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올연말 방송복귀설 웃기는 이유?
강호동이 세금탈루 의혹을 벗었다. 국세청에 따르면, 강호동이 추징당한 세액은 2007~2009년 3년간 가산세 등을 포함해, 연간 2억~3억원씩 약 7억원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이 추징한 7억원은 강호동의 담당 세무사가 필요경비에 해당한다고 신고한 비용에 대해, 국세청이 필요 경비가 아니라고 판단해 부과한 추징금일 뿐, 사기 및 기타 부정한 방법을 이용한 고의 탈세 행위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강호동은 추가로 부과된 세금을 납부하면 해결될 문제를, 조세범이란 누명을 쓴 채, 연일 쏟아지는 언론과 네티즌의 마녀사냥에 가까운 여론몰이를 이기지 못하고 연예계 잠정 은퇴라는 고뇌의 한 수를 던졌던 셈이다. 덕분에 방송3사는 패닉상태에 빠졌고, 네티즌은 강호동에게 은퇴결정을 거두고 다시 방송에 복귀해 달라는 청원이 쇄도하고 있다.
강호동의 입장에선 그나마 진실이 밝혀져 한숨 돌렸다고 볼 수 있다. 황당한 건 강호동의 탈세혐의가 불거졌을 땐, 국세청과 언론들이 사건의 진위를 외면한 채, 편파적인 ‘강호동죽이기’에 열중하다가, 그가 연예계 잠정적 은퇴라는 초강수를 꺼내고서야, 추석연휴가 끝나자마자 발빠른(?) 진실보도에 나섰냐는 점이다. 이러니 이번 사건을 둘러싼 각종 음모론이 은근히 설득력을 갖는 것이다.
강호동, 올연말 방송복귀설이 웃기는 이유?
어쨌든 세금이란 민감한 사안으로 국민MC 강호동을 건드려, 여론을 한곳에 집중시킨 효과는 컸다. 문제는 돌이킬 수 없는 강호동의 은퇴선언에 있다. 방송국과 시청자는 각각 효자프로그램과 국민MC를 잃었다. 다행히 강호동이 ‘잠정적’ 은퇴를 발표했기에, 그의 복귀가능성을 열어두었다는 점이다. 이제 초미의 관심사는, 세금이 아닌 은퇴를 선언한 강호동의 복귀시점이 언제일까에 집중되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은 그가 늦어도 내년 봄개편, 빠르면 종편개국에 맞춰 올 연말에도 복귀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순진한 발상이거나, 눈에 보이는 여론몰이를 통해 강호동의 은퇴를 번복하게 만들고, 강호동의 복귀를 압박하기 위한 방송사의 또 다른 언론플레이로 비칠 뿐이다.
강호동이 연예계 잠정적 은퇴선언 발표를 하던 기자회견에서, 여론의 반전을 부른 것은 어떠한 변명없이 자신의 실수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였음에 있다. 도덕불감증에 빠진 연예계는 말할 것도 없고, 편법과 비리로 얼룩져 국민의 외면을 받는 정계와 재계를 돌아봐도, 강호동과 같은 선택을 한 이들은 매우 드물다. 억울했던 강호동은 충분히 변명을 할 수 있었지만, 오히려 은퇴라는 자신이 감당하기 버거운 가혹한 결정을 내렸고 눈물마저 삼켰다.
누구보다 방송 일을 좋아한 만큼 공로를 인정받았던 국민MC가 영구은퇴까지 고려했다면, 그가 이번 사건을 통해 받은 상처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늘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고, 자신감이 넘쳤던 남자 강호동이 국민앞에 초췌한 모습으로 눈물을 보였다. 진정 올 연말에 방송복귀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연예인이 아닌 한 남자의 자존심, 받았던 상처는 전혀 고려하지 못한 착각일 뿐이다.
우선 강호동이 받았던 상처가 치유될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그동안 다친 명예와 자존심을 회복해 줄 만한 카드를 방송사가 내놓지 못한다면, 그의 복귀도 늦춰질 수밖에 없다. 어차피 상업논리가 지배하는 연예, 방송계에서 시간에 비례해 강호동이 쥘 수 있는 카드는 늘어나기 마련이고, 그의 몸값은 자연스럽게 폭등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방송사와 언론, 갈대같은 네티즌이 바라는 대로, 강호동이 쉽게 방송복귀를 할 리 만무하다.
시청률제조기 강호동을 올 연말이나 내년 봄에 잡고 싶은 건, 방송사의 바람에 불과해 보일 뿐이다. 오히려 그가 3년에서 5년가량 진행했던 프로그램 모두를 동시에 내려놓음으로써, 선택의 폭이 다양해진 강호동은 느긋한 입장으로 볼 수 있다. 쉬지 않고 달려온 지친 심신을 재충전하고, 향후 계획을 신중하게 따져 볼 시간적 여유를 얻은 셈이다.
내년 2월엔 '1박2일'이 종영한다. 강호동이 ‘1박2일’의 하차를 결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그는 배신자로 몰려 매일같이 쏟아지는 여론의 뭇매에 시달렸다. 하차도 시청자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현실. 프로그램이 매너리즘에 빠져 동력을 잃고 게스트에 연명하며 한계에 부딪히고 있었다는 관련 사실들은 뒷전이었다. 결국 많은 운동선수가 그렇듯, 예능프로그램도 정상에서 내려놓고 싶었던 강호동의 선택은 환영받지 못했다.
봄개편 복귀설은 1박2일의 시즌2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내년 2월 종영시점과 맞물린다. 향후 시청률의 흥망에 관계없이 국민예능 1박2일 여운이 시청자에게 남은 상황에서, 과연 봄개편에 맞춰 강호동이 무리하게 타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려 들겠는가. MBC ‘무릎팍도사’나 SBS '강심장‘ 등이 강호동의 하차로 고민을 반복하며 패닉에 빠진 것과 달리, KBS예능국이 메인MC 강호동이 없이도 1박2일을 2월까지 방송하겠다며 결정을 시원하게(?) 내린 덕에, 강호동의 봄개편 복귀가 생각만큼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가장 황당하고 웃긴 전망은 강호동의 올 연말 복귀설이다. 종편개국에 맞춰 컴백한다니, 아무리 잠정적 은퇴라지만 너무 강호동을 가볍게 보는 것 아닌가. 강호동 입장에선 성공여부를 알 수 없는 올 연말 종편 개국에 무리하게 스케줄을 맞출 필요가 전혀 없다. 종편이 가세한 방송계를 충분히 관망한 뒤, 그가 원하는 새로운 도전에 어울릴 프로그램을 찾아, 내년 가을 개편쯤 방송에 복귀할 가능성이 그나마 설득력이 느껴지는 이유다.
어찌됐든 방송복귀의 키는 강호동이 쥐고 있다. 워낙 방송에 애착을 갖았던 강호동이기 때문에, 그의 이른 복귀를 예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강호동은 언론이나 여론에 휘둘릴 수준을 넘어섰다. 매번 허를 찌르는 승부사 강호동이기 때문에, 방송복귀시점도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다. 분명한 건, 이번 사건을 통해 그가 상처를 입고 잃어버린 자신감과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방송복귀도 앞당길 수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