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가수다 JK김동욱, 1위가 가능한 이유?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의 시청률이 약 5%가량 폭락했다. 이를 두고, 3일 연휴였던 일정으로 전반적으로 일요일 예능이 모두 하락했다는 사실, 해피선데이 1박2일 여배우특집이 꾸준히 흥했던 반면 나가수는 경연이 아니라 중간평가였다는 등의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시청자가 나가수에 애정과 관심이 있다면, 시청률이 5%씩 빠져 나갈 수가 없다. 즉 나는가수다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다.
대표적으로 임재범의 하차와 옥주현의 투입으로 불거진 논란,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실종시킨 신정수PD의 무능하고 무리수에 가까웠던 섭외력과 발언들, 시청자를 납득시킬 만큼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던 각종 루머 및 조작설 등, 여러 가지 악재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가 시청률 하락과 직결됐다고 볼 수 있다. 뿌리가 튼실하지 못한 신생프로그램이 시청자와의 소통을 단절하고, 제작진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때 외면은 당연한 것이다. 그렇다면 위기의 봉착한 나는가수다는 이대로 침몰하고, 결국 폐지의 수순을 밟을 것인가.
나는가수다 JK김동욱, 1위가 가능한 이유?
각종 논란으로 시청자의 실망이 쏟아짐에도 불구하고, 아직 나는가수다를 포기하기엔 이르다. 나가수는 여전히 매력적이고 자체경쟁력이 있는 프로그램이다. 제작진이 고춧가루가 아니라 기획의도에 맞는 유연한 써포트만 해준다면, 다시금 이슈의 중심에서 시청자의 사랑과 관심을 끌어낼 여지가 다분하다. 어차피 나가수의 힘은 가수와 노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5일 방송된 나가수의 중간점검에선, 2차경연을 앞두고 새로운 곡을 부여받은 윤도현-이소라-BMK-김범수-박정현-옥주현-JK김동욱의 편곡과정을 소개했다. 그들 중 인상적이었던 건, 원곡자를 찾아간 김범수와 박정현이었다. 김범수는 ‘님과 함께’에 남진을, 박정현은 ‘내 낡은 서랍속에 바다’에 이적을 찾아갔다. 특히 박정현과 이적이 함께 편곡방향을 설정해 가는 부분은 꽤나 흥미롭고 재밌었다.
중간평가에 대한 시청자의견을 반영하는 제작진의 개선 노력을 보이는 대목이기도 했다. 다만 아쉬운 건, 일곱 명의 가수들을 모두 담아내다보니, 수박겉핥기에 불과했고 오히려 산만함을 부추겼다는 사실이다. 한 명의 가수만 보여주더라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게 낫다. 그래야 흐름이 끊기지 않고 시청자의 몰입도가 높아진다.
무엇보다 이번 중간평가방송이 논란으로 얼룩진 나가수의 한줄기 희망이 될 수 있었던 건, 바로 JK김동욱이 선곡한 한영애의 ‘조율’이었다. 지금까지 나가수는 철저히 가수의 힘을 보여줬다. 가수의 폭발적인 무대가 시청자의 마음을 휘저었다. 때문에 어떤 가수가 섭외되느냐는 시청자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고, 옥주현의 투입은 거센 반발을 낳았던 것이다. 그런데 한영애의 ‘조율’은 가수보단, 노래자체가 가진 힘을 보여줬다. 바로 숨은 명곡의 힘이다.
물론 JK 김동욱이 자신의 색깔에 어울리게 맛나게 소화해낸 것도 부인할 수 없지만, 다른 누가 불렀어도 충분한 감동과 매력을 줄 수 있는 곡이 ‘조율’이다. 가사도 좋지만 곡에 희소성이 있기 때문이다. 인기가요 프로그램에서 1위를 했던 대중적인 곡은 아니다. 그러나 과거에 한번쯤은 들어봤을 노래. 최근에 들어보지 못한 노래. 덕분에 향수가 더 진하게 묻어나는 노래.
나가수가 반드시 롱런해야 하고 롱런할 수 있는 이유는, 대중에게 주목받지 못하고 잊혀져가는 명품 가수들을 TV를 통해 만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는 사실도 있지만, 한영애의 ‘조율’과 같은 숨은 명곡이 재조명될 수 있다. 좋은 가수가 좋은 곡을 만났을 때 나타나는 시너지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어느 한쪽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부실하더라도, 그 단점을 가수가 혹은 음악이, 편곡이 메꿔주면서 새로운 하모니를 낼 수 있는 무대가 나는가수다이기 때문이다.
중간평가에서 가수들은 ‘님과함께’를 부른 김범수에게 1위를 안겨주었다. 그러나 신선하고 인상깊었던 건 JK김동욱의 ‘조율’이었다. 6일 탈락자를 배출하는 2차경연이 있었다. 과연 청중평가단은 어떤 가수의 무대에 표를 주었을까. 만일 JK김동욱이 1위를 했다면, 나가수가 다시금 주목받는 또 하나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옥주현과 다른 가수들에게 철저하게 묻혔던 JK김동욱을 살린, 숨은 명곡의 힘을 재발견하는 재미와 감동의 기폭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1박2일을 제외하면, 일요예능은 도톨이 키재기를 하고 있다. 그나마 나는가수다가 언제든 치고 올라갈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어차피 여행을 테마로 한 리얼버라이어티 1박2일과 청중평가단에게 평가를 받는 오디션예능 나는가수다는, 컨셉자체가 다르고 기본 시청자파이가 다르다. 나는가수다가 시청률 두자릿수밑으로 추락할 정도로 무너지진 않을 거란 얘기다. 상대프로그램의 영향이 아니라 나가수의 자생력으로, 등을 돌린 시청자를 얼마나 다시 불러 모을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김연우에 이어 두 번째 탈락자가 배출됐다. 그렇다면 새로운 가수가 나가수에 입성한다는 얘기다. 나가수의 새멤버가 시청자의 기대감에 불씨를 살릴 수 있다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여기에 제작진이 명품가수의 섭외 못지않게, 희소성이 느껴지는 숨은 명곡을 찾아내 선곡리스트에 얼마나 올릴 수 있느냐에 따라, 나가수의 경쟁력에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