 때문에 지난 1박2일 ‘집으로’편처럼 몇 안 되는 마을주민들과 소박한 만남도 기대했지만, 멤버들은 민박집 주인과도 별다른 소통과 에피소드를 엮지 못했다. 메인MC 강호동의 부재가 여실하게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그럼에도 오지속 가정마을은 사람의 때가 덜 묻어서인지, 주변 환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었다. 자막에서 언급한 것처럼 동화에 어울릴 법한 마을로 비춰졌고, 멤버들이 ‘가을동화’를 찍기엔 더 없이 좋은 장소로 보였다. 또한 간만에 멤버들끼리 어울리며 소소한 재미를 찾는 과정도 매끄러웠다. 반면 오지마을을 찾으면 혹한기 대비캠프로 이어지던 과거와 달리, 확실히 1박2일만의 강하고 치열한 예능의 기운은 어느샌가 빠져나가고 없었다는 게 아쉬웠다.

물론 제작진과 멤버들도 분명 예능에 대한 강한 욕심은 드러냈다. 미션을 두고 나영석PD와 심리전을 벌였던 은지원, 타이머를 중요시하며 ‘데이터요리의 창시자’로 거듭난 이승기, 수근옥에 이수근, 저녁식사복불복의 구멍이 된 엄태웅-김종민에서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특히 이수근은 1인 1개그를 주장하며, 지루하기 쉬운 요리시간에 야채개그(?)를 선보이기도 했다.



1박2일 이수근, 불안하고 위험했던 이유?

강호동이 1박2일을 하차한 후, 예능에 가장 욕심부리는 멤버를 꼽자면 이수근이다. 이수근의 의욕은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이수근의 의욕이 때때로 도를 넘을 때가 있다. 특히 김종민에게만 불만섞인 목소리를 내는 것은 그다지 보기 좋은 모습이라 할 수 없다. 물론 이수근이 보기에 김종민의 부족한 예능감이 못마땅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대화가 촬영중에 너무 자주 포착된다는 건 문제가 있다.

이 날 방송에서도, 이수근은 파김치를 만들던 김종민에게 우리가 먹을 건데 장난치지 말라는 지적을 했고 김종민은 장난한 게 아니라며, 잔뜩 주눅이 든 목소리를 내고 말았다. 이승기가 만든 밥을 김종민이 시식할 때도, 이수근은 ‘아, 오, 이야, 이런 거 안 된다.’며 옆에서 잔소리부터 늘어놨다. 덕분에 김종민은 이승기의 밥이 아니라, 이수근의 눈칫밥부터 먹어야 했던 셈이다. 이수근은 김종민을 코요태의 멤버가 아닌 개그맨 후배라고 생각하는지, 유독 사납게 대하는 것 같아 다소 불편했다.



이어진 저녁식사복불복. 이수근의 예능욕심은 한 발 더 나갔다. 웃음에 앞서, 불안하고 위험해 보였기 때문이다. 나영석PD는 딸기게임을 통해, 탈락한 한 사람을 빼고 나머지 네 사람이 5초간 식사할 수 있다는 룰을 제시했다.

제작진이 딸기게임을 선정한 건 불공평해 보였다. 엄태웅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능숙한 이승기-은지원-이수근에겐 안성맞춤 게임이었다. 역시나 엄태웅과 김종민이 돌아가며 게임에서 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엄태웅과 김종민도 1박2일 멤버이기 때문에, 못하는 게임도 노력해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지만, 다른 게임을 준비 못한 제작진의 배려도 아쉬운 대목이다.

더 큰 문제는 5초간 식사를 할 수 있게 정한 룰에 있었다. 여기에 이수근의 무리한 예능욕심이 뒤따랐다. 이수근은 5초 동안 밥을 네 번이나 떠먹는 무리수를 감행했고, 덕분에 멤버들은 웃음보가 터졌다. 딸기게임에서 질 리 없는 이수근은 시청자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급하게 밥을 먹는 무리수를 두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웃음이전에 이수근의 행동은 불안하고 위험했다. 자칫 급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KBS예능프로그램에서, 모 성우가 게임에서 떡을 빨리 먹다가 기도가 막혀 사고사했던 안타까운 사례가 있었다. 그 사실을 모를 리 없는 나영석PD는 여러차례 이수근에게 기회가 많으니 천천히 드시라고 주의를 줬지만, 이수근은 순식간에 밥 세공기를 비워냈다.

다행히 별다른 사고는 없었지만, 빨리먹기와 같은 위험한 게임과 행동은 자제하는 게 맞지 않았을까. 그것이 아무리 웃음을 줄 수 있어도 말이다. 이수근의 무리한 예능욕심이 종종 위험한 행동을 낳는다. 지난 번 트럭밑으로 숨는 돌발행동이 대표적이다. 물론 열심히 예능방송에 만들려는 이수근의 근성과 노력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다만 제작진이 준비한 게임선정과 룰에 아쉬움을 남겼고, 예능욕심이 과했던 이수근의 행동에 마냥 즐겁게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