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탄생, 결정적 패착?
13일 방송된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에서는 미라클맨이라 불리던 손진영이 탈락해 TOP3가 가려졌다. 이로써 김태원의 외인구단 3인이 TOP3에 모두 오르는 기적은 연출되지 않았고, 오히려 외국인이란 핸디캡에 신승훈 멘티 셰인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에 또 다른 기적을 심고 있다. 덕분에 백청강-이태권-셰인으로 압축된 다음무대는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시청자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시청률 변동은 없으나, 시청자문자투표가 12명의 참가자가 올랐던 생방송무대 처음 시점과 비교해 반 이상이 떨어졌고, 그만큼 관심이 줄었다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최종무대로 향할수록 뜨거워져야 할 분위기가 축 처져 보인다는 점도 안타깝다. 오디션의 엑기스인 경연보다, 김태원과 백청강-이태권-손진영이 함께 한 부활의 '1970'과 신승훈과 셰인의 듀엣 'I believe'가 더욱 볼만했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여기엔 참가자들의 무대도 영향이 있었겠지만, 멘토이자 심사위원인 5인(김태원-신승훈-이은미-방시혁-김윤아)의 의욕이 없는 태도가 부른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위대한탄생, 결정적 패착?
예능에서 리액션은 상당히 중요하다. 우리들의 일밤 <나는가수다>를 보면, 무대에 오른 이소라를 비롯한 일곱명의 가수들도 뛰어나지만, 그들의 무대를 보고 반응을 보이는 청중평가단의 표정이 예술(?)이다. 덕분에 현장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옮겨가는 효과를 낳기 때문이다.
현재 위대한탄생을 보면, 현장의 분위기가 오디션이 아닌 아이돌이 대거 출연하는 인가가요 프로그램을 방불케하고, 심사위원들은 무미건조한 심사평을 늘어놓고 있다. 덕분에 위대한탄생에 오디션참가자들도 개성이 없어 보이고, 무대는 긴장감이 떨어진다. 결국 최선을 다한 오디션참가자들이,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는 평을 받기 쉽다는 점이다.
위대한탄생에 심사위원의 독설이 사라지고 있다. 좋은 현상일까. 아니다. 기성가수가 아닌 오디션을 펼치는 참가자가, 가수가 되기 위해 평가를 받는 것이다. 당연히 심사위원의 눈에는 부족한 점이 많이 띌 수밖에 없다. 그 부족함을 지적해 고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멘토이자 심사위원이 해야 한다. 그런 그들이 필요악인 독설을 아끼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위대한탄생이 막판으로 갈수록 인기와 관심이 떨어지는 결정적 패착이다.
TOP12가 생방송무대를 시작할 무렵, 멘토이자 심사위원 5인은 의욕이 넘쳤다. 그러나 멘토의 점수가 시청자에게 영향을 끼치고 반발성 문자투표로 이어지면서, 오디션의 정체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인기투표로 전락시켰다는 시청자의 선택을 문제삼기 전에, 심사위원석에 어울리지 않는 멘토들을 앉힘으로써 발생된 문제였다.
어떤 멘토가 자신이 가르쳤던 제자가 조기 탈락하길 바라겠는가. 그것도 멘토스쿨에서 또 다른 두명을 떨어뜨리고 올린 제자들이다. 자신의 멘티가 다른 심사위원과 시청자에게 좋은 점수와 반응을 얻어내길 바라는 건 당연지사.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은 시청자에게 불신의 여지를 조장한 꼴이 됐다.
시청자가 심사위원들을 신뢰할 수 없게 만들었다. 심사위원으로서 문제든 트집이든 잡아내려면 얼마든지 잡아낼 수 있는 아직은 부족한 오디션 참가자들이다. 그렇다면 시청자는 다른 멘티의 단점을 지적하는 심사위원 멘토에게 얼마나 객관성을 부여할 수 있겠는가. 동시에 오디션 무대에 오르는 멘티의 선곡부터 창법까지 두루 도움을 주는 멘토는, 멘티와 함께 오디션을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멘토조차 다른 멘토와 시청자에게 평가를 받는 구조다. 멘토들마저 멘티의 평가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위대한탄생 시즌2에서는, 멘토가 심사위원까지 겸해선 곤란하다. 멘토는 그대로 두되, 심사위원은 외부에서 영입해야 한다. 그래야 심사위원이 공정성시비에서 좀 더 자유로울 수 있고, 시청자도 심사위원의 평가를 충분히 고려하고 문자투표하는 수가 늘어나, 인기투표로 가는 길을 최대한 막을 수 있다.
지금 위대한탄생은 시청자가 심사위원을 불신하고, 오디션 참가자를 평가하는 심사위원은 의욕이 떨어져 긴장감은 사라졌다. 멘토스쿨에서 보였던 멘토와 멘티들의 열정이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는 게 아쉬운 대목이다. 이제 위탄도 마지막에 다다랐다.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그동안 고생했던 멘토와 멘티를 생각하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뜨거운 응원과 격려로 마무리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