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1박2일 시청자투어, 아쉬웠던 강호동효과?

바람을가르다 2011. 8. 29. 07:53






28일 해피선데이 1박2일에선, 시청자투어 제3탄을 앞두고 객원MC 성시경-전현무-백지영-김병만이 합류한 시청자투어 대비캠프 2편이 방송됐다. 그리고 지난 주에 이어 이 날 방송에서도 객원MC들의 활약은 빛났다. 특히 성시경과 전현무는 기존 멤버들조차 배꼽빠지게 만들 정도로, 리얼 예능에서 뽑을 수 있는 예능감이란 무엇인지를 톡톡히 보여 줬다.

휴게소에서 펼친 인지도 미션에서, 은지원은 10분을 버텨내 점심값 6만원을 획득했다. 이에 나영석PD는 강호동-성시경중에 한명이 나서서, 춘천시내에서 알아보는 사람없이 5분을 버티면 닭백숙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성시경은 안경을 벗으면 시민들이 자신을 몰라볼 것이라며 도전했다. 그렇게 예능을 대하는 성시경의 적극적인 마인드가 대박 웃음을 낳은 시작이었다.



설마 성시경을 몰라볼까? 그러나 5분이 넘도록 아무도 성시경을 알아채지 못했거나 알았어도 말을 걸지 못했다. 전자에 더 가까웠던 게 사실이다. 성시경으로선 미션성공여부에 관계없이 자존심이 상할만한 대목이었다. 이를 지켜보던 전현무가 ‘성시경 화난 거 같다.’며 멤버들과 함께 은근히 그 모습을 즐겼다. 급기야 등갈비를 걸고 백지영을 투입한 나영석PD. 성시경-백지영 커플마저 춘천시민들의 외면속에 3분을 버티자, 전현무는 저 커플은 세 시간도 버티겠다며 독설 연타를 날렸다.

결국 비장의 카드 이승기가 자원해서 출동했다. 성시경-백지영-이승기면 상식적으로 게임오버여야 하는데, 춘천시민의 무관심은 정말 대단했다. 3인조는 모자를 벗어보고 얼굴을 알리려 애썼지만, 그들에게 접근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에 전현무는 셋이 뭉쳐서 저 정도밖에 안 되냐고 재차 독설을 날렸고, 강호동은 길을 물어봐도 되겠다며 거들었다. 밉상 2인조 강호동-전현무의 멘트는, 양념처럼 웃음을 배가시켰고, 춘천시민들에게 격분한(?) 나영석PD도 예능PD의 관록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1박2일 시청자투어, 아쉬웠던 강호동효과?

먼저 도착해 기다리다 혼자 놀기의 달인이 된 김병만이 합류한 베이스캠프에서, 연령별 조장을 뽑는 복불복이 이뤄졌다. 가장 힘들다는 영유아(1~9세)를 뽑은 전현무는 절망감에 쓰러지는 맛깔난 리액션으로 또 한번 큰 웃음을 주었다. 이에 뒤질세라 90대 조장이 된 성시경은, 사연속 고조부(97세)와 고손녀(3세)의 사진을 보며 눈물을 훔치는 리액션과 멘트로 감동을 뽑아냈다. 이렇듯 전현무-성시경은 1박2일 시청자투어3탄의 확실한 히든카드임을 입증했다.

객원MC들의 활약만 빛난 건 아니었다. 1박2일 메인MC 강호동의 존재감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강호동은 게스트인 성시경-전현무-백지영-김병만과도 잘 어울리며, 그들이 자연스럽게 분량을 뽑을 수 있도록 능숙한 써포트를 했다. 그리고 전화통화를 이용한 시청자와의 직접적인 교감에 있어서는, 왜 강호동이 없는 1박2일은 종영할 수밖에 없는지를 확인시켜 주었다.



연령대별로 한 분씩 시청자투어 합격통보를 전하는 전화통화 시간. 80대 조장 김종민과 연락이 닿은 허숙할머니는 유일하게 보는 프로그램이 1박2일이고 강호동팬이라며 시청자투어에 참가를 굉장히 기뻐했다. 입수할 각오까지 했다면서, 강호동만큼이나 우렁찬 목소리에 에너지가 넘치는 80대 할머니였다.

70대 조장 은지원과 통화한 정원생할아버지도 강호동의 팬이었다. 정원생 할아버지는 은지원과 통화할 때와 강호동과 통화할 때의 목소리 톤이 확연하게 달라져 큰 웃음을 주었다. 호불호가 확실한 솔직하고 순수한 할아버지의 리액션이었다. 역시 어르신들에겐 뽀로로가 아니라, 1박2일 강호동이 최고임을 보여준 상황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20대 조장 강호동은 박세라씨와 통화하며, 그녀의 열정과 패기를 고스란히 끄집어내며 젊은이들과도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MC임을 보여줬다.

그렇게 강호동은 일반 시청자와도 재미를 뽑을 줄 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다른 MC처럼 굳이 강호동이 액션을 취하지 않아도, 일반인들이 먼저 적극적으로 강호동에게 액션을 취한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일반인들에겐 강호동이 편하고 친숙하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인지도 미션과 비교하면 더욱 확연히 알 수 있다. 시민들이 은지원-성시경-백지영-이승기를 몰라보고 접근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알면서도 지나치는 경우도 적잖았을 것이다. 그것이 국민MC 강호동과 다른 연예인의 차이다.



1박2일이 종영하고, 제작진도 시즌2에 대해 확신할 수 없는 건, 바로 강호동효과에 있다. 단순히 강호동의 탁월한 진행능력 때문만이 아니다. 1박2일처럼 여행이 컨셉인 프로그램은 시민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다. 그동안 1박2일이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녹아들 수 있는 중심에 강호동이 있었다. 1박2일속에 강호동의 색깔이 너무 강하게 베어있다. 그를 대체한다는 생각자체가 무리수로 보일 정도다. 때문에 많은 시청자가 강호동의 하차 결정을 1박2일 폐지와 직결시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청자투어 대비캠프는 성공적이었다. 전현무-성시경 등 객원MC들의 활약도 좋았고, 전화통화에 불과했지만 시청자와 나눈 시간도 웃음이 넘쳤다. 여기엔 강호동 효과가 빛을 발했다. 다만 그렇게 1박2일 강호동을 좋아하고 응원하는 시청자가 많다는 걸 알면서도, 종영을 앞두고 있다는 외면할 수 없는 사실에 즐거움과 아쉬움이 엇갈린 시간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