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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금메달 OK! 세계신기록 글쎄?

바람을가르다 2009. 7. 26. 15:21


현재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200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중인 마린보이 박태환, 자신의 주종목이라고 할 수 있는 자유형 400M로 상큼하게 스타트 끊을 채비를 마쳤다. 한국시간으로 26일 일요일 오후 4에 펼쳐지는 예선전을 거쳐, 27새벽 1에 결승전을 치루게 된다.

 

과연 박태환이 세계선수권 2연패라는 금자탑을 이룰 수 있을까? 

 

2년 전, 2007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 결승전을 지켜 본 세계 수영계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결승 터치패드를 가장 먼저 찍은 것은 400M의 터줏대감 호주의 그랜트 해켓도 아닌,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도 아닌, 상대적으로 왜소한 동양인 박태환이었기 때문이다. 자유형에서 만큼은 절대 아시아선수의 제패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편견을 18세의 고등학박태환이 무참하게 깨버린.

 

특히나, 결승 50M를 앞두고 4위로 처져 있던 박태환은 믿기 힘든 폭발력으로 선두권의 선수들을 모조리 제치며, 막판 스퍼트란 이런 것이다를 한수 가리키기라도 하듯이 한편의 기적같은 드라마를 연출한다.

 

그리고 1년 뒤, 베이징올림픽에선 초반부터 무섭게 물살을 가르며 200M가 지난 시점에서 한 번도 1년 자리를 뺏기지 않으며 결승선을 통과한 박태환, 더 이상 기적이 아닌, 진정한 자유형 400M 1인자로서 지켜 본 국민들에게 감동, 그 자체를 선사한다.



 

그리고 지금 2009년 세계수영선수권을 통해, 또 한번의 세레모니를 준비중인 마린보이 박태환은 더 이상 수영계의 신데렐라가 아니다. 타이틀 홀더이자,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세계수영계를 이끌어 갈 인물로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새겨 놓았다. 은퇴한 백상어 이언 소프나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를 잇는 리더로서 200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맞게 된 상황이다.

 

400M 경쟁자인 중국의 장린이나 튀니지에 우사마 멜룰리 등이 부지런히 박태환을 뒤쫓고 있으나, 성장속도가 그들보다 빠른 박태환은 자신감이 충만해 보인다. 다만 새롭게 연마한 돌핀킥의 적응력과 체력소모가 상대적으로 많은 야외수영장에서 펼쳐진다는 것은 결코 레이스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예감케 한다.

 

그럼에도 미디어를 중심으로 자유형 400M의 금메달은 당연히 박태환의 것으로 간주하는 시선들로 가득 차있다. 이를 넘어 당분간, 어쩌면 오랫동안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이언 소프의 세계신기록 3 40 08을 깨줄 것이라는 부담까지 그의 어깨에 올려 놓은 실정이다. 물론 3 4186이라는 아시아 신기록을 보유한 박태환의 성장가능성을 볼 때, 언젠가 세계신기록을 뛰어 넘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세계신기록으로 가는 과정에서 그를 바라봐주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러니 지나친 기대는 하지 말자.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세계신기록을 깨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고 충분히 훌륭하다. 혹여 세계신기록은 커녕, 금메달을 따지 못해 세계선수권 2연패가 물거품이 될 지라도, 지금은 그의 성장세를 지켜보며 아낌없는 응원박수를 쳐줘야 할 시점이다.



 

사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박태환에게 가장 주목해야 할 경기는 자유형 400M가 아닌, 28일 늦은 밤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와 펼치게 될 자유형 200M 결승전이다, 이번 세계선수권을 준비하면서 스피드 훈련에 집중적인 공을 들인 박태환에겐 400M에서 기록향상을 기대하기보단 오히려 200M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200M 결승전에서 마이클 펠프스와 현격한 차이를 보이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던 박태환, 이번 대회를 통해 어느 정도 차이를 좁혀나갈 수 있을 지 지켜보자. 만일 수영황제 펠프스를 상대로 박빙의 명승부를 연출할 수 있다면, 20세 약관의 나이로 세계 수영계를 또 한번 들썩이게 만들 것이다.

 

분명 자유형 400M 챔피언은 박태환이다. 그리고 정상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나 자유형 200M에선 수영황제 펠프스에게 도전장을 내민 도전자로서 부담없이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도 플러스로 작용한다.

박태환에게 자유형 400M 금메달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언 소프를 넘어서는 세계신기록에 대한 기대는 잠시 접어두고, 자유형 200M에서 폭발할 지 모를 마린보이의  땀의 결실을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