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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언론의 불쾌했던 돈타령!

바람을가르다 2011. 7. 28. 07:28







중국 상하이에서 벌어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경기에서, 마린보이 박태환선수가 48초 86의 전체 14위 기록으로 결승진출이 무산됐다. 그러나 자유형 100M는 박태환의 주종목이 아니었던 터라,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연습량을 감안할 때 충분히 의미있는 성과라고 볼 수 있었다.

이에 앞서 자유형 200M 결승에선, 4위에 머물러 아쉽게도 메달획득에 실패했다. 그러나 1위를 차지한 라이언 록티나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와의 격차가 크지 않았고, 박태환선수 본인조차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좋은 경험을 했다면서, 남은 1년 동안 준비를 잘 한다면 올림픽에서 메달도 가능할 것이란 자신감도 숨기지 않았다.

실제로 내년이면 박태환선수의 나이가 23세로 운동선수로는 최고의 전성기로 볼 수 있다. 또한 장거리종목인 1,500M를 포기했다. 때문에 앞으로는 박태환선수의 주종목 자유형 400M와 200M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 박태환이 2012년 런던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듯이, 본인스스로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 최선의 준비를 한다면, 올림픽에선 더 나아진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듯싶다.



박태환, 언론의 불쾌했던 돈타령!

대한민국의 자랑 마린보이 박태환선수의 눈부신 행보와는 달리, 불쾌하고 눈살 찌푸리게 만드는 언론의 보도태도는 실망스럽다. 자유형 400M 결승을 앞두고 냉탕과 온탕을 오갔던 냄비근성에, 3관왕을 운운하며 부담감을 주었던 설레발. 여기까지도 언론의 특수성(?)을 감안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박태환선수의 자유형 400M 금메달 직후, 쏟아졌던 언론의 돈타령은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한다.

박태환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하자, 주요 언론들은 ‘박태환 돈방석’, ‘박태환 돈벼락’이란 헤드라인을 걸고 기사를 내보냈다. 박태환의 후원을 맡고 있는 SK텔레콤에서 주는 포상금이 얼마고, 금메달은 얼마에, 은메달, 동메달은 얼마고, 각종 광고계약을 감안하면 엄청난 돈방석에 오를 것이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박태환의 금메달이 보통 금메달인가. 불모지와 다름없었던 한국 수영에, 그것도 서양선수의 전유물로 알려진 자유형에서, 세계대회를 연달아 제패한 박태환은 그야말로 아시아의 보물이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또 다시 박태환의 주가는 치솟을 것이 자명하다. 최고 스타에겐 부와 명예가 따르게 돼있다. 인기가수나 배우처럼, 국민의 사랑을 받는 스포츠스타에게도 성과에 대한 포상금 및 광고제의가 쏟아지는 건 당연하다.

문제는 박태환선수의 경기가 아직 남았었다는 데에 있다. 400M 금메달이 끝이 아니었다. 박태환은 다음날 자유형 200M와 100M경기를 준비해야 했다. 선수가 대회를 치루는 도중에, 굳이 돈방석이니 뭐니 하는 ‘돈타령’을 언론들이 앞다투어 보도해야 했을까. 그것이 과연 박태환선수의 경기력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나. 언론이 돈타령을 안 해도, ‘인기스타=돈’이란 상관관계는, 금메달이 처음 아닌 박태환선수 본인뿐 아니라 국민도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앞서간 언론의 돈타령은, ‘금메달=명예’의 자리에, ‘금메달=돈’으로 치환시켰다. 박태환선수의 땀과 노력의 대가는, 돈이라는 물질적인 보상에 앞서, 국민의 칭찬과 응원으로 채워질 시점이었다. 경기를 앞둔 박태환에게 필요한 건, 돈방석이 아니라, 부담과 긴장감을 털어내고 경기에 집중하고 즐길 수 있는 심리적인 안정에 있다. 박태환선수가 경기에 앞서, 국민이 보내는 응원의 댓글 하나라도 보고 힘을 내려다가, ‘박태환 돈방석’이란 상업적인 기사를 봤다면, 과연 그가 경기를 임하는 마음이 편안해졌을까. 그동안에 고생이 돈으로 매겨진다는 사실에 불쾌하진 않았을까.



금메달이란 명예에 따르는 포상금 및 각종 부수익에 대해, 언론이 보도를 할 수도 있다. 그동안 박태환뿐 아니라, 많은 스포츠스타가 ‘돈’과 연관된 기사를 피해가지 못했고, 선수의 스폰서를 맡는 후원기업이 있는 한 피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다만 박태환선수의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터져나왔다는 사실이 불편한 것이다. 그가 대회를 마치고 관련기사가 나와도 늦지 않았다. 선수의 경기력에 도움은커녕,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언론보도는 최대한 자제하는 게 옳았다.

앞으로도 많은 대회가 기다린다. 올림픽-월드컵 등 국민의 관심을 사로잡는 세계대회는 계속된다. 아무리 스포츠와 돈이 뗄 수 없는 세상속에 있지만, 선수의 경기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최소한 대회도중에는 언론에서도 금전적인 문제와 관련된 언급은 가급적 피해줬으면 한다.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해서 좋은 성적을 내주길 바란다면 더욱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