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사랑 차승원, 여자의 숨은 로망 3가지?
11일 방송된 MBC새수목드라마 <최고의 사랑> 3회에서는, 강세리(유인나)가 진행하는 연애버라이어티 커플메이킹에 일반인 훈남 한의사 윤필주(윤계상)가 출연했다. 윤필주는 첫인상만으로 다섯명의 여자연예인중 한명을 탈락시켜야 하는 상황. 네티즌의 대세는 걸그룹 국보소녀 출신의 국민비호감 구애정(공효진)이 탈락 1순위. 그러나 구애정과 스폰서 에피소드를 겪었던 윤필주는, 구애정이 아닌 카메오 박시연을 떨어뜨렸다. 이를 멀리서 지켜본 독고진(차승원)은 또 다시 심장이 두근두근.
3회를 마친 현재, 코믹커플 차승원-공효진을 앞세운 최고의 사랑은 시청자의 호평속에 순항하고 있다. 오히려 시청자가 드라마의 내용을 피부로 느끼는 것보다 진도가 훨씬 빠르다. 또한 구애정을 중심으로 독고진과 윤필주의 캐릭터가 빈틈없이 완벽하게 잡혔다. 때문에 악녀 강세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독고진-구애정-윤필주의 삼각스캔들이 어디로 향해 튈지 시청자의 궁금증을 빠르게 확산시키고 있다.
최고의사랑 차승원, 여자의 숨은 로망 3가지?
최고의사랑이 3회만에 안정적으로 자리잡는 데엔, 차승원-공효진의 눈부신 연기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순정만화를 연상시키는 말투, 표현력을 장착한 두사람에 캐릭터와 연기력의 장점은, 일반적인 로맨틱코미디 공식을 답습하듯이, 지루하고 식상한 상황에 노출되거나 스스로 오버해서 찌질하게 망가지는 법이 없다.
특히 홍자매의 써포트속에 차승원은 독고진을 단 3회만에 최고의 캐릭터로 만들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여성시청자가 좋아하는 백마탄 왕자이면서도 나쁜 남자이기 때문이다. 잘못된 편견이 섞인 나쁜 남자가 아닌, 여자들의 로망이 녹아있는 나쁜 남자의 교과서를 보여준다. 최고의사랑 3회에 독고진을 보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1. 말투는 건조하고 직설이지만 그 안에 배려가 있다.
3회의 시작과 동시에, 전매니저에게 뺨을 맞고 눈물을 흘리던 구애정을 자신의 차에 태운 장면. 코피가 나고 뺨에는 손자국. 구애정은 민망하다. 그 민망함을 지우려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리려 애를 쓰자, 독고진은 음료수병을 그녀의 뺨에 대며 “그거나 비비고 있어. 그게 덜 어색해.”라며 툭 한마디 던진다.
상대방이, 특히 여자가 민망함을 느낀다고 해서 어설프게 장단을 맞춰주는 것보단, 그 민망함을 단칼에 베어주는 게 낫다. 그 순간은 무안해지겠지만, 그 이후엔 두사람 모두가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독고진처럼 구애정에게 음료수병같은 물건을 건네어, 박명수마냥 양손을 비비지 않아도 될만큼 민망함을 분산시키도록 배려하는 건 탁월한 센스로 볼 수 있다.
2.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복수부터 한다.
보편적으로 남자는 여자에 비해 감성보단 이성이 앞선다. 상황이 벌어진 확실한 이유. 그 이유가 타당한가를 따진 후에 행동으로 옮긴다. 최고의사랑에선 윤필주의 캐릭터가 그렇다. 때문에 일단 무조건 자신의 편이 되어주길 바라는 여자는 쉽게 삐치고 상처받는다. 여자는 상황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 말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독고진은 구애정이 전매니저에게 따귀를 맞은 장면을 기억한다. 왜 맞았는지 모른다. 그리고 의상실에서 애정의 전매니저를 만났다. 독고진은 애정의 전매니저가 소속사 여자연예인을 위해 고르는 의상을 모두 빼앗는다. 모두 자신이 가져가겠다면서. 그 과정에서 애정이 맞았던 따귀이상의 치욕을 전매니저에게 안겨주었다. 구애정이 그 장면을 보진 못했지만 시청자가 보았고, 그녀를 대신한 통쾌한 복수였다.
3. 완벽보단 빈틈이 많은 나쁜 남자.
완벽한 남자, 완벽한 여자는 ‘완벽’ 때문에 오히려 매력이 반감된다. 상대방이 완벽하면 자신이 피곤해지기 때문이다. 킹카 퀸가보단, 적당히 매력있는 보통남녀가 연애를 잘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이성에게 대시하기 좋은 타이밍은 상대의 폼이 흐트러졌을 때다. 상대의 빈틈이 눈에 보일 때, 마음이 약해보일 때, 강하게 밀어붙이면 효과가 나타난다.
한류스타 독고진에게 퇴물연예인 구애정이 알짱거릴 수 있는 이유는, 구애정에게 독고진은 빈틈을 많이 보였기 때문이다. 피터제이슨 감독에게 뇌물을 주면서 절박하게 헐리우드 진출을 바란다거나, 멀쩡한 다리로 병원에서 생쇼를 하던 독고진을 보았다. 대중이 생각하는 완벽하고 매너 좋은 독고진이 아니라, 급이 다른 자신에겐 막대하는 나쁜 남자다. 그러나 독고진이 남들과 다르게 자신을 대한다는 건 구애정도 특별한 취급을 받는 느낌이 든다. 특별한 취급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그러나 구애정보다 시청자는 독고진을 더 잘 알고 있다. 독고진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나쁜 남자도 아닐뿐더러 완벽하지도 않다. 오히려 행동하나하나가 귀엽다. 여자들이 나쁜 남자에게서 원하는 건, 독고진처럼 겉모습에 감춰진 순수하고 따뜻한 본능을 끄집어내고 싶은 것이다. 카리스마 뭐니 따지며 거칠고 성격 더러운 게 아니라, 남들이 바라보는 나쁜 남자가 자신앞에선 착해지고 귀여워지는 것.
최고의사랑 3회에서 독고진은 구애정에게 빠져 들고 있다. 그 과정에서 보여준 남자주인공 독고진(차승원)의 숨은 매력은 여성시청자의 로망으로 급부상하게 만들었다. 최고의 사랑에선 독고진의 세상이다. 과연 성유리의 로맨스타운과 이민호의 시티헌터가 대기중인 수목드라마 경쟁에서는 차승원이 얼마나 빛을 발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