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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이지아, 불필요한 이혼평가단!

바람을가르다 2011. 5. 18. 08:47







가수 서태지와 배우 이지아의 법정분쟁이 2라운드로 돌입했다. 지난달 30일, 이지아 측은 서태지를 상대로 한 재산분할금 50억원과 위자료 5억등 총 55억에 청구를 포기하겠다며, 소송을 취하했었다. 그러나 17일 서태지 변호인 측이, 서울가정법원에 소취하 부동의서를 제출함으로써 소송은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서태지 측은, 이지아측이 소송을 먼저 제기했고 예고없이 단독으로 소송을 취하했고, 향후 재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뿐더러, 본 사건을 둘러싼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법원에 판결을 맡기려 부동의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반면 이지아측은 당황스럽다며 일단 진행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서태지의 결정을 지지하며, 법정에서 깨끗하게 마무리를 짓는 게 현명하다는 의견이 다수인 양상이다. 동시에 소송을 시작하고 중간에 발을 뺀 이지아의 태도가, 결국 문제를 키웠고 아름답지 못한 이별을 낳은 원흉이란 시각이 팽배하다. 또 다시 서태지-이지아를 바라보는 시선이 급변하고 있다.



서태지-이지아, 불필요한 이혼평가단!

요즘 일밤 나는가수다의 인기몰이가 상당하다. 시청자는 방송출연이 뜸했던 임재범-이소라 등 일곱명의 가수들이 보여주는 파격적인 무대에 충격과 감동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결국 청중평가단에 의해 선택되고, 순위를 가려 탈락자를 배출한다. 김범수처럼 1위에서 7위로 떨어질 때도 있다. 때문에 나가수에 출연하는 가수들은 청중평가단에 어필하기 위해, 본인의 색깔을 좀 더 지우더라도 파격, 고음, 퍼포먼스 등에 상대적으로 더 무게를 둔다.

서태지-이지아의 소송을 바라보는 네티즌의 시각을 보면, 나는가수다에 청중평가단을 닮은 이혼평가단으로 비치곤 한다. 서태지-이지아 법적분쟁에 배심원역할을 자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여론에 따라 입장도 시시각각 달라진다.

14년만에 서태지-이지아의 비밀결혼이 밝혀진 것도 모자라, 재산분할권 및 위자료청구소송을 진행중이란 사실이 알려지자, 대중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이후, 언론은 두 사람의 신비주의를 벗겨내려 혈안이 되었고, 대중은 각종 루머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당사자인 서태지-이지아는 침묵으로 일관했고, 네티즌은 언론보도 등의 정황만으로 사건을 판단하고 평가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정우성과 열애중이었던 이지아에게 문제가 있었다에서, 곧바로 서태지가 잘못했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이지아가 비밀요원도 아닌데, 서태지의 아내란 사실만으로 남편의 신비주의를 지켜주기 위해, 신분을 위장하고 살았던 세월을 안타깝게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이지아가 소송을 취하하고 이에 서태지가 부동의서를 제출하자, 여론은 반전을 이루며 이지아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형국이다. 이지아가 결국 전남편 서태지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서태지-이지아의 결혼과 이혼이 대중의 평가대상이 아니다. 둘 중 한 사람을 악역으로 몰아가거나 연예계에서 탈락시켜야 할 이유가 없다. 물론 연예인이란 직업적 특수성을 고려할 때, 아무리 사생활문제라도 대중의 관심을 피할 수는 없다. 다만 사생활문제가 법정으로 옮겨간 이상, 대중이 승자와 패자를 예단할 필요도 없고, 드러난 정황만으로 누구 한명을 꼬집어 비난을 쏟아내는 것도 옳지 못하다.

어차피 법적분쟁이 길어질수록 연예인 서태지와 이지아의 스타성에 근거한 가치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이혼과정에 있었던 사실이 어떠하든 간에, 결혼사실을 속인 것만으로도 이미 대중은 배신감을 느꼈고, 두 사람에 대한 냉소의 시각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서태지-이지아가 추구했던 신비주의도 껍데기만 남은 셈이다.



때문에 사생활은 차치하고, 연예인의 최고자산인 이미지를 더 이상 훼손하지 않기 위해 중간에 마무리하고픈 이지아나, 명예회복을 노리며 법정에서 매듭을 보려는 서태지나 대중의 시선을 상당히 의식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만일 서태지나 이지아측이 법정보단 대중의 심판을 염두하고 소송을 시작했고, 제대로 된 합의없이 지금까지 분쟁을 이어가는 것이라면 비판받아 마땅하다. 의도가 불순하다. 당사자간에 해결되어야 할 결혼과 이혼에 관련된 사생활문제까지, 연예인이란 사실을 역이용해 대중에게 떠넘겨 심판을 받고 상대방을 이기려드는 건 치졸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즉 서태지-이지아 소송의 결말이, 진실에 접근하고 정당한 판결을 받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대중이 이혼평가단을 자처할 것이 아니라 무관심으로 대응해야 한다. 자칫 잘못된 여론몰이가 법정의 판단력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을 연예인이 아닌 이혼한 보통 남녀로 접근해 볼 때, 왜곡되고 부당한 판결을 받아 억울한 사람이 나와서야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