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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상영화제, 성시경에 반한 강소라vs박정현에 환호한 김혜수?

바람을가르다 2011. 10. 18. 09:26



1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된 제 48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 영화 ‘고지전’이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감독상은 ‘써니’에 강형철감독이, ‘최종병기 활’에 박해일이 남우주연상을, ‘블라인드’에 김하늘이 여우주연상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주요부문 수상명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지 않은 이번 대종상영화제는 그만큼 좋은 한국영화가 많이 등장해 경쟁이 치열했음을 방증하는 동시에, 수상내역에 대해 네티즌도 대체적으로 공감을 표시해 그동안 잦았던 공정성시비에서도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었다. 다만 시상식을 앞두고, 노미네이트됐던 심은경-류승범-서영희-류승룡이 후보에서 제외되는 촌극을 빚어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영화인의 축제를 빛내고 흥을 돋우기 위해, 소녀시대-성시경-박정현이 나란히 축하공연에 나서 화제가 됐다. 대체적으로 객석의 호응도가 높았지만, 김혜수와 강소라는 가장 적극적인 반응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대종상영화제, 성시경에 반한 강소라vs박정현에 환호한 김혜수?

김혜수는 성시경의 'Reality'와 박정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조용하게 따라 부르며 축하공연을 즐겼다. 특히 박정현의 노래가 끝났을 땐,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옆에 앉았던 김윤석과 함께 가장 열정적인 환호와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영화제에 김혜수는 늘 섹시미를 강조한 드레스에 언론과 대중은 포커스를 맞춘다. 그러나 사실 김혜수는 매년 청룡영화제를 진행하는 능숙한 MC이자 청룡의 여신으로 더욱 익숙하다. 그래서인지 대종상 여우주연상 후보로 객석에 앉은 모습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때문에 다소 낯설은 감도 없지 않았으나, 축하공연을 보고 즐기는 모습은 여지없는 김혜수였다. 영화인의 축제임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은 시상식이 주는 정형화되고 딱딱한 분위기에 휩쓸리기 쉽지만, 김혜수와 고현정 등은 영화제를 즐기고 표현할 줄 아는 대표적인 여배우이기 때문이다.



김혜수 못지않았던 객석의 라이벌(?)이 강소라였다. 소녀시대의 노래를 따라 불렀을 땐 ‘써니’의 하춘화가 보였지만, 성시경의 'Reality'를 듣고 감동에 눈시울을 붉히던 모습에선 천상 여자였다. 마치 강소라가 성시경에게 반한(?) 것 같다는 인상을 줄 정도로, 감동받은 그녀의 표정이 압권이었다. 나는가수다에 청중평가단에서도 쉽게 보기 힘든 절제된 감동의 리액션.

그만큼 성시경의 노래가 여심을, 그리고 강소라를 자극할 만큼 감미롭고 좋았지만, 그가 불렀던 'Reality'가 써니의 삽입곡이었기 때문에, 강소라에겐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비록 신인여우상은 문채원에게 내줬지만, ‘써니’를 찍으면서 강소라에게 좋았던 기억들이 성시경의 노래와 함께 스쳐 지나갔을 법했다.



박정현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기립박수에 가까운 환호를 보냈던 김혜수와 성시경의 노래를 듣고 감동을 받았던 강소라를 보면서, 지난 해 대종상영화제에서 불거졌던 소녀시대의 축하공연에 대한 배우들의 관람매너 논란을 되짚어 보게 된다. 당시 소녀시대 축하공연무대를 바라보는 객석 배우들의 굳은 표정이 문제가 됐었다. 초대가수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고 배우들이 거만해 보였다는 지적이었다.

공교롭게도 올해 대종상영화제에 오프닝무대도 소녀시대가 장식했다. 지난 번 관람매너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소녀시대 공연에 대한 객석 배우들의 호응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졌음을 알 수 있었다. 상당히 보기 좋은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호응하는 것을 네티즌이 강요하기보단, 객석(배우)의 몫으로 남겨야 맞지 않을까. 개인의 성향에 따라 보고 느끼는 감정표현까지 컨트롤하려는 건, 지나친 간섭이란 생각이다. 공연이 좋고, 공감을 사면 김혜수와 강소라처럼 적극적인 반응이 나오기 마련이다. 또한 적극적인 반응이 없다고 해서, 축하공연이 지루하다거나 해당가수를 무시하는 의도라고 볼 수도 없다. 표현의 차이가 반드시 호불호를 결정하는 요소는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