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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관매도편 강호동, 똥보다 더한 발견!

바람을가르다 2011. 6. 27. 09:04






여배우특집과 명품조연특집을 연달아 보여줬던 해피선데이 1박2일이, 전라남도 진도 관매도를 찾아 초심사냥에 나섰다. 결과부터 말하면 대성공이었다. 시청자에게 아름다운 명품섬 관매도 7경의 구석구석을 보여주었고, 그 안에 크고 작은 웃음을 담아 재미면에서도 속이 꽉 찬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여배우특집-명품조연특집의 여파가 워낙 강해, 제작진이나 멤버들이 부담스러울 수 있었겠지만, 가장 1박2일다운 여행을 통해, 정면돌파하는 노련함이 인상적이었다. 연예인게스트들이 그들에게, 지칠 수 있는 일정과 반복된 여행이 가져올 수 있는 매너리즘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1박2일 관매도편 강호동, 똥보다 더한 발견!

특히 메인MC이자 맏형 강호동의 변함없는 활약이 돋보였다. 오프닝부터 원기 충만한 강호동의 멘트는 시청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바다는? ‘열바다!’로 큰 웃음을 선사한다. 이어 웃음바다까지. 별 거 아닌 유머조차 특별하게 내놓는 재주는 역시 강호동의 넘치는 에너지에 있다.

시작은 중요하다. 얼마나 빠른 타이밍에 시청자가 프로그램에 흡수되느냐를 결정한다. 강호동의 액션이 과장되긴 했으나, 모든 개그가 그러하듯이 과장은 웃음을 만든다. 그 뿐이 아니다. 메인MC의 파워풀한 기세는, 멤버들과 제작진을 흐트러짐없이 하나로 집중하게 만들고, 그 결과물로 시청자와 동행한다. 바로 리더의 힘이다. 이 날 방송에서 강호동의 오프닝은, 마치 여배우와 명품조연의 빈자리를 메꾸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초심의 시작이었다.



강호동은 여행의 맛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메인MC답게 관매도 구석구석을 훑고 느끼려고 했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으려 했다. 일이 아니라 여행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청자에게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그가 늘 강조하는 진정성이다. 때문에 관매도 7경에 더욱 애착을 가졌고, 다른 멤버들에 비해 걸음이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강호동의 마음을 가장 잘 간파하는 이수근과 은지원이, 미션을 포기하자고 나선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팀웍이다. 동료를 위한 희생이고, 프로그램을 위한 최선이기 때문이다. 믿고 따라주는 든든한 동생들이 있는 것도 강호동에겐 복이다.

또한 여행이란 컨셉에 지나치게 몰두하면, 예능의 재미를 잃는다. 적당한 비율, 안배가 중요하다. 관매도에 대한 강호동의 호기심이 똥덩어리를 집었다. 대박 웃음을 낳았다. 관매도 해수욕장에서 특이한 돌이라며 강호동이 집은 것이 똥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똥이 돌로 둔갑하기까지 강호동의 부지런함(?)이 돋보였다. 여기저기 다녀보고 이것저것 건드려봐야 재미도 나오는 것이다. 그 단순한 진리를 보여줬다.



강호동을 더욱 칭찬할 수 있는 것은 그의 리액션에 있다. 007빵과 인디언밥을 섞어 벌어진 저녁식사복불복에서 강호동은 더욱 빛난다. 식상한 게임이다. 그 식상함을 이길 수 있는 건, 그들이 얼마나 재밌게 하느냐에 있다. 그들이 재밌어야 시청자가 재밌다. 강호동의 적극적인 리액션은 크고 과장됐다. 그만큼 시청자의 눈에 잘 띄고 최선을 다한다는 느낌과 함께 재미가 극대화된다. 강호동의 적극성. 리액션하나에도 초심과 직결되는 것이다.

메인MC 강호동만큼 제작진도 초심찾기 여행을 기획한 듯,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 추억의 도시락복불복이 대표적이다. 요즘 학교에선 급식이 대세라 도시락이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도시락복불복은 반가웠다. 멤버들과 스태프가 연대책임을 묻게 한 것도 좋았다. 결국 1등 도시락을 놓고 김종민과 강호동의 대결까지 이어졌고, 1등 도시락은 강호동팀이, 쌀밥에 단무지만 든 6등 도시락은 엄태웅팀이 먹게 됐다.



멸치와 단무지를 보면 힘이 날 것이란 4등 도시락에 이승기의 멘트처럼, 동참하는 수가 많아질수록, 행복의 크기는 커지고 불행의 크기는 작아진다. 동참을 부르는 건 공감이다. 지금껏 1박2일의 배부름은, 비단 여섯명 멤버들의 힘만이 아니었다. 나영석PD를 비롯한 제작진, 여행지의 시민들. 그리고 시청자의 힘이 모아졌기 때문에 국민예능으로 우뚝 섰던 것이다. 시작과 과정은 멤버들과 제작진의 역량이지만, 이것이 완성되는 건 시청자의 공감이다.

이번 관매도편이 특히 좋았던 건, 시청자에게 낯선 명품섬을 7경으로 나누고 자세하게 소개했던 점이다. 아무리 여행지가 좋아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하고 충분히 즐기지 못한다면 그 여행은 의미가 퇴색한다. 특별한 것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면 똥보다 못한 것이 되고 만다. 눈에 보인다고 다가 아니다.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내용물이 달라진다.



1박2일 멤버들만 놓고 보면, 여행을 즐기고 초심을 떠올리는 모습속에, 이승기-이수근-은지원 등 전반적으로 멤버들의 멘트나 컨디션이 좋아보였고 적극성도 돋보였다. 그리고 버려진 똥덩어리에서 돌을 발견하고 웃음까지 뽑아낸 메인MC 강호동이, 초심으로 가는 1박2일의 나침반역할을 앞장서서 해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