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면밤마다 ‘유이’ 몰락은 꿀벅지 탓?
4일 방송된 예능프로그램 <밤이면밤마다>에 민효린-아이유-강수지-현영-간미연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그러나 그녀들의 토크에선 이렇다 할 재미를 뽑아내지 못했다. 오히려 연애버라이어티마냥 아이유가 남성패널중에 한명을 선택하는 상황 등은 따분하고 지루하기까지 했다.
그나마 인상깊었던 건 <트리플>의 여주인공 민효린이 드라마의 실패로 심적인 부담을 가졌다는 얘기와 편성에 난항을 겪고 있는 드라마 <버디버디>의 여주인공 유이의 맞장구였다.
유이는 드라마 얘기가 나오자 울컥하는 눈물을 애써 감추며 현재의 심경을 토로했다. 최근 ‘유이의 몰락’이란 기사를 접했고, 드라마 <버디버디>가 사전제작에도 불구하고 편성되지 못한 것이 자신때문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며, 시청자에게 보여드리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고, 애프터스쿨 동료들에게도 자신이 피해를 주는 것 같다는 속상한 속내를 밝혔다.
밤이면밤마다 ‘유이’ 몰락은 꿀벅지 탓?
유이의 심정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골프드라마 ‘버디버디’의 실질적인 원톱 주연 유이로선, 드라마가 편성에 난항을 겪는 현 시점에서 부담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드라마제작 당시만해도 아이유이상가는 인기를 누렸던 스타가 유이였고, 연기신인인 그녀가 원톱 주연을 꿰찬 배경이기 때문이다.
드라마가 편성되지 않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드라마가 내용적으로 부실하다. 둘째, 출연 배우들이 약하다. 만약 유이의 인기가 예전과 같았으면, 이연희-심창민 주연의 <파라다이스목장>처럼 재미가 덜해도 편성됐을 것이다. 그러나 드라마의 내용도, 배우도 시청자에게 어필할만한 요소를 갖추지 못했다는 판단이 방송국을 주저하게 만든 셈이다.
몰락이란 단어가 자극적이긴 하나 유이의 인기는 사실상 식은 지 오래다. 그것은 넷상에서 ‘꿀벅지’란 단어가 사라지고 있음과 동선을 같이 한다. 꿀벅지란 신조어의 원조이자 최대수혜자로 꼽히는 유이는, 꿀벅지로 흥해서 꿀벅지로 망한 셈이다. 청순글래머란 타이틀의 최대수혜자 신세경도 마찬가지다. 현재 넷상을 지배하는 건 꿀벅지도 청순글래머도 아니다. ‘베이글녀’란 신조어다. 그리고 여기에 원조의 비애가 있다.
TV는 여러 꿀벅지 스타를 양산했지만, 대중은 꿀벅지하면 유이, 청순글래머하면 신세경을 떠올렸다. 즉 꿀벅지란 단어를 떼고 유이를 평가하면 매력도 관심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청순글래머를 떼고 신세경을 평가해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러한 신조어가 넷상에서 힘을 잃고 유행에서 뒤처지면, 단어를 대표하는 해당스타도 한물갔다는 인식이 팽배해진다. 뜰 때는 타이틀이 시너지를 내지만, 추락할 때는 밑바닥을 향하는 날개가 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유이는 정말 이대로 몰락하고 말 것인가. 사이클이란 게 있다. 유이에게도 기회는 분명 온다는 얘기다. 그것이 <버디버디>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버디버디>에 얽매여선 곤란하다. 오히려 비중이 작더라도, 다른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연기력이나 스타성을 재평가받는 기회를 잡는데 주력해야 한다. 애프터스쿨의 유이, 꿀벅지의 유이가 아니라, 배우 김유진으로 인정받고 싶다면 말이다.
예능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다. 홍일점이 되기 위해서 <밤이면밤마다>에 출연한다면 이미지소모에 불과하다. 메인MC 탁재훈의 옆자리를 꿰차고 있다면, 그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호감도 비호감도 아닌 무호감에 병풍으로 전락했다는 시선을, 유이 스스로 깨부수는 노력이 절실하다. 예능은 분명 그녀에게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이앞에 꿀벅지란 타이틀이 사라지고 있다. 나쁜 징조라고만 볼 수 없다. 어차피 연기자로 인정받고 싶었다면 버려야 할 짐같은 것. 변화를 통한 유이의 재도약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