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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명월 한예슬, 실망스러운 발언?

바람을가르다 2011. 8. 18. 09:27




 

 

드라마 <스파이 명월>에 여주인공 한예슬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한예슬스파이명월에 연출 황인혁PD와의 잦은 마찰과 살인적인 드라마촬영스케줄 등을 이유로, 지난 15일 미국 LA행 비행기에 몸을 실으며 드라마 포기의사를 비쳤으나, 결국 1인 시위는 3일 천하로 끝나고 그녀가 혐오하던 밤샘촬영장으로 복귀하게 됐다.

 

한예슬의 복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한예슬의 돌발행동에 틀어진 스파이명월의 제작진과 배우들을 그녀와 화해시키는 일이 급선무다. 그러나 스파이명월 스태프와 배우들은 '한예슬 사건 전모'를 공개해 한예슬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또한 한예슬의 스타일리스트 등 측근들의 발언도 양쪽간에 갈등을 부추긴 셈이 됐다. 때문에 공항에서 있었던 한예슬의 인터뷰는 중요했지만, 아쉽게도 실망감만 주고 말았다.

 


스파이명월 한예슬, 실망스러운 발언?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한예슬은 기다렸던 취재진을 향해, 드라마촬영을 거부하고 갑작스런 미국행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내가 처한 상황이 얼마나 열악했는지 내 고민들이 알려지길 바랐고 나 같은 희생자가 다시 나오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동료 연기자들과 스태프들에게 피해를 준 점에 대해서는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것 같았다."
"내가 옳은 일을 했다고 믿고 싶다. 훗날 내가 했던 행동에 대해 이해해주실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다. 하지만 이 일로 관계자 분들이 다시 자신을 돌아볼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한예슬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새로울 건 없었다. 이미 알려진 대로, 살인적인 스케줄, 열악한 드라마 제작환경에 대한 불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리고 한예슬이 불만을 터트렸던 내용은 시청자도 공감하며 하루빨리 개선되길 바라는 내용들이다.

 


그럼에도 문제가 되는 건 그녀가 자신을 희생자 1순위로 놓았다는 데 있다. 또한 촬영거부와 잠적이 옳았다고 생각한 그녀의 발언이었다. 동시에 관계자 분들이 자신을 돌아볼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해,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으로 비춰졌고, 시청자와 동료들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지 않았음은 아쉽고 실망스러웠다. 그녀가 촬영장에 나타난다면, 과연 반겨줄 동료가 얼마나 될 지 걱정이 앞설 정도다. 

 

배우 한예슬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그녀의 선택에 공감할 수 없었던 건, 촬영거부와 돌연 미국행으로 동료와 시청자의 약속을 져 버린 것에 있다. 약속을 지키고 책임을 다 한 후에, 불만과 개선점을 내세워야 최소한의 설득력을 담보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60분이 넘는 드라마를 주 2회 방송하면서도, 생방송수준으로 촬영하는 현재 국내 드라마의 제작시스템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는 데, 이미 많은 이들이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때문에 한예슬의 고충을 이해하고, 그녀의 선택에 응원을 보내는 네티즌도 많다.

 


그러나 한예슬은 신인배우가 아니다. 국내드라마의 제작환경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런 그녀가 이를 감수하고 스파이명월에 여주인공으로 계약을 맺은 것이다. 그렇다면 그녀가 요구했다는 주 5회 촬영도 계약 당시에 조건으로 내걸었어야 했다. 또한 기타 문제가 될 만한 사안들도 협의할 수 있었다. 계약 당시 신중하지 못했던 한예슬 본인의 잘못은 없었는가.  

 

한예슬이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드라마를 포기할 지경까지 이르렀을 때엔, 충분한 이유가 있었을 거란 생각도 든다. 동시에 위약금 100억 소송, 결혼설 등 배우 한예슬 죽이기에 가까웠던 언론보도 등이 쏟아졌을 땐, 그녀가 안쓰러웠던 게 사실이다. 이유를 막론하고 결국 한예슬이 백기를 들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아쉬운 건 공항에서의 인터뷰다. 많은 대중이 그녀의 선택을 이해하고, 동정표를 던지던 시점이었다. 그렇다면 한예슬은 좀 더 낮은 자세로 임했어야 했다. 사과가 우선되고 약속을 깬 잘못에 대한 인식이 뒤따라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희생자로서 옳은 일을 했다고 믿고 싶다는, 오직 한예슬 본인을 위한 변명을 늘어놓은 인상을 주었다는 게 씁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