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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밤 바람에실려 임재범, 낯뜨거운 잠적과 조작논란!

바람을가르다 2011. 10. 11. 09:28





우리들의 일밤 1부 ‘바람에 실려’에 출연중인 로커 임재범이, 방송 2회 만에 잠적해 제작진과 멤버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말없이 사라진 임재범은, 잠적 5일 만에 LA 선셋거리 어느 벤치에 누워 잠자는 노숙자의 모습으로 멤버들에게 발견되어, 황당함과 낯뜨거운 장면을 연출했다.

김영호는 임재범에게 음악원정대 대장이 멤버들과 제작진의 상의도 없이, 잠적하는 게 말이 되냐며 불만을 털어놨고, 임재범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잠적이유를 해명했다. 임재범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있었던 즉석공연에서 음이탈을 범해 가수라고 하기엔 자신에게 민망했고, 아마추어수준이란 생각이 들어 화가 났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무단이탈은 분명 자신의 잘못이며 다시는 잠적하지 않겠다고, 멤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급화해를 하는 데 성공했다.



일밤 바람에실려 임재범, 낯뜨거운 잠적과 조작논란!

임재범의 잠적은 뮤직로드버라이어티 ‘바람에 실려’ 2회의 중심 에피소드로 다뤄졌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임재범이 사라지고, 그를 찾는 과정에서 어설픈 설정과 조작의 티가 너무 드러났다는 의견이다. 때문에 재미는 커녕 시청의 거부감을 불렀고, 프로그램의 정체성마저 상실했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그렇다면 과정이 어떠했길래, 이러한 조작논란이 불거졌을까. 임재범은 샌프란시스코 길거리 즉석공연에서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를 부르던 와중, 일부분 음이탈이 일어난 게 사실이지만 듣기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지상렬 등 멤버들은 임재범의 음이탈을 강조하듯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의도된 음이탈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잠적’의 대표 아이콘 임재범에게, 무단이탈의 명분을 만든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이어진 임재범의 잠적과 더불어, 제작진은 긴급회의가 진행됐다. 제작진은 임재범의 잠적을 예상하고 미국원정을 왔고, 단지 잠적타이밍이 앞당겨졌을 뿐이라며 차분하게 긴급회의를 마무리했다. 남은 멤버들도 임재범의 잠적소식에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연락이 두절됐음에도 별다른 감정의 동요가 없었다. 여행코스를 임재범이 알고 있기 때문에 미리 도착했을 수 있다는 하광훈의 말도 얹어졌다.

멤버들은 임재범의 잠적을 오히려 예능의 재미로 승화시키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했다. 각자 종이에다 임재범의 캐리커쳐를 했고, 휴게소와 호텔 등에서 만난 현지인들에게, 사진도 아닌 그들이 그린 그림을 들고 임재범을 본적이 있냐며, 마치 잃어버린 미아찾듯이 물어보는 시츄에이션이 뒤따랐다. 임재범을 찾으려는 의지보다는, 현지인에게 임재범의 행방을 묻는 어색하고 부자연스런 멤버들의 행동들이 조작의혹을 부풀렸다.

결국 5일 만에 LA 선셋거리에서 임재범을 찾았다. 방송을 보며 낯뜨거웠던 건, 길가 벤치에 노숙자마냥 자는 척(?) 누워 있던 임재범은 물론이고, 발견한 이준혁, 화를 낸 김영호까지, 과도한 설정이 역력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아무리 예능초짜들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어색할 순 없었다. 사전에 연락이 닿아서 만난 것이겠지만, 굳이 임재범은 노숙자를 흉내내며 누워있어야 했을까. 배우 이준혁도 낯간지러운지 임재범을 발견하고 표정관리가 안 됐고, 김영호도 화를 냈다기 보단 연기하는 인상을 주고 말았다.



임재범은 바람에실려 1회에서 대본이 없다고 불평을 쏟아냈다. 그러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대본에 따른 설정이 있을 수 있다. 노숙자의 모습으로 멤버들을 맞이했던 임재범은 대본에 충실했던 것 아닌가. 임재범과 제작진이 사전에 연락이 안 닿았다면, 오늘이 될지 내일이 될지 모르는 멤버들을 무작정 기다리며 LA 어느 길가 벤치에 한가하게 누워 있을 수 있었겠나.

즉, 대본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다른 예능에도 있는 대본을 ‘바람에실려’만 100% 리얼하게 촬영하길 바라는 시청자는 거의 없다. 다만 억지가 아닌 자연스러운 어울림속에 편안하고 즐거운 에피소드를 기대한다. 잠적 쇼를 벌였다해도, 가급적 티가 덜나도록 무리한 설정은 배제해야 했다. 노숙자 컨셉은 뭐고, 우연인양 발견하고 어색한 발연기를 해야하는 멤버들은 뭐가 되는가. 멤버들보다 제작진의 실패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바람에 실려’가 시청자의 비판을 받는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는, 음악원정대의 목적을 흐릿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에 있다. 음악과 예능을 모두 담으려다보니 무리수가 남발한다. 현재로선 하나를 쫓기에도 버거워 보인다.



멤버들의 구성자체는 예능과 멀다. 임재범은 예능감이 좋지만 전체를 컨트롤하긴 경험부족이다. 이준호-넋업샨-히광훈은 예능보단 음악을 위해 참여했다. 김영호-이준혁은 배우출신으로 캐릭터를 잡고, 예능에 적응하는 모습을 담을 수 있지만 전문예능인은 아니다. 예능을 가장 잘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이 지상렬밖에 없다. 유일한 개그맨 지상렬이 강호동-유재석처럼 비예능인을 자연스럽게 예능인으로 둔갑시키는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1박2일 ‘복불복’처럼, 회마다 시간이 되면 당연히 해야 하고 분량을 만들 수 있는 예능의 소스도 바람에 실려엔 없다. 때문에 금문교앞에서 뜬금없이 기타 2개를 걸고 로버트드니로의 연기를 흉내내는 억지 분량을 뽑고, 임재범의 잠적같이 무리수를 동원한 에피소드를 만들어서 예능분량을 채우려 했던 것이다.

‘바람에 실려’는 예능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멤버가 거의 없고, 1박2일 복불복이나 나는가수다의 서바이벌 룰처럼 회마다 중심을 잡아줄 준비된 예능소스도 없다. 그렇다면 예능보다는 음악과 다큐에 좀 더 무게를 싣는 방향이 낫지 않았을까. 예능이 낯선 멤버를 대거 뽑아놓고 예능을 하려니 예능도 안 되고, 잠적 에피소드같은 무리수로 임재범만 우스운 꼴 만드니 그에 대한 매력도 반감시킨 셈이다. '바람에 실려'에 아마추어는 음이탈을 범했던 임재범이 아니라, 시청자의 눈높이를 이탈한 제작진이었다. 제작진은 기획의도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