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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종영 결정, 시청자가 모르는 진실!

바람을가르다 2011. 8. 20. 08:44

 

 



해피선데이 ‘12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6개월 뒤 종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나영석PD는 폐지는 아니라면서, 강호동을 비롯한 멤버 여섯 명이 전원 하차하는 내년 2월은 12일 시즌1이 끝난다는 의미로 이해해주길 바랬다. 그리고 시기는 불투명하나 12일 시즌2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2일이 종영을 앞당긴 배경에는, 메인MC 강호동의 하차 의지가 결정적이었음도 부인하진 않았다. 리더 강호동은 시청률이 떨어지면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현실을 고민했고, 멤버들도 같은 생각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결국 누구 한 사람의 빠짐도 없이, 친한 사람들이 가장 즐겁고 열심히 할 수 있을 때, 일단락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거란 판단이 섰다고 밝혔다.

12일 종영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네티즌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의 결정을 존중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종영을 반대하며 비판을 넘어 비난을 퍼붓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이번 종영사태에 책임을 하차설, 종편행 등이 언론을 통해 거론된 강호동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며, 비난하는 다수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12일 종영 결정 속엔 그들이 모르는, 어쩌면 알면서도 외면하는 진실이 있다. 그리고 그 진실은 나영석PD의 인터뷰 내용속에서도 읽을 수 있다.


12일 종영 결정, 시청자가 모르는 진실!

12일도 그렇지만, 모든 예능프로그램은 시청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시청률이 떨어지고, 시청자의 외면을 받는다면 해당 프로그램은 살아남을 수 없다. 상업방송은 결국 광고를 팔아 제작비를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매년 500억 이상이란 엄청난 광고수익을 안겨주는 효자예능 12일이 이러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을까. 게다가 시청률에서도 4년이 넘도록 예능프로그램 중 톱을 달리고 있다.  언뜻 보기에 12일의 문제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시청자도 알고 있었다. 12일이 예전 같은 재미와 감동에서 조금씩 비껴가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늘 시청률 30%중반을 오가던 시청률도, 올 봄을 지나면서 시청률 20대 후반에서 초반까지 떨어지고 있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시청률이 떨어지는 데엔 이유가 있다. 


12일을 놓고, 시청자에게 가장 많이 나오는 반응 중에 하나가 식상하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현재 복불복을 비롯한 기존 포맷은, 12일 프로그램에 가장 최적화된 것이다. 기존의 틀을 깨고 다른 변화를 시도하기엔 위험 부담도 클 뿐더러, 포맷을 변경할 시간적인 여유도 없었다.

때문에 제작진과 멤버들은 매주 식상하다는 편견과 한계를 이겨내고 같은 룰에서 재미를 주기 위해, 두배, 세배의 노력과 고생을 해야 했다. 방송을 보면 그 흔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그들이 고생한다고 해서 재미가 보장되진 않는다는 사실이다. 시청자는 그들의 고생은 뒷전이고, 재미가 있느냐 없느냐로 판단할 뿐이다. 리모컨은 언제든 채널을 돌릴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해 김C MC몽이 차례로 하차했다. 그러나 시청자는 12일을 지켜주었다. 시청률은 오히려 40%를 육박할 정도였다. 현재는 어떤가. 가랑비에 옷 젖듯이 소리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었다. 시청자가 외면할수록 제작진과 멤버들은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시청률표를 보며 시청자의 넘치는 사랑에 힘을 내던 멤버들이, 떨어지는 시청률에 기운이 빠지고 불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오히려 시청자의 애정이 남아 있는 이 시점에 프로그램을 내려놓는 게 그들에겐 최선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올해 들어 특히 12일을 보면, 그들이 예전처럼 여행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종종 들었다. 그건 시청자보다 멤버들이 더 빨리 느끼고 체감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강호동을 비롯한 멤버들에게 동기부여가 필요했지만, 제작진은 제작진대로 아이디어 고갈로 고생을 반복해야 했고, 시청자는 응원의 목소리대신 비판과 비난의 날을 세우기 바빴다. 그리고 비판과 수용만이 소통이라고 시청자는 착각하는 실수도 마다 않았다. ‘이해와 배려가 담보되지 않았는데, 과연 소통이 가능할 수 있었을까.

이번 종영사태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시청자의 의견은, 멤버들간에 의리가 없고, 누구 때문에 누가 손해라는 식의 비판이다. 멤버들이 아무리 일 때문에 만난 사이라 하더라도 4년이 넘게 전국을 돌아다녔다. 시청자가 12일이 재미없어 리모컨을 돌리던 순간에도, 멤버들은 서로를 믿고 의지하던 상황이 방송되고 있었다. 멤버들과 제작진이 하차와 종영을 놓고 긴 시간 고민을 반복했을 때, 일부 시청자는 악플 몇 줄로 그들의 우정과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매도하고 있었다.  

12일이 종영을 선언했다. 시청자가 알아야 할 진실은 하나다. 강호동-이수근-이승기-은지원-김종민-엄태웅-C-MC몽 등 멤버들과 나영석PD를 비롯한 제작진들이 만들어서 내놓았던 12일 프로그램이, 4일이 아닌 4년이 넘도록 시청자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었다는 사실이다. 그들에게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박수와 응원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 시간 그들이 주었던 즐거움을 외면한 채, 비난과 저주를 퍼붓는 게 정말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