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사랑, 톱스타가 망하는 법칙?
2일 방송된 수목드라마 최고의사랑 10회에서는, 독고진(차승원)이 구애정(공효진)의 품에 안겨 충전(원기회복)에 들어갔다. 그렇다. 독고진은 구애정의 응원(사랑)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었다. 10년 전 수술했던 독고진의 인공심장이 다시 말썽부리기 시작했고, 의사는 진단을 내렸다. 하루 빨리 재수술을 해야 하며, 수술성공확률은 50%.
그러나 독고진은 알고 있었다. 의사가 말한 재수술성공확률 50%는, 사실 5%정도에 불과하다는 걸. 독고진은 10년 전과 똑같은 상황이냐고 물었고, 의사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10년 전에도 담당의사는 수술성공확률은 50%라고 말했지만, 사실 5%에 불과했고 기적적으로 성공한 수술이었음을 독고진은 기억하고 있었다.
독고진은 재수술을 고민했다. 재수술을 결정하는 순간, 그는 또 다시 두려움을 안고 수술대에 올라 의사의 메스에 자신의 생사를 맡겨야 한다. 그것도 죽을 가능성이 더 높은 재수술이라면 더욱 고민할 수밖에. 환자복입은 영웅봤나? 7살 띵똥도 스파이더맨 복장을 하고 겁 없이 영웅흉내를 내는데, 37살 한류스타이자 대중의 히어로 독고진에게 환자복은 어울리지 않는다.
때문에 독고진은 재수술을 포기했다. '나는 독고진이야!'를 외치며 일어나, 병원복도에서 그를 둘러싼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며 영웅의 포지션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헐리웃에서 찍게 될 히어로 영화에 출연하기로 결심한다. 촬영하다 죽는 순간이 오더라도, 환자 독고진이 아니라, 강한 독고진, 멋있는 독고진으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은 것이다. 그건 사랑하는 구애정을 위해서도. 그래서 구애정에게 말했다. 멋있게 보이는 지금 독고진의 모습을 기억하라고.
최고의 사랑, 톱스타가 망하는 법칙?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선 독고진이, 당장 재수술을 할 이유는 독고진의 결심으로 사라졌다. 게다가 아직 6회나 남았는데, 당장 입원해서 수술받고 결과가 나와 버리면 김빠지는 건 둘째치고, 앞으로 드라마가 가야 할 목적지를 잃어버린다. 마지막회에 접어들어야 수술대에 오르고, 독고진의 생사여부가 마침표를 찍지 않겠는가. 지금은 수술보다 급한 게 있다. 바로 톱스타 독고진이 벌려놓은 일들이다.
1. 폭행
국보소녀 전매니저 장실장(정만식)얼굴에 꽃이 폈다. 울긋불긋. 독고진에게 떡이 되도록 맞았다. 이유는 시상식에서 장실장이 고의적으로 구애정드레스에 커피를 쏟았기 때문이다. 뜨거운 커피는 구애정의 드레스뿐 아니라 팔목에도 화상을 입혔다. 이에 격분한 독고진이 구애정을 대신해 장실장에게 뜨거운 맛을 보여줬다. '멋있는데? 잘 했어, 독고진!'은 시청자생각이고. 드라마에선 '톱스타 매니저를 폭행', 끝!
연예인이 폭행에 연루되서, 대중에게 호감은 산 케이스는 없다. 아무리 톱스타라도 폭행은 용서받지 못한다. 게다가 시상식마저 불참하고 폭행에 연루되었으니, 독고진을 향한 네티즌의 비난은 안 봐도 비디오. 구애정을 위한 이쁜 짓이었던 폭행은, 결국 독고진의 인기추락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2. 삼각스캔들
지구를 지키는 히어로영화에 출연계약을 한 독고진은, 헐리웃진출을 포기했다. 내가 지켜야 할 것은 지구가 아니라 여기(구애정)에 있다고 말하면서, 구애정의 히어로로 남기로 결심한 것. (파랑새는 멀리 있는 게 아니거든) 장실장을 너무 패줘서 힘이 빠진 걸까. 독고진은 쉬고 싶다면서 구애정의 가슴에서 안식을 찾았다. 전후사정을 모르는 구애정은, 독고진의 충전기가 돼주었다. 여기까지면 독고진이 매우 아픈 거 인정. 그러나 그대로 침실로 향한다면? 그건 독고진의 작업! 완벽한 연기!
문제는 시상식에 불참하고 사라진 독고진을 찾으려 기자들이 집을 급습하고 구애정을 발견한다면, 최고의사랑은 영화 노팅힐이 된다. 여기에 그동안 강세리(유인나)는 악녀로서 불합격이었다. 드디어 악녀다운 포스를 보일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게다가 강세리는 윤필주(윤계상)를 구애정에게 빼앗겨 몹시 열불날 지경이다. 자연스럽게 구애정-독고진-강세리로 이어진 삼각스캔들의 피해자는 강세리가 되고, 벼르고 있던 악녀 강세리의 쇼타임은 개봉박두?
폭행에 연루된 독고진은 설상가상 양다리로 또 한번 이미지 급추락. 구애정은 윤필주와 연애버라이어티 커플메이킹을 찍으며 시청자에게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인식되는 과정에서 독고진과의 스캔들이 터진다면? 커플메이킹 조작설 및 폐지 압박. 구애정이 일반인 윤필주를 이용했다는 비난여론이 쏟아질 것이다. 골드미스가간다에서 장윤정이 일반인과 데이트하던 중 노홍철과 열애설이 터진 상황과 흡사해진다.
독고진의 인공심장의 고장과 재수술도 문제지만, 일단 톱스타가 망하는 법칙에 노출된 한류스타 독고진의 난관부터 해결을 봐야 할 시점이다. 독고진과 엮인 구애정도 마찬가지다. 물론 언젠가 팬들에게 오해를 풀 계기를 마련하겠지만, 당장은 독고진-구애정커플의 몰락을 막을 방법이 없어 보이는 게 안타까울 뿐.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다. 독고진앞에 톱스타가 떨어져 나가더라도, 구애정이 있다면 독고진으로선 남는 장사다. 네티즌에게 욕 좀 먹으면 어떤가. '죽느냐 사느냐' 앞에서 톱스타란 감투따윈 내려놔라. 고장난 인공심장으로 사경을 헤매기 전에, 남자 독고진도 구애정과 해볼 건 다해봐야 되지 않겠나. 소풍도 가고, 지난 번 못했던 영화관에서 데이트도 하고, 또... 그것도 하고. 그거 있잖아, 그거... 진짜 좋은 건데. 하면 참 좋은 건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