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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하차설, 왜 1박2일 포기했나?

바람을가르다 2011. 8. 11. 10:21







10일 언론을 통해 해피선데이 ‘1박2일’의 메인MC 강호동의 하차설이 불거졌다. 강호동은 지난 달 이미 1박2일 제작진에 하차 의사를 전달했고, KBS예능국에선 그를 잔류시키기 위해 설득 중에 있다는 소식이다. 이를 접한 네티즌도 강호동의 1박2일 하차는 생각할 수 없다며, 강호동 하차반대 10만명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예정됐던 황금어장 ‘무릎팍도사’의 녹화가 연기된 강호동을 비롯, 나영석PD 등 1박2일 제작진은 연락이 두절된 상태로, ‘강호동 1박2일 하차설’은 설이 아닌 하차로 굳어지는 분위기를 반영한다. 때문에 1박2일 하차이유를 놓고, 언론을 중심으로 여러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는 건, 강호동이 종합편성채널의 개국시점에 맞춰 1박2일 하차를 결심했다는 예상이다. ‘1박2일’ 이명한-신효정PD, 강호동의 ‘천생연분’과 ‘무릎팍도사’를 연출한 여운혁PD 등, 지금의 국민MC 강호동을 탄생시킨 유명 스타PD들이 종편행을 택했고, 그들의 러브콜을 외면하기 힘들었을 것이란 반응이다.

게다가 종편행은 국민MC 강호동의 몸값을 천정부지로 올려줄 황금알이란 배경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강호동은 1박2일과 무릎팍도사의 경우, 계약서없이 출연연장을 해왔다는 점에서 시기의 문제였을 뿐, 해당프로그램의 하차를 줄곧 고민해 왔고, 강호동의 1박2일 하차는 예정된 수순이란 반응이 지배적이다.



강호동 하차설, 왜 1박2일 포기했나?

강호동의 공식입장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1박2일의 하차를 확신할 순 없다. 그러나 운동선수출신으로 승부사기질이 강한 강호동의 성격이나 그동안 보여 왔던 그의 행보를 감안할 때, ‘하차설’이 대두됐다는 자체만으로 1박2일 하차에 무게가 쏠리는 게 사실이다. 하차설이 불거진 이상, 강호동이나 1박2일제작진이 그의 하차를 공식발표하는 일만 남은 것 같다.

문제는 1박2일의 존폐여부와 남은 멤버들(이수근-이승기-은지원-김종민-엄태웅)이다. 남은 동생들이 맏형 강호동이 없는 1박2일을 지킬 수 있겠느냐는 사실이다. 물론 언론보도에 따르면 강호동이 이달 말까지만 촬영을 하겠다고 제작진 측에 전달했다지만, 대체할 메인MC를 구할 시간적 여유도 주지 않은 채, 과연 그가 무책임하게 1박2일을 그만 둘 수 있겠는가.



새로운 메인MC를 구한다는 것도 사실상 힘들다. 김C-MC몽 등의 하차와는 다르다. 시청자에겐 ‘강호동=1박2일’이란 인식이 강하다. 블루칩 이승기를 비롯해 다른 멤버들이 모두 하차하고 강호동 혼자만 남는다해도, 1박2일은 큰 무리없이 방송할 수 있고 시청자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강호동이 빠진 1박2일은 다르다. 방송국입장에선 차라리 1박2일을 폐지하는 게, 시즌2의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서라도 현명한 선택이란 판단이 설 수 있다.

물론 1박2일 시즌2가 지금처럼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강호동을 다른 MC로 대체하고, 그가 없는 1박2일을 무리하게 진행하다가 시청자의 외면속에 시즌2의 여지마저 사라지게 하는 악수를 두기도 힘든 상황이다. 즉 강호동이 하차결정을 번복하지 않는다면, 1박2일도 폐지하는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맏형이자 리더 강호동이 하차를 결정한다면, 은지원-이승기 등 다른 멤버들의 하차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메인MC를 맏형으로 섬기고 적응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강호동과의 의리를 생각해서라도 동반하차로 시청자와의 이별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맏형 강호동의 책임감이 재차 거론될 수 있는데, 동생들을 배신한 것 아니냐는 일부의 시각도 있다. 그러나 오히려 강호동이 동생들과의 상의아래 총대를 멘 것으로 볼 수 있다. 방송관계자에 따르면 강호동이 1박2일 하차를 결심한 이유로, 프로그램이 최고의 위치에 있을 때 박수를 받고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는 사실을 꼽고 있다.

1박2일은 4년이 넘도록 일요예능의 최강자로 흔들림이 없었다. 다만 예전에 비해 재미의 순도가 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포맷의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그들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치는 회가 거듭할수록 높아지는데, 이렇다 할 변화를 주기엔 제작진도 멤버들도 여유가 없었다. 고생은 예전보다 더하는데, 시청자는 새로운 무언가에 갈증을 느끼며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았고, 제작진과 멤버들도 가중된 피로와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웠다.

올해 초 이승기의 하차설이 불거졌을 때, 그는 일본진출을 준비중에 있었다. 그에겐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러나 시청자의 반대와 동료들에 대한 의리를 지키기 위해 1박2일에 남았다. 이승기가 1박2일에 남은 대가는 실질적으로 초라했다. 본업인 가수에 충실할 수도 없었고, 연기자로서 드라마나 영화의 스케줄을 잡지도 못했다. 반면 1박2일은 시청률이 예전만 못했고, 방송직후 매번 불거지는 비판여론에 늘 몸살을 앓아야 했다.



아무리 1박2일이 국민예능으로 대접을 받아도, 변화와 발전없이는 현재의 인기를 보장할 수 없다. 오히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을 걱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강호동 본인 뿐 아니라, 이승기 등 한창 잘 나가는 동생들을 위해서라도, 시청자가 프로그램과 멤버들의 애정이 남았을 때 폐지를 앞당기는 게 맏형의 도리라고 생각할 수 있다.

강호동이 1박2일에 남는 한, 이승기는 물론이고 그가 끌어 준 이수근-은지원 등도 개인적인 사유를 들어가며 하차를 고려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차를 염두한 멤버에겐 시청자의 시선이 따가울 수밖에 없다. 오히려 강호동이 하차를 결심하면, 1박2일 폐지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고, 방송활동에 있어 동생들의 선택 폭도 그만큼 늘어난다.

어떤 선택을 하든 강호동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문제는 1박2일을 사랑하고 재미를 느끼는 다수의 시청자다. 여전히 1박2일을 방송으로 만나고 싶어한다. 일요일 저녁에 1박2일을 대체해 줄 프로그램은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물론 시청자와 바람과 맞물려 강호동의 극적인 잔류도 기대할 수 있다. 때문에 강호동이 진행하는 다른 프로그램은 몰라도, 1박2일만큼은 그가 좀 더 지켜주었으면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