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무한도전 패닉룸’ 영화 패러디
지난주 여름특집 ‘2009 서바이벌 동거동락(同居同樂) 2탄’은 기대만큼 재미를 주진 못한 듯 싶다. 그래서인지 이번주 여름특집 3탄 '무한도전 패닉룸'으로 자연이 기대치가 옮겨가게 된다. 지난 주 예고편을 보면 <페르마의 밀실>이란 영화가 떠오른다. 굳이 이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패닉룸' 편이 어떤 상황으로 전개될 지 예측이 가능하나, 관련 정보를 알고 본다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페르마의 밀실 : 원제 Fermat’s Room>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스페인 영화로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여기서 페르마는 17세기 프랑스의 수학자 피에르 페르마 (Pierre de Fermat)를 가리킨다. 근대의 정수 이론 및 확률론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으며 좌표기하학을 확립하는 데도 기여한 인물로, 굳이 이공대출신이 아니더라도 '페르마의 정리'는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본론으로 돌아가 페르마라는 별명을 가진 낯선 이에게 초대된 네명의 천재수학자가 외딴 섬 어느 별장으로 향하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네사람은 휴대폰으로 걸려오는 페르마의 지시에 따라 별장 내 조용한 밀실안으로 들어간다. 이후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며, 밀실을 빠져 나가려 하지만, 이미 때는 늦는다. 밖에서 닫힌 문은 열리지 않고 문고리마저 부서진 채, 밀실안에 갇힌 네명의 수학자들. 그 때부터 그들에게 핸드폰을 통해 수학과 관련된 수수께끼를 내기 시작하는 페르마. 1분 내에 정답을 맞춘다면 밀실 안은 온전하나, 시간을 초과하는 시점부터 압축기가 움직인다. 위에 포스터를 보면 어떤 식으로 방안이 좁혀 드는 지 알 수 있다. 살기 위해 힘을 합쳐 문제를 풀어야 하는 네명의 수학자들과 지능범 사이에 벌어지는 고도의 두뇌게임.
<무한도전>의 예고편에서 드러났듯이, 컨테이너 속에 모인 무도멤버들은 제작진이 낸 문제를 풀게 되며, 오답일 경우 준비된 크레인을 통해 컨테이너가 송두리째 들리면서 공중으로 올라가 멤버들이 고초를 겪는 장면이 맛보기로 살짝 비치기도 했다. <페르마의 밀실>과의 차이점이라면, 별장 내 밀실과 컨테이너, 압축기와 크레인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나오는 이들.
혹자는 빈센조 나탈리 감독의 1997년도 명작 <큐브>를 떠올릴 지 모르나, 수수께끼를 푸는 것은 같을 지 몰라도 <큐브>에선 문제를 풀면 또 다른 큐브가 열리며 이동이 가능하나, <페르마의 밀실>에선 이동자체가 없다. <무한도전>팀은 제작비(?) 차원에서 <큐브>가 아닌 <페르마의 밀실>을 선택한 듯 싶다.
페르마의 밀실속에 무한도전은 어떨까. 네명의 수학자가 아닌, 대한민국 평균이하라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멤버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날 것 같다. 무도멤버들과 심리 및 두뇌게임을 펼친다는 발상부터 눈길을 끌 뿐 아니라, 문제의 난이도가 어떨지도 무척이나 궁금하다. 분명한 건 그들은 이미 이러한 스타일로 웃음을 뽑아낸 전력이 있었다는 사실에서 기대감을 높인다.
<무한도전>은 이전에도 종종 기존의 영화를 활용해, 패러디와 리얼예능을 접목시킨 새로운 형태의 소스로 재미와 웃음을 선사하는 기발함을 보여왔다. <놈놈놈>을 패러디 한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편 이라던지, <프리즌 브레이크>를 연상시키는 '여드름 브레이크'가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주는 <페르마의 밀실>이다. 예능 9단 김태호PD가 어떤 밑그림으로 유재석을 비롯한 출연진들을 곤경(?)에 빠뜨릴 것이며, 멤버들은 어떠한 재치와 퍼포먼스로 시청자들의 배꼽을 쥐게 할 것인지, 그들의 유쾌한 심리게임에 시선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