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작교형제들 ‘류수영-최정윤’, 신혼 첫날밤에 던진 폭탄 3가지?
주말연속극 ‘오작교 형제들’ 19회에선, 황태범(류수영)-차수영(최정윤)부부의 신혼첫날밤이 그려졌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한 두 사람은, 한 침대에 나란히 누웠지만 어색함을 이기지 못했고, 결국 황태범이 차수영을 대신해 이불을 들고 거실로 나가면서, 신혼 첫날부터 그들도 원치 않았던 각방모드에 돌입했다.
신혼생활 촌극은 다음날 아침에도 발생했다. 옆집 사는 차수영의 엄마이자, 황태범의 장모 남여경(박준금)이, 맞벌이 부부를 위해 아침밥을 차려주겠다며 신혼부부의 허락없이 새벽부터 몰래 문을 따고 들어왔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거실에서 어깨를 훤히 드러낸 잠옷차림의 사위 황태범의 적나라했던 모습을, 장모 남여경이 목격하며 민망해 했던 상황을 연출했다.
잠에서 깬 황태범은, 장모가 몰래 출입했었다는 사실에 노발대발하며 아내 차수영을 다그쳤다. 이에 수영도 당황해하며, 태범에게 미안하다는 사과를 했다. 차수영은 딸의 신혼생활에 과잉 간섭과 집착을 드러낸 엄마 남여경의 무단출입을 적극 통제하겠다며, 남편 태범을 달래고 안심시키는데 주력했다.
오작교형제들 ‘류수영-최정윤’, 신혼 첫날밤에 던진 폭탄 3가지?
황태범과 차수영은 직장동료가 아닌 부부로서 첫출발을 했다. 그러나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사랑을 전제로 한 결혼이 아닌, 그들이 말하는 하룻밤의 실수(?)가 도화선이 됐다. 임신 사실을 알고, 미혼모가 되는 한이 있어도 아이를 낳겠다는 차수영의 결심이, 사랑없는 결혼은 힘들다는 황태범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그리고 일단 1년 동안 살아보고 이후를 결정하는 계약결혼이 이뤄졌다.
그러나 계약결혼을 사실을 양가부모님은 알지 못한다. 때문에 양가부모님이 그들의 신혼생활에 개입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황태범과 차수영간의 오해와 갈등은 증폭된다. ‘황태범-차수영’ 부부사이도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하고 확실한 상황정리가 안 된 시점에서, 장모 남여경처럼 다른 사람이 자꾸 그들 부부사이에 개입하면, 결혼생활에 스트레스만 가중될 수밖에 없다. 특히 억지로 결혼을 결심한 황태범의 입장에선 더욱 말이다.
어떻게 보면, 부부인 ‘황태범-차수영’의 관계보다, 장모와 사위관계인 ‘황태범-남여경’의 문제가 더 심각하게 보일 정도다. 가족드라마를 표방하는 오작교형제들에서, ‘장모-사위’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의 몫은, 황태범-남여경 그리고 차수영에게 주어진 셈이다. 즉 바람직한 ‘장모-사위’의 관계도를 그려가기 위해, 황태범과 남여경은 매번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고, 중간에 차수영이 역할도 중요해지는 것이다. 그들이 가족이란 이름아래, 화해와 이해로 매듭짓는 순간이 올 때까진 말이다.
오작교형제들에서 황태범-차수영의 품고 있는 폭탄은 3가지다. 그리고 신혼 첫날밤 동안, 그들이 제거해야 할 잠재된 폭탄이 무엇인지 더욱 명확해졌다.
첫째, 사랑없이 계약결혼을 한 부부가, 언제까지 각방에 머무르며 부부관계를 미루고만 있을 것인가. 어색한 건 마찬가지나, 적어도 남편 황태범에게 사랑을 느끼고 픈 차수영은 준비가 됐다고 볼 수 있기에, 황태범의 결심(?)만 남은 셈이다. 어떤 계기가 뒤따르겠지만, 원만한 부부관계는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떠올랐다.
둘째, 황태범을 떠난 첫사랑은 언제쯤 나타날 것인가. 황태범은 계약결혼을 하는 조건으로,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 여자가 나타난다면 자유롭게 만나도 되냐고 차수영에게 물었다. 차수영은 쿨한 척 동의했지만, 어쩔 수 없이 허락했다가 맞다. 그렇다면 태범에게 운명적인 여자가 나타날까. 첫눈에 반하는 식의 여자가 나타나 황태범의 마음을 흔든다면, 그는 바람둥이에 최악의 남자로 시청자의 지탄을 받게 된다.
그러나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이별할 수밖에 없었던 태범의 첫사랑과 운명적인(?) 재회를 한다면 욕먹는 건 마찬가지겠지만, 황태범의 캐릭터에 최소한의 개연성을 지킬 수 있다. 시기의 문제일 뿐, 황태범의 첫사랑은 등장할 확률이 매우 높아졌다. 결혼 전, 아버지 황창식(백일섭)이 태범에게 첫사랑얘기를 꺼낸 것도 그런 이유도 보였다. 태범과 수영이 각방생활을 청산하는 날, 태범의 첫사랑도 불쑥 나타나는 건 아닐까.
셋째, 양가 가족들이 모르는 ‘황태범-차수영’의 계약결혼. 사실 계약결혼이란 자체가 모든 문제의 시발점이다. 계약결혼 때문에, 모든 문제에 있어, 그들은 예민해지고 때로는 어색해진다. 부부사이를 늘 불안하게 유지시킨다. 그러나 만일 계약결혼사실이 양가부모님의 귀에 들어간다면, 그들 부부사이에 문제로 그치지 않고,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된다.
오작교형제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 폭탄급 문제를 안고 있다. 때론 지나칠 정도의 설정에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한다. 그나마 ‘황태범-차수영’커플은 오작교형제들에서 웃음을 주기도 하고, 드라마를 벗어나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화두를 던지기도 한다. 때문에 계약이 담보된 신혼생활에 접어든 그들이, 지금의 재미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향후 일어날 갈등과 오해를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던 첫날밤을 그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