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가수다 임재범, 폭발한 예능감-초대형 예능늦둥이!
김건모의 재도전 논란속에 김영희PD가 교체되고 쎄시봉의 신정수PD를 수혈해 한달간 재정비를 마친 후 돌아온 우리들의 일밤 <나는가수다>는, 이전보다 더 강하고 짜릿한 무대를 연출하며 무서울 정도의 관심과 반응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비록 김건모-정엽-백지영이 빠졌으나, 기존의 박정현-윤도현-김범수-이소라에 새롭게 가세한 임재범-BMK-김연우는 나가수의 제작진은 물론 시청자가 원했던 꿈의 라인업으로 손색이 없었다. 그리고 기대를 져 버리지 않은 드림팀은 시청자의 찬사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500명의 청중평가단에 투표를 통해 가려진 1등은 ‘너를 위해’를 부른 지존 임재범이었고, 7등은 ‘그런 이유라는 걸’을 열창한 김범수였지만, 1등과 7등사이에 간극이 느껴지질 않을 정도로 출연한 일곱명 모두의 무대는 소름 돋는 감동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90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나가수의 흡인력은 놀라웠다.
나는가수다 임재범, 폭발한 예능감-초대형 예능늦둥이!
특히 시청자의 이목을 끌었던 건, 새멤버로 등장한 임재범-BMK-김연우였다. ‘꽃피는 봄이 오면’으로 폭발적인 성량을 유감없이 발휘한 BMK와 깨끗하고 담백한 음색으로 감정전달력이 최고였던 ‘여전히 아름다운지’의 김연우는 나가수의 기존 멤버들을 잔뜩 긴장시켰다.
그리고 '왕의 귀환'이란 찬사속에 등장한 임재범은 무대위 카리스마에 끝을 보여주며 화려한 신고식을 했다. 신이 내린 보컬리스트, 가창력의 종결자 같은 수식어는 사실상 불필요할 정도가 된 가수. 김형석의 우스개소리처럼 ‘나만가수다’라는 표현마저 어색하지 않은 가수가 임재범이다. 때문에 그냥 ‘임재범’ 이름 석자면 모든 게 설명되는 그의 무대는 역시나 명불허전.
오히려 임재범을 가수라는 틀에 가두지 않고, 정통음악프로그램이 아닌 예능 일밤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 지에 초점을 맞추면 또 다른 놀라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임재범의 예능감이 가창력 못지않게 뛰어나다는 사실이다.
임재범은 방송출연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만큼 방송이 그리고 예능이 낯설 수밖에 없지만, 이 날 보여준 임재범의 멘트들은 예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판단이 들 정도로 탁월했다. 시청자의 입맛에 맞출 줄 아는 센스와 재미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순위를 정하고 탈락자를 배출하는 <나는가수다>에 참여한 이상, 1등을 해야된다고 자신감과 솔직함을 피력한 것도 좋았지만, 탈락자로 선정되면 집에 가서 애나 볼 거라는 투박하고 무덤덤한 멘트는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뿐만아니라 윤도현에게 ‘로큰롤베이비’라며 캐릭터를 심어주고 멤버속에 융화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또한 대기실에서 자신을 비롯해 BMK-윤도현 등이 김범수에게 칭찬을 늘어놓자, 이소라가 김범수에게 너무 부담을 주는 것 아니냐는 말에, “부담을 줘야 다음에 쩔어.”라며 대기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만큼 청중평가단에 의한 순위 발표를 앞두고 느낄 수 있는 출연진들 사이에 긴장감을, 임재범은 맏형답게 웃음으로 해소시키는 노련함과 센스까지 선보였던 것이다.
예능 <나는가수다>에서 명품가수들의 노래가 주는 감동외에, 이날 방송에서 웃음은 임재범이 책임졌다고 할 정도로 그의 입담과 재치는 가창력만큼이나 두각을 나타냈다. 박명수-김제동을 비롯한 매니저 개그맨이 해줘야 할 몫까지 임재범이 했으니 북치고 장구친 셈이다.
앞으로도 임재범의 역할은 음악외에 예능의 비율까지 적당히 맞춰야 할 나는 가수다에선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이유로는 임재범의 신선한 캐릭터에 있다. 일단 거침없이 솔직하다. 그 솔직함이 시청자에겐 반전의 재미를 준다. 방송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카리스마 임재범에게서 어떤 멘트가 나올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그의 목소리만큼 예능에서 희소성이 있는 캐릭터가 임재범이다.
출연자체만으로 <나는가수다>에 확실한 날개가 된 임재범은, 기대하지 않았던 예능감마저 폭발시키면서 시청자의 관심과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방송 펑크내지 않겠다는 임재범의 마지막 멘트, 그렇게 초대형 예능늦둥이의 탄생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