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팍도사 김태원, 대국민 눈물고백-그에게 바라는 건?
30일 방송된 황금어장 강호동의 <무릎팍도사>에 부활의 리더이자, 늦둥이 예능인의 종결자 김태원이 출연했다. 그는 수많은 히트곡을 양산한 아티스트로도 유명하지만, 남자의자격 ‘국민할매’로, 위대한탄생에 ‘위대한 멘토’로도 국민에게 사랑받는 이 시대 최고의 엔터테이너로 손색이 없다.
이를 계기로 최근 부활과 김태원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 ‘락락락’이 방송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제 김태원을 모르면 간첩이란 소리가 나올만 하다. 그만큼 대중에게 노출된 스타가 김태원이다. 이제 그는 무슨 얘기를 들려줄 것인가. 아직도 못다한 김태원의 네버엔딩스토리가 있을까. 그리고 있었다. 김태원은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는 따뜻한 아버지란 사실이었다.
무릎팍도사 김태원, 대국민 눈물고백-그에겐 바라는 건?
부활은 1994년 보컬 故김재기와 불렀던 ‘사랑할수록’으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대박을 터트리지만, 이후 또 다시 침체의 길을 걷는다. 물론 보컬 박완규 등을 영입해 ‘Lonely night' 등으로 반짝하기도 했지만 반응은 예전만 못했고, 잇따른 보컬들의 탈퇴로 김태원은 불면증과 우울증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절치부심끝에 2002년 이승철과 14년만에 재결합해 ‘네버엔딩스토리’로 김태원의 부활은 다시금 힘차게 날아올랐다. ‘네버엔딩스토리’는 ‘회상3(마지막콘서트)’와 함께 김태원이 아내를 위해 쓴 곡이기도 하다. 그리고 ‘네버엔딩스토리’를 작곡할 당시, 김태원이 작곡히스테리를 부렸다는 것도 드라마 락락락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김태원은 작곡히스테리로 아내가 캐나다로 떠나고, 이승철과 계약건으로 트러블이 있었다고 알려졌던 게 다가 아니라고 했다. 부활 6,7집의 실패이후 공백기를 가졌을 때 더욱 음악에 미쳐 있었다는 그는, 네버엔딩스토리가 뜨고 이승철과 갈등을 빚을 당시, 아들이 아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마음이 아픈 병을 겪고 있다고 방송을 통해 처음 입을 열었다.
그럼에도 네식구는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다만 아내가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아들때문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주는 상처때문에. 그것이 아내와 딸과 아들을 필리핀에서 살게 만들었고, 자신이 무릎팍도사에서 아들이야기를 공개하기로 결심한 이유라고 밝혔다. 김태원과 같은 상황을 겪는 또 다른 가족들을 위해서.
아내의 소원은 아들보다 단 하루만 더 사는 것이라며, 김태원은 11살인 아들과 현실에선 아직 대화를 해본 적이 없고 늘 꿈에서 대화를 나눈다고 말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현실에서도 아들과 대화할 날이 올 것이라며, 그날을 기다린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눈물을 참고 말하던 아버지 김태원의 모습은 가슴 찡하게 다가왔다.
김태원이 음악을 고집하지 않고 예능에 출연하기로 결심한 것도 아들때문이라고 한다. 그에겐 현실적인 문제였다. 그러나 김태원이 방송에서 시청자에게 보여준 것은, 그가 늘 말했던 아름다운 것뿐이었다. 김태원의 한마디는 웃음과 감동으로 시청자를 웃기고 울렸었다. 김태원의 감성이 진하게 녹아있는 부활의 음악도 마찬가지였다. 어찌보면 만능재주꾼 김태원을 세상과 소통하게 만들고 대중의 인기를 안겨 준 일등공신은 천사같은 아들이 아닌가 싶다.
언젠가 방송에서 김태원이 감명깊게 읽은 책으로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꼽은 적이 있다. 김태원이 어린 왕자같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을 투명하게 보는 사람, 마음이 늙지 않는 사람. 그래서 나이도 성별도 지위도 그 어떤 것을 떠나서도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사람.
그래서 김태원에게 바라는 게 한 가지 있다면, 지금의 모습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은 시청자에게도 마찬가지다. 김태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위대한 멘토, 국민할매처럼 어떤 캐릭터를 보여주든 예능에서 만났고 앞으로도 만날 김태원을 지금처럼 보이는 만큼 바라봐주는 것이다. 부활의 리더로서도 마찬가지다. 그가 웃음을 주면 웃음을, 감동을 주면 감동을,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한다. 그래야 어린왕자와 더 가깝고 친숙한 거리에서 만나고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