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이지아와의 결혼을 숨긴 결정적 이유?
21일 서태지와 이지아가 이혼소송중이란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그리고 같은 날 이지아의 소속사이자 배용준이 대표로 있는 키이스트 측은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이지아는 현재 서태지와 위자료 및 재산분할 등에 관한 청구 소송을 진행 중에 있으며, 재산분할청구소송의 소멸시효가 다 되어감에도 원만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지난 1월 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두 사람은 1993년 서태지와 아이들 LA한인공연에서 지인을 통해 처음 만났고, 이후 편지와 전화로 계속적인 연락을 해오며 연인관계로 발전했다. 1996년 초에 서태지와 아이들이 해체됐고, 은퇴선언을 한 서태지가 같은 해 미국으로 건너갔을 당시, 연인이었던 이지아는 서태지의 현지적응을 도왔고 1997년 둘만의 결혼식을 올렸다. 2000년 서태지가 국내활동을 재개하면서 이지아는 혼자 지내다가 2006년 이지아 단독으로 이혼신청서를 제출했고 2009년에야 이혼 효력이 발효됐으며, 이혼사유는 평범하지 않은 서태지의 직업과 생활 방식 및 성격차이 때문이라고 한다.
2004년 말에 잠시 한국에 왔던 이지아는, 당시 우연한 기회에 모 휴대폰 광고에 출연하게 됐고, 촬영장에서 현재 키이스트에 양근환 대표를 만나 연예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2005년 초 미국생활을 정리하면서 한국으로 건너왔고, 이후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오디션을 거쳐 여주인공 배역을 맡아 정식 데뷔를 하였다는 게 이지아 측의 공식입장이다. 또한 두 딸이 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며, 서태지와 이지아사이에 자녀는 없다고 덧붙였다.
서태지가 이지아와의 결혼을 숨긴 결정적 이유?
서태지-이지아의 결혼과 이혼에 대해 충격을 받은 건, 이지아와 열애중인 정우성만이 아니었다. 많은 대중은 충격을 넘어 실망이란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사실혼에 있었던 두 사람이 신비주의 연예인을 고수하며, 미혼인양 14년간 대중을 속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원인은 뒤늦게 데뷔한 이지아보단 지나친 신비주의를 고수한 서태지에게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그렇다면 서태지가 도대체 대중에게 결혼했다는 사실을 밝히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그 껍데기에 지나지 않은 신비주의를 지키겠다고? 아니면 유부남 소리가 듣기 싫어서? 이보단 서태지가 음악을 계속 하며 사생활을 보호받고 싶어서가 설득력이 있다.
서태지가 결혼을 발표한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지냐며 반문할 수 있다. 막말로 가요계가 혼란을 겪나? 방송국이 문을 닫나? 남북통일이 늦춰지나? 서태지의 결혼은 우리 사회에 어떠한 파장도 미치지 않는다. 그저 비일비재한 스타의 결혼과 마찬가지로, 잠시나마 네티즌의 관심이 집중될 뿐이다. 그것조차 수용하지 못한 서태지를 비판하는 것도 언뜻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이지아의 공식입장을 돌아보면, 서태지를 이해할 만한 결정적 이유가 있다. 현재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건, 정말 서태지와 이지아사이에 자녀가 없을까이다. 두딸이 있다는 건 루머에 불과할까. 분명 이지아는 자녀가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의혹을 품는 건, 10년 동안 결혼생활, 이지아가 서태지에 요구한 55억에 청구금액 등이다. 게다가 서태지가 아내인 김상은->김지아->이지아로 개인 신상도 세탁해줬는데, 자녀라고 못할 리 있겠냐는 점도 제기된다.
이를 뒤집어 보면, 지금은 자녀가 있다고 해도 없다고 해야 판이다. 두사람을 향한 대중의 관심이 지나치게 과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지아의 말이 사실과 다르고 자녀가 있다면, 현 시점에서 그 아이들이 겪게 될 수많은 시선과 정신적인 충격은 말로 설명이 불가하다. 즉, 현 상황에서 서태지와 이지아사이에 말처럼 자녀가 없다는 건 다행스런 일이라 할 수 있다.
돌아가 서태지가 결혼을 숨길 수밖에 없던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X세대의 아이콘, 문화대통령으로 통했던 서태지다. 그에겐 스토커를 방불케하는 팬들이 많았고, 파파라치 기자들이 상시 대기하고 있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얼마나 컸겠는가. 서태지와 아이들이 은퇴할 당시 기자회견은, 공중파 뉴스속보로 정규방송을 뚫고 생방송되었을 정도였다. 일반 톱스타와는 차원이 다른 영향력을 서태지는 가지고 있었고 지금까지 과시하고 있다.
그런 서태지가 스무살의 이지아와 사랑에 빠지고 은퇴한 지 1년 만에 결혼을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 본인보단 어린 신부가 겪을 지나친 관심과 혼란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단순하게 물어 대중이 소중한가, 아내가 소중한가. 대중은 알고 보면 남이다. 그러나 아내는 사랑하는 사람이고 가족이다. 남편이라면 지켜주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단순히 서태지만의 문제도 아니고, 그를 신비주의에 가두고 판단할 문제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후엔 왜 결혼 사실을 발표하지 못했나. 서태지와 이지아는 물론, 대중이 받아드릴 수 있는 시점이 있었다. 사견이지만 2000년 서태지가 컴백했을 당시가 결혼발표를 하기엔 최적의 타이밍이 아니었나 싶다. 그러나 서태지는 그 시기를 놓친 셈이고, 이지아 측에 따르면 2000년부터 그녀가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 둘 사이가 소원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부부사이에도 확신이 없는데, 뒤늦은 결혼발표가 우선될 이유가 없다.
서태지와 이지아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서태지가 나쁘다. 이지아가 나쁘다. 누가 피해자다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그들도 남들처럼 결혼을 했고 이혼을 한 셈이다. 그 사실을 숨겼다는 것에 속았다는 느낌을 갖는 대중이 충격을 받고 배신감을 드러낼 수도 있다. 그러나 왜 그들이 결혼사실을 떳떳하지 못하게 숨겨야 했는지를 짚어보면, 서태지의 극단적 신비주의만이 아닌, 그를 신비하게 만들고 문화대통령으로 떠받든 대중의 책임도 간과할 수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