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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최지우-염정아, 왜 강호동이 보였을까?

바람을가르다 2011. 5. 31. 07:52




29일 방송된 해피선데이 <1박2일> 여배우특집 2편에서, 강원도 영월로 떠난 목적지 찾아가기 레이스의 승리팀이 가려졌다. 수근팀(이수근-은지원-엄태웅-염정아-김하늘-서우)이 호동팀(강호동-이승기-김종민-김수미-이혜영-최지우)보다 약 한 시간가량 앞서 김삿갓묘지에 도착했고, 결국 입수는 패배한 호동팀의 몫이 됐다.

덕분에 김수미-이혜영-최지우의 입수를 볼 수 있었다. 특히 김수미는 “노장은 죽지 않았다!”외치고 입수한 직후, 죽은 척하는 명연기(?)를 선보여, 나영석PD를 비롯한 제작진과 함께한 출연진들의 간담을 서늘케 만들었다. 김수미의 몰래카메라는 반전의 큰 웃음을 주었지만, 수위가 너무 높아 몰카의 아이템으론 적절치 못했던 게 사실이다. 본인도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했는지, 명연기를 펼치고도 연신 미안하다는 사과를 주변에 해야 했다.

그럼에도 김수미의 프로정신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 강력한 한방으로 여배우의 존재감을 보여준 동시에, 게스트로서 1박2일을 살리겠다는 희생정신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비단 김수미 뿐만 아니라, 참여한 여배우 모두가 1박2일 촬영에 임했던 적극적인 태도와 활약상은 칭찬이 아깝지 않도록 눈부셨다. 일밤에 나는 가수다가 있다면, 1박2일엔 나는 여배우가 있었다.



1박2일 최지우-염정아, 왜 강호동이 보였을까?

몰래카메라로 흥한 김수미는 간간히 날리던 멘트들도 빅재미를 선사했다. 황제 이승기에게 조인성이 나오니까 조심하라던 지적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같은 팀에 이혜영도 최지우-이승기를 러브라인으로 엮으면서 진행을 도맡아, 어색할 수 있는 분위기를 유연한 재미로 이끄는 노련함을 선보였다.

시종일관 ‘완전 좋아!’, ‘완전 재밌어’를 완전 쏟아낸 설레임의 아이콘 김하늘덕분에, 시청자는 ‘1박2일이 정말 재밌긴 재밌나 보구나.’라는 느낌을 품고서 볼 수 있었다. 서우는 생각보다 빠르게 선배들과 동화됐고, 막내의 무기인 풋풋함과 귀여움을 조금씩 어필해가며, 자칫 묻힐 수 있었던 존재감을 적절하게 드러냈다.

그리고 이날 방송에서 강호동이 강림한 여배우도 있었으니, 바로 최지우와 염정아였다. 이들은 흡사 강호동의 예능의 정석을 필독했을 거란 느낌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여자 강호동이란 착각을 불러 일으킬만한 예능감 충만한 리액션을 선보였다.


 

-재난 영화 찍은 몸개그의 달인 최지우, 강호동도 감탄하다!

입수장면에서 김수미의 몰카만큼 흥행했던 건, 최지우의 허우적이었다. 수심 50M도 되지 않는 계곡에서, 최지우는 ‘쓰나미의 여인’을 찍었다. 최지우의 리액션만 보면, 절대 계곡물에서 나올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계곡물을 쓰나미로 둔갑시키는 최지우의 표정은 또 얼마나 리얼한가. 영화 해운대는 하지원이 아니라 최지우가 찍었어도 볼만했을 것이다. 향후 재난영화 캐스팅 1순위 여배우는 최지우?



사실 계곡입수를 통해 웃음을 뽑는다는 건 상당히 힘들다. 때문에 김수미도 기절까지 감행하는 몰래카메라의 무리수를 동원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지우는 몸에 밴 리얼 몸개그만으로 자연스럽게 웃음을 유발하고 있었다. 허우적대는 최지우 지켜보던 리액션의 대명사 강호동마저 감탄을 금치 못했다. ‘바로 저거다!’라는 눈빛. 마치 슬램덩크의 안선생님이 강백호를 발견했을 때 느꼈던 감정과 같았을까.

최지우의 허우적에 깊은 감명을 받은 강호동은, 이후에도 이승기와 골방에서 최지우의 몸개그에 대한 칭찬에 열을 올렸다. 최지우의 팬카페에 가입하고 싶다면서, 그녀의 리액션에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했다. 최지우는 계곡쇼외에도, 여러차례 볼만하고 적극적인 리액션을 보였고, 최지우에 ‘리액션의 정석’이 출간된다면 완판도 가능할 정도.



-강호동의 라면 육봉을 상기시키는, 염정아의 율무 육봉!

반면 염정아는 강호동의 식탐을 능가했다. 염정아는 스태프에게 밥을 줄 수 없다면 율무차라도 끓여달라며 하소연했다. 그것도 여섯봉지씩이나. 그걸 혼자 먹겠다면서 말이다. 강호동이 1박2일에서 라면 육봉을 해치웠던 기억이 염정아를 통해 되살아났다. 물론 배고픔에서 비롯된 율무차 구걸이었지만, 율무 육봉을 제시하는 이들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강호동만이 소화할 수 있다고 믿었던 투엑스라지 한숟가락이, 여배우 염정아에서 재현됐다. 저녁식사복불복을 앞두고 이수근의 반발 덕에 김하늘이 얻어 온 밥 한끼를, 가위바위보를 통해 치열하게 나눠먹는 시간. 염정아의 차례가 돌아오자, 그녀는 숟가락이 견디기 힘들 정도의 양을 떠서 한입에 털어넣는 먹쇼를 선보였다. 밥풀의 이탈없이 깨끗하게 뚝딱.



여배우가 투엑스라지 사이즈를 공략하긴 쉽지도 않을뿐더러, 방송으로 보여지는 이미지를 감안할 때 꺼려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율무 육봉 염정아에겐 안 통했다. 이승기-엄태웅같은 남자배우도 라지까진 소화해도 투엑스라지는 피하려 한다. 1박2일에선 강호동정도만 소화할 수 있다는 투엑스라지 한숟가락을 거침없이 꿀꺽한 염정아. 누구보다 맛있게 밥을 먹은 염정아는 밥솥CF 섭외 1순위?

아직 1박2일 여배우특집은 끝나지 않았다. 과연 여배우특집 3편에서는 어떤 여배우가 어떠한 리액션과 활약상으로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할까. 여행후기로 볼 수 있는 1박2일 여배우특집 번외편까지 준비를 했다니, 기대치를 조금 더 높여도 좋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