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자격 탭댄스, 박진영이 필요했다?
최근 해피선데이 <남자의자격>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미션과제가 쉬워지면서 벌써부터 매너리즘에 빠진 게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 해 KBS연예대상 이경규까지 배출한 남자의자격은 올해도 순항이 예고됐으나, 현재 유재석이 이끄는 <런닝맨>과 경합중이고, 일밤이 새개편안으로 내놓은 <신입사원>은 아바타소개팅으로 짜증사골을 끓였던 <뜨거운형제들>과는 다르기에 상대적으로 위협적이다. 해피선데이의 위기는 안팎으로 시끌거리는 <1박2일>이 아니라 <남자의자격>에 불고 있다.
특히 4대암 특집은 시청자에게 커다란 실망을 안겼다. 실제로 남자의자격인지 비타민인지 분간이 힘들 정도였다. 알토란같이 써야 할 제작비를, 출연료가 높은 멤버들의 건강검진에 쏟아부었다는 비판도 들어야 했다. 건강검진을 두려워하는 멤버들을 보면 배부른 고민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날방수준의 암특집을 2주나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시청률에 적신호로 감지되는 형국이다
남자의자격 탭댄스, 박진영이 필요했다?
이와중에 남자의자격에 어울리는 신선한 아이템이 등장했다. 2011년 5대 기획중에 하나인 탭댄스도전에 나선 것이다. 남격 장기미션의 하나로 탭댄스대회에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어, 직장인밴드-남격합창단을 잇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예능의 측면에선 어땠을까. 맏형 이경규의 활약이 특히 돋보였다. 종횡무진에 가까운 이경규의 현란한(?) 댄스와 몸짓은 움직이는 웃음폭탄이었다. 또한 탭댄스계의 선우-배다해로 통할 정도로, 독무를 놓고 경쟁하게 될 '이경규-김국진'은 충분한 웃음과 재미를 담보하고 있었다. 감초같은 김태원의 역할도 여전히 빛을 발했다.
남자의자격에 스며드는 날방이미지를 강도 높은 체력을 요구하는 탭댄스로 날린 셈이었다. 그러나 탭댄스를 바라보는 시청자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왜일까. 탭댄스의 다음이 암특집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탭댄스를 칭찬하기 보단 예고편의 암특집을 비판하는 시각이 많았다.
탭댄스자체의 동력에 의구심이 들었던 것도 한몫했다. 과연 탭댄스로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반복된 연습속에 이경규-김국진-이윤석 등 멤버들의 몸개그로 분량을 뽑을 것외에 특별한 게 있겠느냐는 예상이 기대감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연습하는 과정에서도 다양한 볼거리가 필요하다. 볼거리를 위해선 오합지졸스런 남격멤버의 반대편에서 힘을 실어주고 시너지를 내줄 캐릭터가 필요하다.
장기 미션인 만큼 직장인밴드의 김태원, 합창단의 박칼린과 같이 카리스마든 예능감이든 독특한 색깔과 스타성으로, 남격멤버들을 컨트롤할 수 있는 탭댄스선생님이라면 금상첨화란 얘기다. 이정권 탭트레이너는 차분하고 인상좋고 친절해서 좋은데, 오히려 지나치게 무난한 이미지가 남격속에서는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다.
만약 박진영이 남격탭댄스에 선생님으로 나왔다면 어땠을까. 전문성에서는 이정권 트레이너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겠지만, 박진영의 탭댄스실력은 남격멤버를 가르치기에는 손색이 없다. 실제로 박진영은 본인의 곡 ‘난 여자가 있는데’와 ‘swing baby’에서 출중한 탭댄스 실력을 대중에게 인정받은 바 있다.
현재 드림하이 출연중으로 박진영의 섭외가 쉽진 않겠지만, 1회성 게스트로라도 충분히 고려해볼만한 카드다. 박진영이라면 이정권 탭트레이너가 보지 못한 부분이나 전혀 다른 시각에서 충분히 조언을 해줄 수 있을거란 기대감을 주기 때문이다.
이는 박진영을 반드시 섭외했어야 했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이정권 탭트레이너의 개성이 그다지 뚜렷하지도 않았고, 최고 수준의 트레이너를 모셔다가 배우는 혜택을 남자의자격이 맛보고 탭댄서대회에 출연한다는 패턴이 식상함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대회에 출연하는 도전형식을 갖췄다면, 최고가 아닌 아마추어 변두리강사에게 배워보는 것도 신선한 접근으로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박진영처럼 비전문가가 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남자의자격은 좀 더 긴장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시청률때문이 아니다. 남격을 바라보는 시청자의 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물론 남격합창단과 같은 엄청난 이슈를 바라는 건 아니다. ‘저들이 노력하고 있구나.’라는 인상. 자격증이니 태권도, 영어 등 일만 벌이고 제대로 수습도 못하고 있다. 그건 노력이 아니라 허세일 뿐이다. 아니라고 생각될 땐 당당하게 포기라고 말하고 고개를 숙일 수 있어야 한다. 그것도 남자의 자격중에 하나다. 대신 부족했던 부분은 다른 것에서 채워가면 된다. 그럴 능력이 있는 제작진과 멤버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