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및 드라마

비, '닌자어쌔신' 기대하게 되는 이유

바람을가르다 2009. 7. 24. 16:05

오는 11월 25일 개봉을 앞둔 월드스타 비의 헐리우드 두번째 진출작 '닌자 어쌔신(Ninja Assassin, 2009)'의 예고편이 미국 현지시각으로 23일 MTV를 통해 공개됐다. 2분 동안 보여진 예고편 속에는, 헐리웃 액션영화의 공식에 충실한 빠르고 화려한 액션씬과 이를 받쳐주는 특수효과와 음향이 효과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더불어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비의 눈빛과 탄탄하게 다져진 근육질의 몸매는 보너스.

영화는 고아인 라이조(정지훈)가 닌자를 양성하는 비밀조직에서 키워져 전문 암살자가 되지만, 친형제와 같은 친구를 무참하게 살해한 조직에 배신감을 느끼고, 조직에 맞서 친구의 복수를 하게 된다는 스토리다.


사실
내용적으로 볼 때, 빈약하며 식상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기대치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건, 매트릭스시리즈의 워쇼스키 형제가 제작을 담당하고, <브이 포 벤데타>의 제임스 맥 테이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사실이다. 매트릭스의 조감독을 거쳐,
나탈리 포트만, 니콜 키드먼과 같은 쟁쟁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 본 경험이 있는 맥 테이크 감독은 엑스맨의 차기작을 준비할 정도로 재능을 인정받았기에, 배우 비를 어떤 식으로 표현해 냈을 지 무척이나 흥미롭다.



 

물론, 지난 해 엄청난 제작비를 쏟아 붓고도 흥행에 참패한 <스피드레이서>와 같이 아무리 워쇼스키형제가 감독을 맡고 수잔 서랜든과 같은 명배우가 참여하여, 화려한 특수효과와 볼거리를 자랑하는 블록버스터 영화를 내놓는다 할 지라도, 시나리오가 형편없으면 관객들의 시선은 차갑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블록버스터급이라고 볼 수도 없으며,
예고편 봐도 반 이상은 본 거 같은 <닌자 어쌔신>은 흥행가능성은 어느정도 될까?

 

대박을 기대하긴 무리수가 따른다고 보여지나, 평타는 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한다.
이유로는 비가 아시아에서만큼은 헐리우드 명배우 이상가는 인지도를 지닌 데다, 배급사가 메이저인 워너브라더스라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 대부분의 액션영화가 그러하듯, 액션씬을 중심으로 한 볼거리에 충실할 수 있다면, 기대 이상의 효과도 바라볼 수 있다.
성룡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액션이 주는 재미를 살릴 수 있다면, 같은 동양인이 비가 미국 현지에서 성공하지 못할 거란 비관론은 섣부르다.

 

모든 가능성은 열어두고, <닌자 어쌔신>을 선택한 비를 칭찬하고 싶은 이유.

 

비가 헐리우드에 발을 들여놓고, 첫 주연으로 <닌자 어쌔신>을 선택한 것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미국 현지 문화에 적응이 덜 된 비에게 어차피 드라마는 기대할 수 없다. 드라마든 코미디든 현지어를 통해, 현지 문화에 맞게 디테일한 연기가 요구되는 장르는 비에겐 아직 버거울 뿐이다. 액션영화는 그나마 붕 떠버릴 수 있는 비를 잡아준다. 더군다나 닌자아닌가? 말수도 적을 테고, 동양인의 느낌을 그대로 살릴 수 있다는 점은, 헐리웃 관계자들로부터 비의 내면연기를 지켜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 <닌자 어쌔신>의 흥행여부와 관계없이, 동양인이라는 편견없이, 단순한 접근이 가능하다. 비라는 배우는 어떤가? 그의 연기자체만을 보고 성장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것에, 이번 영화는 비 본인에게도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엉성한 기획으로 금 가버린 지난 월드투어로 인해 된통 망신을 당한 것도 모자라, 하와이 법정까지 설 수 밖에 없었던 비. 추락한 월드스타로 바라보던 냉소적인 시선은 거두자
 

비는 아직 젊다.
더군다나
비라는 자체 브랜드가 헐리우드에 주는 영향력은 곧 한국 연예인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부각될 수 있다. 덧붙여 그를 통해 한국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는 점도 절대 간과해선 안 된다. 애국심의 발로라 할 지라도, 비에겐 꾸준한 칭찬과 격려가 필요하다. 단순히 <트랜스포머>의 여배우 메간폭스의 러브콜이 있었다는 조잡한 가쉽성 뒷얘기에 월드스타라는 호칭이 소비되기엔 너무나 비효율적이지 않은가?

흥행여부에 따른 수치적인 접근보단, 비의 헐리우드에 대한 적응력을 어느 정도 키워나가고 있는 지를 바라보며, 응원을 준비할 시점이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빌>을 기대하진 않는다.
<
닌자 어쌔신>을 통해, 한 뼘 더 성장한 비를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