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불후의명곡2 효린-용감한형제, 나가수와 다른 독설 빛났다!

바람을가르다 2011. 6. 5. 07:51







자유선언 토요일 ‘불후의 명곡2’ 전설을 노래하다 심수봉 편에서, 씨스타의 효린이 첫 번째 우승을 맛봤다. 4일 첫 방송된 아이돌 버전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2에서, 가수 심수봉의 노래 6곡을, 여섯 명의 아이돌(샤이니 종현-슈퍼주니어 예성-아이유-씨스타 효린-비스트 양요섭-2AM 창민)이 각자 새롭게 편곡한 음악으로 무대에 올라 경합을 펼쳤고, 200명의 청중평가단은 씨스타 효린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 날 ‘그때 그 사람’을 맛깔나게 부른 효린외에, ‘여자이니까’ 창민, ‘사랑밖에 난 몰라’에 예성 등 나머지 멤버들도 인상적인 무대를 선보여, 심수봉뿐만 아니라 청중평가단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불후의 명곡2는 ‘3초 가수’라는 멍에를 쓴 아이돌 가수에 편견을 깨는 데 일조하며, 기대이상의 출발을 한 셈이다.



불후의명곡2 효린-용감한형제, 나가수와 다른 독설 빛났다!

그럼에도 불후의명곡2는 나는가수다의 짝퉁이란 소리를 피할 수 없다. 나가수와 흡사한 서바이벌 시스템을 토대로, 아이돌간에 순위경쟁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순위에 대한 불명2 아이돌의 스트레스는 나가수의 가수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동시에 1위에 대한 그들의 욕심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청중평가단의 투표, 아이돌의 인터뷰과정 및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구성과 흐름이 나가수와 판박이다. 불후의명곡2 제작진이 내세우는 나가수와의 차이점은, 전설의 가수를 모셔다가, 그의 곡을 가창력이 받쳐주는 아이돌들이 재해석해 부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는 하나, 심수봉 한명 더 있다고 해서 나가수와 다르다는 주장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물론 불후의명곡2가 나가수와 다른 점도 있다. 바로 아이돌패키지. 이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나가수에 옥주현 등장으로 이것마저 무너진 감도 없진 않지만, 정체성을 잃어버린 나가수보단, 그나마 아이돌패키지로 확실한 정체성을 드러낸 불후의명곡2가, 출연자의 실력을 떠나 상대적으로 나가수보다 돋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덕분에 불후의명곡2는 나가수와 다른 방향, 이야기를 끄집어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예로 유리상자 이세준과 프로듀서 용감한형제에게서 읽을 수 있다.

‘사랑밖에 난 몰라’의 편곡을 위해 유리상자 이세준을 찾아간 슈퍼주니어 예성. 예성은 어떤 방향으로 편곡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면서, 구체적으로 마지막 고음처리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이세준은 고음을 통해 감정에 충실한 것도 좋지만, 그 감정이 너무 오버가 돼서 ‘슬퍼! 울어!’식이 되면 곤란하다며, 심수봉선생님처럼 넘쳐흐르지 않도록 조절하는 게 고음보다 더 중요하다는 지적을 했고, 예성도 고개를 끄덕였다.



효린의 프로듀서를 담당한 용감한형제는 이세준보다 한 발 더 나갔다. 중간점검에서 효린의 노래를 듣던 용감한형제는, 거침없는 독설을 쏟아냈다. 효린이 부른 노래 ‘그때그사람’속에 감정은 그냥 네 감정에 불과해 감동이 전혀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 ‘또한 외로운 병실에서..’부분은 부담스럽고 거북하게 들렸다는 독설을 이어갔다. 싸비(후렴구)전에 하이를 때리니까(높게 부르니까), 듣기가 갑자기 싫어진다고 솔직하게 지적했다.

효린은 ‘사랑밖엔 난몰라’가 더 쉬울 거 같아서, 그 노래를 하고 싶었다는 핑계를 댔다. 이에 용감한형제는 어쨌거나 아이돌도 가수라며, 어떤 노래가 주어지든 간에 니 색깔로 맞춰서 노래를 할 줄 알아야 한다고, 효린에 핑계성 멘트를 사정없이 뭉개버렸다. 용감한형제의 효린에 대한 용감한 독설은, 이 날 방송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이기도 했다.



이세준과 용감한형제의 조언을 들었던 예성과 효린은 경연무대에서 확실히 달라 보였다. 예성은 비록 초반 탈락했지만, 그가 부른 ‘사랑밖에 난 몰라’는 고음으로 감동을 강조하려 애쓰기 보단, 절제미가 느껴져 더욱 담백하게 들렸다. 효린 역시, 용감한형제의 지적을 잘 메꾸고 소화해 1위할 만한 실력을 본 무대에서 보여주었다.

불후의명곡2에 나온 아이돌가수들을 일컬어, 심수봉은 보석이라고 극찬했다. 그러나 다듬어지지 않은 보석이다. 나가수에 출연하는 가수들이 완벽하게 셋팅된 보석이라면, 불후의명곡2에 아이돌은 용감한형제와 같은 뮤지션들의 도움이 여전히 절실하다. 그것이 불후의명곡2가 나가수와 차별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기도 하다.



현재 불후의명곡2의 포지션은, 슈퍼스타K-위대한탄생같은 오디션프로그램과 나는가수다사이에 위치했다고 볼 수 있다. 나가수의 아류, 짝퉁소리를 조금이나마 덜고 차별을 주려고 한다면,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프로그램과 자신들의 위치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반응해야 한다. 포장보다 내용물이 좋아야 시청자가 반응하기 때문이다. 내용물이 좋아지기 위해선 장점을 부각하는 것 못지않게 단점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거기서 발생하는 단점들을 매끄럽게 보완하면서 성장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변화를 줄 수 있을 때 프로그램에도 생기가 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