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싱위드더스타 김주원, 발레리나 심사위원의 두얼굴?
지난 주 ‘댄싱위드더스타’ 파이널 경연에서, 문희준-안혜상커플이 최종 우승에 등극했다. 김규리-김강산커플의 결정적인 실수가 있어 아쉽고 안타깝기도 했지만, 문희준-안혜상커플은 상대팀의 실수가 없었더라도 충분히 우승을 거머쥘 수 있을 만큼 매번 진화된 실력을 선보였고, 긴장감이 극대화된 파이널에서조차 여유를 가지고 댄스스포츠를 즐길 만큼 환상적인 호흡과 무대연출로 감탄을 자아냈다.
그래서 문희준-안혜상커플의 눈물이 더욱 인상깊었다. 새로운 도전을 향한 그들의 열정과 피나는 노력이 우승이란 결실을 맺었기 때문이다. 특히 예능에서 늘 웃음을 주던 문희준이 마지막 순간에 감정을 주체 못하고 연신 눈물을 흘렸던 건, 결실을 맺기 위한 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한편으론 아름다웠는지 보여 준 대목이었다.
또한 문희준-안혜상커플의 우승 과정을 돌이켜보면, 심사위원의 공정한 심사와 시청자의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을 수 있다. 댄스위드더스타 방송 중반까지만해도 문희준-안혜상커플은 실력에 비해 저평가된 팀이었다. 시청자는 김규리나 제시카고메즈에게 더 큰 관심과 호응을 보내고 있었다. 문희준-안혜상커플로선 충분히 섭섭할 수 있었다.
그 때 중심을 잡아준 게 심사위원 3인방 남경주-황선우-김주원이었다. 그들은 객관적인 심사로 문희준-안혜상커플의 무대를 평가했고, 그들이 동기부여를 할 수 있게끔 거들었다. 그러나 심사위원을 바라보는 시청자의 반응은 냉랭했다. 심사위원이 참가자에게 매긴 점수편차가 크지 않았고, 객관성이 결여되었다는 지적도 줄곧 들어야 했다. 그리고 비난의 중심에 심사위원이자 프리마 발레리나 김주원이 있었다.
댄싱위드더스타 김주원, 발레리나 심사위원의 두얼굴?
김주원은 독설가 황선우와 대조적으로, 매번 참가자들의 기운을 북돋고 칭찬위주의 심사평을 남겼다. 문제는 김주원의 심사평이 시청자의 눈에 지나치게 주관적으로 보였다는 사실이다. 마치 심사위원석에 시청자 한 사람이 앉아서 자기 느낌을 표현한 수준이었다. 아무리 그녀의 심사평을 명언과 어록제조기라고 포장해도, 객관적인 심사평을 기대하는 시청자에겐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댄싱위드더스타’는 심사위원 3인 50%와 시청자 문자투표 50%로 매주 탈락자를 배출하고 최종우승팀까지 선출했다. 그렇다면 심사위원 한 명의 점수와 견해는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심사위원에겐 주관적인 평가보단 전문적인 식견을 바탕으로 기술적인 부분과 표현력에 대한 디테일한 심사평에 기대가 앞설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김주원은 매번 댄싱스타의 음유시인마냥, 은유적 표현으로 주관적인 느낌을 두루뭉술하게 전달하는 심사평을 반복했다. 김주원의 전공분야가 댄스스포츠가 아닌 발레이기 때문에, 댄스스포츠 국가대표 황선우감독과 비교할 순 없겠지만, 뮤지컬배우 남경주만큼은 객관적인 심사평을 남겨주길 바라는 시청자가 적지 않았다. 참가자들에겐 김주원의 응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되었을 진 몰라도, 그녀의 심사기준에 대한 의문부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26일 댄스위드더스타의 마지막회가 방송됐다. 이 날은 출연자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중심으로 그려졌다. 그리고 심사위원 3인방의 스페셜무대도 펼쳐졌다. 황선우-남경주의 무대도 좋았지만,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우아하고 품격있는 무대를 선보인 발레리나 김주원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김주원은 파격적인 블랙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발레와 탱고를 접목시킨 무대를 완성시켰다. 절도있는 동작과 무브먼트, 매번 바뀌는 얼굴 표정연기 하나하나에 섬세한 표현력과 고난도 리프팅까지 예술가의 혼이 담긴 무대란 무엇인지 시청자에게 보여주었다. 마치 그녀가 즐겨쓰던 시적 표현을 몸으로 구현하면 이런 것이다를 보여줬다고 할까.
무대 위엔 심사위원 김주원은 없었고, 프리마 발레리나 김주원이 있었다. 갸날프고 순수하던 심사위원은 없고, 본능에 충실한 카리스마 발레리나만 진하게 남았다. 그리고 김주원이 왜 댄스위드더스타에 심사위원으로 어울렸는지 그제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가 발레리나로서 완벽한 무대를 선보였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뼈만 남아 보일정도로 갸날픈 그녀의 몸매를 보니, 아무리 직업이라해도 관리를 얼마나 철저히 해왔는지 알 수 있었다.
발레든 댄스스포츠든, 얼마나 힘들고 고생이 뒤따르는지 알기 때문에 심사위원 김주원은 독설을 하지 못하고, 참가자들의 실수를 야박하게 꼬집지 않았다. 특히 댄스위드더스타에 참가자들은 전문가가 아닌, 서툰 댄스스포츠 실력에 파트너쉽을 바탕으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위해 연습량도 많았고 잦은 부상도 이 악물고 감춰야했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심사위원 김주원은, 그들에게 독설대신 격려와 응원의 메세지를 아끼지 않았다.
댄싱위드더스타가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그리고 내년에 시즌2로 다시 돌아온다고 밝혔다. 방송내내 심사위원자질을 두고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렸던 발레리나 김주원. 돌이켜보면 채찍처럼 황선우감독같은 날카로운 독설가도 필요하지만, 당근처럼 김주원같은 따뜻하고 포용력있는 심사위원도 있어야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