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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무새 주상욱, 으아악 연기 3종세트!

바람을가르다 2011. 3. 4. 10:11





30일 방송된 수목드라마 <가시나무새> 2회에서는 성인연기자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흡인력을 높였다. 주상욱-한혜진-김민정 주연진에, 서도영-김하은-최재원 등 조연들이 감칠맛을 더하면서, 기대감이 떨어졌던 첫회의 우려를 조금이나마 희석시켰다.

그러나 캔디 정은(한혜진)이 다짜고짜 생판모르는 왕자 영조(주상욱)의 뺨부터 올려붙인 후, 정은이 영조를 오해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덕분에 둘이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드라마의 법칙이 2회 첫장면에 그대로 재현됐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지나친 우연의 남발과 낡고 진부한 설정은 앞으로 <가시나무새>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그래도 희망적인 건 주요배역진의 연기력이다. 시청자를 끌만한 연기력을 담보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건 배우들의 연기력도 캐릭터의 매력도, 반밖에 살리지 못하는 제작진의 무능함에 있다. 특히 잘 나가다 간혹 헛발질에 으아악스런 영조(주상욱)를 보면, 남자주인공 주상욱의 매력을 참 못살린다는 생각이 든다.




가시나무새, ‘주상욱’ 으아악 연기 3종세트!

1. 손발오그라드는 ‘으아악’ 연기

영조(주상욱)는 씨 다른 형제 한수(최재원)에게 이끌려 친어머니 계순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그 시각 계순이 호스트바에서 젊은 남자들과 유흥을 즐기려는 준비단계에 있었고, 그 모습에 영조는 황당과 실망 그리고 분노를 느꼈다.

그런 영조의 마음을 모르는 호스트바 직원은, 영조에게 같이 일할 생각이 없냐고 제안한다. 이에 영조는 “으아악~”이란 괴성과 함께, 호스트바 직원의 면상에 주먹을 날렸다. ‘으.아.악~’ 꼭 필요했을까. 그냥 깔끔하게 주먹만 뻗었어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임에도, 오히려 캐릭터의 매력을 갉아먹는 듯한 괴성(?)이었다.

게다가 다른 호스트바 직원들이 나타나 코너에 몰아넣고 영조를 발로 밟는데, 밟으려면 제대로 밟던가. 엑스트라가 주인공을 지나치게 배려한 나머지, 영조를 발로 밟는 건지 마사지를 해 주는 건지. 헛발질도 꽤나 많이 나와, 전체적으로 허술한 장면으로 남아버렸다.




2. 노래는 왜 껐을까?

회식자리에서 영조는 친어머니에 대한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술을 마시고 취한 상태였다. 그리고 무대에서 노래를 했다. 임재범의 ‘비상’. 여성시청자의 마음을 흔들만한 선곡을 한 영조. 드디어 노래로서 주상욱의 매력을 발산하는 걸까.

주상욱의 노래실력은 나쁘지 않았다. 꽤 부른다는 생각이 들 타이밍에 영조는 노래방기기에 취소버튼을 눌렀다. 역시 주상욱도 임재범은 무리인가. 고음으로 올라가는 클라이막스에 냉정하게 취소버튼을 누른 주상욱. 그의 선택이 이해는 가지만, 임재범의 ‘비상’은 날다 말았다. (근데 이영조를 환호하는 사람들은 뭐지. 잘 껐다는 얘긴가? ^^)   




3. 취한 건 쇼였나?

영조가 분노하고 술에 취하고 깨는 과정들을, 제작진이 세밀하지 못하고 다소 조잡스럽게 그렸다. 영조가 호빠직원들에게 얻어맞고 호스트바에서 나왔을 때 우연히 정은과 마주치는데, 영조는 정은을 차갑게 외면하고 사라졌다.

그러나 술자리에선 정은의 전화를 받고, 해맑게 정은에게 회식장소를 알려주며 찾아오라 말했다. 차라리 최강우(서도영)가 오라고 하는 게 맞지 않나. 영조가 술에 취했기 때문에, 정은과 좀전에 만났던 상황은 잊었다고 이해할 수는 있다. 취기에 춤추며 노래까지 불렀으니까.

근데 유경(김민정)이 영조를 복도에 세워 놓고, 정은을 아냐고 물으며 그녀에게 가까이 가지 말라고 경고하지 않았냐고 뇌쇄적인 눈빛을 쏴댔다. 이에 영조는 언제 취했냐는 듯이, 내가 왜 그래야 되냐며 냉정한 태도를 보였다. 조금 전까지 상하이 트위스트 추던 영조가 맞나. 그리고 유경의 키스세례에 무너진 영조.




영조라는 캐릭터가 상황에 맞게끔 자연스러운 흐름을 타야, 캐릭터의 매력도 살고 주상욱의 연기력도 빛을 발하게 된다. 아무리 극적인 설정이라고 해도, 제작진이 세심하지 못하고 뒤죽박죽스러운 전개에 캐릭터를 갖다 붙여버리니, 드라마가 싸구려 티를 벗지 못한다.

악녀 유경이 군더더기 덜한 출현과 뚜렷한 일관성으로 캐릭터의 중심을 잡고 있고 정은도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가는 반면, 영조의 캐릭터는 제작진이 반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제작진은 주상욱의 매력으로 영조의 캐릭터를 살려낼 생각보단, 영조라는 캐릭터를 상황에 맞게끔 구현하는 게 우선되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