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남자의자격 청춘합창단, '임혜영' 베일에 싸인 그녀의 역할?

바람을가르다 2011. 7. 20. 09:52






지난 주 일요예능의 표면적인 승자는, 시청률 맞대결에서 일밤 나는가수다에 완승한 해피선데이 1박2일로 볼 수 있지만, 실질적으론 시청률 16.6%로 서열 2위에 등극한 남자의자격 청춘합창단이 가장 크게 웃을 수 있었다. 이를 대변하듯, 합창단 오디션에 참가했던 성악가출신 꿀 따는 폴포츠 '꿀포츠' 김성록씨가 넷상에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이렇듯 현재 남격합창단2 청춘합창단의 상승세는 놀랍다. 나가수와의 정면대결에서도 박빙의 승부를 보이더니, 나가수가 2부로 옮긴 덕에 조만간 시청률 20%돌파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박태환선수의 시합 생방송으로 1박2일은 결방하지만, 남자의자격은 방송을 탄다는 점도 인기의 상승세를 부추길 전망이다.

그렇다면 지난 해 박칼린감독이 이끌었던 남격합창단의 재탕과 식상할 것이란 세간의 우려를 깨고, 청춘합창단의 성공을 예상하게 만든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부모님세대인 52세 이상 어르신들의 인생스토리와 도전 그리고 추억만들기가 맞물렸기 때문에? 물론 가장 중요한 이유중에 하나다. 그러나 무엇보다 성공을 확신하게 만드는 건, 지난 시즌1 합창단과 닮은 분위기에도, 시청자가 뜨거운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에 기초한다.



남자의자격 청춘합창단, '임혜영' 베일에 싸인 그녀의 역할?

지금까지 청춘합창단이 보여준 것은 지난 해와 다르지 않다. 남자의자격 멤버들이 오디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심사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단지 참가자들의 연령대가 바뀌었고, 연예인위주에서 일반인으로 바뀌었다. 배다해가 나와준 타이밍에, 청춘합창단에선 김성록이 나와줬다. 흐름이 전반적으로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시청자에겐 새롭게 다가온다. 그들의 주름진 인생속에 감동까지 얹혀진다.

그렇다면 오디션장에서 남자의자격 멤버들은 무엇을 했나. 시청자와 다를 바없었다.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렸을 뿐이다. 툭하면 손이 선글라스로 향한 박완규는 말할 것도 없고, 이경규-김국진-김태원 등 남격멤버들은 감동을 주체하지 못했다. 역할로만 따지면 방청객을 방불케 했다. 근데 시즌1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박칼린을 제외하곤 남격멤버들은 방청객에 불과했다.

그러나 연습으로 들어가면 달라졌다. 이경규를 비롯한 남격멤버들도 심사위원이 아닌 합창단의 단원으로 돌아갔다. 청춘합창단이라고 다르겠는가. 오히려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린 남격멤버들이 어르신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시즌1과 다를 것이란 사실조차 기대감을 준다. 때문에 오디션이 끝나고 합창단 연습으로 들어간다면, 다른 측면에서 가장 주목하고 봐야할 사람이 음악감독이자 지휘자 김태원과 그를 써포트 할 임혜영이다.



특히 임혜영의 존재감은 청춘합창단에 또 다른 날개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임혜영이 청춘합창단에서 보여준 건 남격멤버들과 마찬가지로 눈물밖에 없다. 눈물 흘린 장면도 몇 컷 되지 않는다. 처음 등장할 당시, 뮤지컬계의 신민아로 소개되었을 뿐, 임혜영이 누구인지 여전히 시청자는 잘 모르고, 그녀가 무엇을 보여줄 지도 마찬가지다.

사실 임혜영의 포지션은 최재림이다. 김태원을 도와 청춘합창단의 전체 조율을 맡아야 한다. 중요한 역할인 임혜영조차 지금껏 전면에 나선 적이 없었다. 오디션 참가한 어르신들에게 집중해도 모자란 오디션이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청춘합창단이 보여줄 게, 여러 각도에서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베일에 싸인 임혜영에게 포커스가 맞춰질 기회는 충분할 뿐 아니라, 남격 청춘합창단의 여신으로 화제를 뿌릴 날도 멀지 않았음을 예고한다.

무엇보다 김태원-임혜영의 조합은 어떤 시너지를 낼 것인가. 박칼린(여)-최재림(남)과 김태원(남)-임혜영(여)은, 남녀가 뒤바뀐 포지션에 전혀 다른 이미지를 갖추고 있다. 또한 박칼린과 김태원의 카리스마는 다르고, 그들이 추구하는 리더십 또한 다른 형태로 나타날 전망이다. 리더가 다르다는 건, 합창단의 색깔자체가 달라질 것임을 의미한다. 이것이 같은 듯 다른 청춘합창단의 또 다른 힘의 원천이기도 하다.



지금껏 청춘합창단은 시즌1과 거의 흡사한 패턴을 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청자는 식상하다는 생각보단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합창단을 구성하는 사람의 힘이다. 내용물이 알차고 좋으니 익숙하고 안정적인 패턴이 식상이 아니라 오히려 시청의 편의성마저 부여한다.

슈퍼스타K3에 참가자가 백만명이 넘는다고 전해졌다. 슈퍼스타K가 시즌마다 새롭게 변신하는가. 아니다. 참가자들이 바뀔 뿐이다. 그럼에도 대중은 식상이 아니라 열광한다. 즉 특별함을 채우는 건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람의 몫이란 얘기다. 청춘합창단도 마찬가지다. 달라진 사람속에서 새로운 에피소드를 써내려갈 뿐이다. 식상한 패턴을 새로운 사람들이 메꿔나가는 모습에 시청자는 충분한 재미를 느끼고 있다.

김태원-임혜영에게, 배다해-선우 등 합창단원을 조율하던 박칼린-최재림을 보고 싶은 게 아니다. 김태원-임혜영만의 색깔이고 리더십이다. 시청자는 잘하고 못하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다른 모습으로 최고가 아닌 최선을 보여줄 것인가를 기대한다. 다름이 곧 재미고 신선함이다. 오디션은 끝이 아니고 시작이다. 청춘합창단의 성공분위기는 이미 잡혀있고, 노래의 힘과 사람의 힘을 더하는 일이 남았다. 그 중심에 청춘합창단의 리더 김태원-임혜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