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 이영애가 재미동포 사업가 정아무개씨와 미국에서 현지시각 24일 가족들만이 참석한 가운데 극비리에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후 생활 근거지는 미국이 될 것이며 연기 생활은 계속할 뜻을 밝혔다고, 25일 이영애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동인측이 발표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놀랍다는 반응과 함께, 축하보단 실망을 넘어 비난 일색인 듯 하다.
이영애의 결혼발표가 대중들의 비판을 불러 온 부분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언론에 알려진 남편 정모씨에 대한 그동안의 행적에 불만섞인 눈초리.
둘째, 대중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 온 톱스타가 공식석상에서 본인의 입을 통하지 않고, 사생활 침해를 강조하며 법률대리인을 앞세운 것은 팬들에 대한 무시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신이 만약 이영애의 입장이라면, 이번 결혼발표를 앞두고 어떤 선택을 했겠는가?
동인 측이 발표한 신랑 정모씨는 미국 일리노이 공대를 졸업하고, 현재는 미국계 IT업종에 종사는 교포라는 짧은 프로필만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주요 언론사들을 통해 알려졌다시피, 그는 2001년 당시 톱스타였던 여배우와 결혼을 전제로 한 교제했던 전력이 있는 상당한 재력가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영애가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통해 결혼을 발표하고, 국내에서든 해외에서든, 비공개결혼식을 치뤘다한들 결혼준비기간 내내 네티즌을 중심으로 뒷말이 무성할 수 밖에 없다. 당연히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이 좋을 리 만무하다. 지금보다 더한 악플이 지속적으로 재생산되며, 그녀는 한동안 대중들의 주전부리가 될 수밖에 없다. 일부의 축하를 받기 위해 다수의 비난 속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이다. 동시에 정모씨와 연관된 동료연예인까지 줄기차게 입방아에 오를 것이 자명하다.
이영애가 문제를 확대하고 싶지 않았다는 생각에서 접근할 순 없을까. 그녀가 공식인터뷰를 취하지 않은 것과 남편의 신상공개를 꺼리는 것 또한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것은, 본인의 의사에 관계없이 다른 선의의 피해자가 연루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놓였다는 사실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축복받아야 마땅한 결혼이 톱스타라는 사실로 인해 미디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질 테고, 대중들은 이영애뿐 아니라 남편에 정모씨에 초점을 맞추게 되있다. 일반적으로 결혼이든 연애든 상대방의 과거는 묻어주는 것이 예의가 아닌가. 그러나 스타의 과거는 당사자들의 의도와 관계없이 대중들에게 노출되기 쉽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겠지만, 가리고 싶다는 그들의 의지의 표현이라고 봐줘도 되지 않을까.
이영애도 여자다. 한류스타인 그녀가 많은 사람들의 축복속에 화려한 결혼식을 꿈꾸지 않았다고 보기 힘들다. 그러나 결혼으로 가는 길목에서 화려함을 포기하고 조용한 행복을 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잘못된 것인가? 또한 어떠한 경로를 통하였던지간에 결혼 직후, 대중들에게 바로 사실을 알렸다는 측면에서 공인으로서 도리를 하지 않았다고 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고개를 끄덕일 수 없다.
물론 법무법인의 법률대리인을 통해, 결혼을 발표했다는 것이 불만이라는 시각은 이해할 수 있다. 더군다나 법무법인 동인 측이 결혼발표를 맡게 된 사유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의 법률적 사정 등을 고려한 것"이라는 대목은 사전경고로 느껴진다. 즉, 이영애와 남편 정씨를 둘러싼 사생활 침해요소와 관련해 언론과 네티즌의 무분별한 보도및 유포를 법률로써 차단하겠다는 의미가 강하게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인들의 이야기가 사람들의 입에 안 좋게 오르내리거나, 또 다른 형태로 왜곡되어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을 스타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한다는 논리도 옳다고 볼 수 없다.
배우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가수는 무대에서와 같이 연예인은 자신의 직업과 관련된 부분에서 대중들에게 평가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칭찬과 비판도 대중들이 소비하는 부분 내에서 합당하게 이뤄져야 한다. 죄를 짓지 않는 한 사생활이 평가의 잣대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음주운전을 한 것이 아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기 위한 결혼은 아니란 얘기다. 사생활을 들추고 비판하기 위해 공인이란 감투를 씌우는 건 맞지 않다.
<대장금>의 장금이로 많은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던 이영애. 한류스타로 대한민국을 세계속에 알리는 데, 긍정의 효과를 낳았던 그녀가 결혼했다. 대중들에게 민폐를 주는 것이 아닌, 본인 스스로가 본인의 행복을 찾아 선택한 것이다. 한류스타 이영애이기 전에 여자 이영애를 생각한다면, 축하는 못하더라도 돌을 던지는 행위는 멈춰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