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라이벌 ‘주병진-이경규’, 정면대결 펼칠까?

바람을가르다 2011. 7. 6. 11:34






6일 방송하는 황금어장 무릎팍도사에, ‘개그계의 신사’ 주병진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오랜만에 방송출연을 결심한 이유로, “정신적인 상처가 모든 활로를 막고 있어, (상처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주병진에게 상처가 된 사건은 무엇일까. 대중에게 익히 알려진 것은, 무죄로 입증된 여대생 성폭행 혐의, 해외원정도박 루머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외에도 그는 크고 작은 구설수에 본의 아니게 이름을 오르내렸다. 때문에 이와 관련된 주병진의 속내를, 무릎팍도사 강호동이 얼마만큼 끌어내고 해소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증폭된다.

그리고 또 하나의 관심사는, 원조 국민MC 주병진이 과연 연예계복귀를 마음에 두고 실행에 옮길까에 있다. 무릎팍도사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통해 복귀를 ‘한다’ 혹은 ‘안 한다’는 그의 결정적인 확언을 기대할 순 없겠지만, 일단 방송복귀에 대한 그의 생각과 방송을 보고 난 시청자의 반응은, 그의 복귀를 얼마나 앞당길 수 있을지 가늠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라이벌 ‘주병진-이경규’, 정면대결 펼칠까?

현재 예능계에 분위기를 감안할 때, 주병진의 복귀는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한동안 예능은 아이돌 중심이었다. 소녀시대와 같은 걸그룹이 쏟아지면서, 아이돌이 예능 전반을 휩쓸었고, 예능을 제작하는 환경도 아이돌에게 주로 포커스를 맞추어야 했다. 대표적으로 ‘우리결혼했어요’나 ‘연애편지’와 같은 연애버라이어티를 중심으로, 토크쇼에 패널과 게스트도 아이돌이 장악하는 등, 아이돌 소모가 지나칠 정도였다.

지금은 예능에서 아이돌이 밀려난 상황이다. 이유는 오디션예능에서 찾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여전히 건재한 1박2일과 무한도전은 말할 것도 없고, 세바퀴, 나는가수다, 남자의자격 등 다양한 연령대를 소화하는 프로그램이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토크쇼의 패널과 게스트들도 중장년층으로 확대되는 경향을 띄고 있다. 예능에서 중년층을 소비하고, 과거의 인기스타나 경력에 비해 인지도 낮은 연예인을 재발견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주병진이 커버할 수 있는 세대가 예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댄스위드더스타에 이덕화가 MC로 복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즉 주병진이 리드하고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는 사실이다. 게스트가 아닌 MC로서 주병진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 때문에 주병진으로선 방송복귀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만한 상황이 찾아온 셈이다.

현재 버라이어티 1세대 MC는 이경규를 제외하곤 사실상 전무하다. 한 때 최고였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예능의 흐름을 쫓지 못하고 퇴출된 임백천-서세원-이홍렬 등 다른 1세대 MC들에 비해, 이경규는 비록 위기설에 노출된 적도 많았지만, 그만큼 변화와 노력으로 강호동-유재석 등 2세대 MC들과 여전히 경쟁하고 있다. 때문에 이경규가 대단하다는 평을 받는 것이다.

유연한 진행과 유머, 순발력과 센스로는 최고로 평가받았던 주병진을 기억하고, 그의 컴백을 기대하는 시청자도 꽤 많을 것이라 사료된다. 한발 더 나아가, 그가 방송에 복귀한다면 어떤 형태로든 이경규와 엮일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버라이어티 예능에 선구자 <일밤>에 공신을 주병진과 이경규로 꼽는다. 초창기 주병진이 뼈대를 구축했다면, 중반 이후엔 이경규가 살을 붙였다. 재밌는 건, 주병진이 MC로 있을 때, 이경규는 그의 보조MC였단 사실이다. 무릎팍도사 이경규편에서도, 강호동이 이 점을 가지고 이경규의 심기를 살짝 건드리기도 했다. 즉 당시 이경규에게 주병진은 넘어야 할 산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역전됐다. 주병진이 복귀를 한다면, 이경규는 반대로 그가 넘어야 할 산이 되었다. 이경규가 20년동안 쌓아 올린 방송 경력은 사실상 주병진이 넘을 수 없다. 다만 만일 그동안 공백을 무색케하며, 주병진이 MC로서 또 다시 확고한 자리를 구축한다면, 이경규도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유재석-강호동에 버금가는 신라이벌로 이경규-주병진의 구도를 예상해 볼 수도 있다. 이경규에게 있어, 주병진의 복귀는 오히려 신선한 자극이고, 이슈의 중심에 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주병진은 어떤 에피소드를 들려줄 것인가, 벌써부터 궁금증을 자아낸다. 또한 그의 녹슬지 않은 개그센스로 강호동과 부딪힐 입담대결이 기대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과연 주병진이 방송복귀를 염두하고 있는 지에 있다. 그가 과연 MC자리를 꿰차고 본격적인 방송활동을 재개한다면, 현재 국민MC 강호동-유재석과의 대결보다는, 한 때 그를 보조했지만 현재는 예능계의 대부로 통하는 이경규와의 정면대결이, 세간의 이목을 끄는 또 하나의 흥행카드가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