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본능 드러낸 안길강, 1박2일 가르쳤다!
강원도 순포해수욕장에서 펼쳐진 해피선데이 1박2일 명품조연특집 2편에서는, 12명의 남자들의 치열한 생존본능이 불을 뿜어 눈물 나는 웃음을 선사했다.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한 남자들의 몸부림이란 정말 가관이었다. 동시에 주어진 미션에 최선을 다하는 남자들의 모습은 여배우들보다 아름다울(?) 정도였다.
특히 잠자리복볼복 ‘추억의 짝짓기게임’은 대박웃음을 낳은 이 날의 최고 하이라이트였다. 짝을 맞추기 위한 격정의 몸부림속에 온갖 반칙과 음모가 난무하면서 웃음은 정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조성하의 음모(?)에 안쪽에 자리했던 이승기는 버려졌고, 이수근의 다리를 붙잡고 질질 끌려 다닌 성동일은 짝짓기 최고의 굴욕을 맛봤다. 또한 김정태는 엄태웅의 바지를 내리는 초강수를 두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그러나 누가 뭐라해도 짝짓기게임에 원톱이자 진정한 승자는 안길강이었다.
파괴본능 드러낸 안길강, 1박2일 가르쳤다!
‘둥글게 둥글게’에 맞춰 짝짓기게임이 시작되고 평온한 분위기가 감쌀 무렵, 하나둘씩 탈락자가 배출되면서 과열양상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강호동이 외친 ‘여섯명!’에서 급기야 대형사고는 시작됐다. 그 중심에는 소리없이 강한 남자 안길강이 있었다. 안길강은 여섯명이 자리잡은 곳에 무리하게 돌진해, 안정되게 짝을 이룬 여섯명을 무너뜨리는 파괴력을 선보였다.
결국 게임을 무효화시킨 안길강은 같은 실수를 두 번 하지 않았다. 이후 기민하게 움직이면서 은지원과 김종민을 쌍으로 패대기치는 파괴본능을 보여줬다. 이어 눈빛만으로 이수근을 제압해 짝짓기에 최고 수컷남으로 등극했다. 안길강의 파괴본능을 배운 탈락자들은 패자부활전에서 그를 벤치마킹했고, 그들의 치열한 몸부림덕에 게임내내 웃음은 끊이지 않았다.
스포츠를 사랑하는 안길강이 반스포츠적인 행위에 앞장서면서, 명품 악역전문배우의 본색을 제대로 드러낸 것이다. ‘파괴의 신’ 안길강이 게임 전면에 나서면서, 평범한 짝짓기게임을 대박게임으로 둔갑시켰다. 안길강의 예능본능이 빛났던 셈이다. 그리고 안길강은 승리의 기쁨을 아들과 딸에게 전하며, 최선을 다한 아버지의 모습을 당당하게 자랑할 수 있었다. 물론 안길강 뿐만 아니라, 게임에 참여했던 모두가 열심히 참여해 이뤄낸 성과물이었지만 말이다.
사실 1박2일의 명품조연배우특집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파괴본능 안길강을 비롯한 게스트들의 뚜렷한 캐릭터에 있었다. 현란한 입담에 입수의 정석으로 몸개그까지 보여준 올라운드 플레이어 성동일, 매번 투덜거리면서도 가장 적극성을 보였던 김정태, 볼수록 귀엽고 순수한 애교장사 고창석, 꽈당에서 담금질까지 배우포스를 잃지 않았던 조성하. 그리고 기러기아빠 성지루는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면서 멤버들의 중심을 잡아주고 훈훈함 그 자체를 보여줘 마치 김C를 연상시켰다. 그렇게 명품조연특집은 재미도 감동을 모두 뽑아냈다. 결과적으로 완벽한 캐스팅이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법이다. 저녁식사복불복은 볼 수 없었지만, 김정태의 반죽과 성동일의 육수 및 양념장으로 결합된 칼국수요리를 지켜볼 수 있었다. 여기엔 텐트를 치고, 요리에 들어가는 땔감 및 부재료를 준비했던 다른 멤버들의 도움도 컸다. 칼국수를 완성해가는 과정은, 맛집이나 요리프로그램에서 맛볼 수 없는 1박2일안에 담겨진 특별한 맛과 재미가 결합된 최고의 요리였다. 제작진이 음식을 준비하고 저녁식사 복불복을 했다면, 그들만의 칼국수요리를 맛볼 수 있었을까?
잠자리복불복도 마찬가지다. 여러 아이템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 추억의 짝짓기게임 하나만으로도 배꼽빠지는 재미를 연출할 수 있었다. 때문에 혹시나 분량이 부족할까봐 벌어졌던 강호동-김정태의 씨름대결도 통편집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었다. 남자들의 승부욕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한 덕에 생긴 대박웃음의 소스, 짝짓기게임의 위력이었다.
또한 새벽에 갑작스레 비가 내렸을 때, 성동일과 이수근이 다른 멤버들의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텐트위를 비닐로 덮는 모습은 우정, 동료애라는 따뜻함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2박3일, 4박5일이면 더 좋았겠지만, 1박2일 명품조연특집은 웃음도 보여줬고, 맛도 보여주고, 가족도 보여줬으며, 훈훈한 정으로 감동도 피워냈다. 부족함이 전혀 없는 속이 꽉 찬 1박2일간의 여행이었다. 그리고 1박2일 제작진과 멤버들이 두고두고 기억해야 할 여행이었다. 명품조연배우들은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었던 1박2일의 일일교사로 손색이 없었기 때문이다.
재미라는 건, 억지로 짜내거나 노력만한다고 해서 나오는 게 아니다. 그 사실을 성동일을 비롯한 명품조연들과 김하늘을 비롯한 여배우들이 보여줬다. 게스트와 1박2일 멤버들을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일 수 있겠지만, 어쨌든 배우들은 여행의 본질에 충실했다. 그들이 여행자체를 즐기니까, 재미가 그림자마냥 따라왔던 것이다. 그들이 너무 즐거워하니까 시청자도 즐거웠던 것이다. 1박2일이 최고로 잘 나가던 시절, 그 때의 모습을 여배우특집과 명품조연특집을 통해 다시금 볼 수 있었다. 칸영화제를 포기하고 1박2일에 출연한 조성하는 이번 여행에서 배우로서 초심을 찾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1박2일도 초심을 떠올리고 배낭끈을 바짝 조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