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탄생, ‘권리세-안아리’ 태도가 부른 결과?
18일 방송된 스타오디션 <위대한탄생>을 두고 시청자들 사이에 적잖은 논란이 야기된 상황이다. 특히 이은미 멘토스쿨에서 최후의 2인에 뽑혀 생방송에 진출한 권리세의 자질논란과 김윤아 멘토스쿨에서 연습부족을 드러낸 안아리의 태도논란이 그 중심에 있다.
위대한탄생, ‘권리세-안아리’ 태도가 부른 결과?
이은미는 멘티들을 해인사로 데려가 스님들에게 중간평가를 맡겼다. 결과는 이진선이 1등, 김혜리-박원미가 공동 2등, 그리고 권리세가 꼴지였다. 그러나 최종평가에서 권리세는 김혜리와 함께 생방송으로 가는 티겟을 거머쥐었다.
놀라운 반전이다. 시청자 대부분은 이진선과 박원미가 권리세보다 실력면에서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은미는 왜 시청자와 달리 권리세를 택했을까. 이은미가 권리세의 장점으로 평가한 고운 음색과 표현력 때문이었을까.
실질적으로 이은미는 권리세가 노력하는 모습,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에 점수를 더 주었다고 볼 수 있다. 이진선과 박원미가 덜 노력했다기보단, 상대적으로 권리세에게서 발전가능성을 더 보았다가 맞을 것이다. 여기서 발전가능성은 시간의 제약이 존재하는 위대한탄생이란 오디션 프로그램이 끝나는 마지막 시점까지를 의미한다.
이은미는 멘토이고 출연자이지, 제작자도 기획사사장도 아니다. 즉 프로그램내에서 멘티들을 가르칠 순 있어도,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 방송을 인연으로 멘티들을 제자로 거두거나 가수로서 데뷔를 보장해줘야 할 의무는 없다.
그렇다면 이은미가 뽑아야 할 기준은,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과정에서의 가능성과 빛을 보기 쉬운 멘티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 기준이 재능이든 스타성이든, 그 어떤 것이든. 방송에 출연한 멘토라고 해서, 김태원처럼 시청자가 공감하고 감동을 받는 선택을 해야 할 이유는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최종심사에 함께 참여한 작곡가 윤일상이, ‘내가 제작자라면...’ 이 사람들을 뽑겠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이은미와 일치를 보았다. 만약 시청자에게 이은미 혹은 윤일상의 입장에서, ‘김혜리-이진선-박원미-권리세’를 놓고 두 사람을 뽑으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단순히 방송으로 보는 입장이 아니라, 투자를 하는 제작자 혹은 <위대한탄생>의 멘토로서 한정된 시간안에 멘티를 성장시키고 그 결과물을 시청자에게 평가받는 입장에 있다면 말이다.
재능과 가능성이 충만해보이는 이진선과 박원미가 탈락한 것은 매우 안타깝지만, 권리세를 합격시켰다고 해서 이은미가 시청자에게 지나친 비난세례에 시달릴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되는 이유다. 매끄럽게 다듬어지진 않았으나 오디션 과정속에 있는 권리세도 그녀만의 매력과 발전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은미에게 배우는 권리세의 태도도 칭찬할 만했다. 진지하고 성실하게 배우려는 권리세의 자세는, 이은미로 하여금 작은 것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은 욕구를 불렀다고 생각된다. 권리세뿐 아니라 탈락한 멘티 이진선-박원미도, 이은미를 멘토로서 신뢰하고 착실하게 배우려는 모습은 결과를 떠나 무척 보기 좋은 장면이었다.
그리고 김윤아와 안아리사이에 금이 간 신뢰는 대조적이었다. 연습부족은 그렇다쳐도, 멘토 김윤아의 질문에 대답하는 멘티 안아리의 태도는 불성실하고 믿음이 결여된 모습이었다. 배우겠다는 멘티의 자세로는 보이지 않았고, 드라마로 착각했는지 어떻게든 튀고 싶어한다는 인상을 주고 말았다. 김윤아로선 안아리를 가르치고픈 의욕이 떨어지지 않았을까 우려스럽게 비춰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사람도 죽이 맞고 흥이 나야 한다. 멘토스쿨은 멘토가 멘티를 성장시키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건, 시청자의 시선이 아니라, 멘토와 멘티가 주고받는 시선과 교감이다. 그것은 가르침과 배움에서 신뢰의 그림으로 나타나고 성장의 발판이 된다.
크게 볼 때, 여러 논란에 휩싸인 <위대한탄생>과 시청자사이에 신뢰가 깨져가는 인상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다수의 시청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이 전개되어야 할까.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더라도 시청자가 이해하고 바라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특히 멘토이자 심사위원 5인의 입장은 더욱 말이다. 적어도 대중음악에선 전문가이며 손꼽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판단이 혹여 틀리게 보였을 지라도, 멘토스쿨이란 이름에 걸맞게 멘토의 의견을 존중하고, 좀 더 너그럽게 지켜봐주는 게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