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하이, 극과극 남녀의 핑크빛 예고?
24일 방송된 드림하이 7회에서는, 기린예고가 주관한 진짜 쇼케이스와 강오혁(엄기준)이 입시반 아이들을 위해 준비한 가짜 쇼케이스가 동시에 벌어졌다. 두 가지 쇼케이스에서 볼 수 있었던 차이점은, 무대가 목적을 위해 어떤 수단이 되었느냐였다. 그리고 스타의 발판이 되는 진짜 쇼케이스는 차가웠고, 무대를 즐기는 가짜 쇼케이스는 따뜻했다.
봄여름가을겨울에 ‘어떤이의꿈’이란 같은 곡을 준비하고 다른 무대에서 올랐지만, 진짜 쇼케이스 무대에 섰던 ‘진국(옥택연)-윤백희(함은정)’와 가짜 쇼케이스에 ‘제이슨(장우영)-김필숙(아이유)’의 태도와 분위기가 달랐던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그들이 불렀던 ‘어떤이의꿈’은 7회의 내용을 지배한 곡이기도 했다. 극초반 혜미와 백희가 ‘거위의꿈’을 불렀을 땐, 그들의 꿈은 표현할 수 없는 잠재된 알속에 있었다. 그러나 ‘어떤이의꿈’은 단단한 껍질이었던 알을 깨고 나온 순간을 의미했다. 알속에서 막 깨어난 꿈은 걸을 수도 없고, 어미의 도움없이는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때때로 어떤 꿈은 태어나자마자 그 자리에서 죽기도 한다.
그 나약한 꿈이 눈을 뜨고 걸음마를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입시반의 어미가 강오혁과 양진만(박진영)이다. 혜미를 비롯한 입시반 아이들은, 어른들의 이해관계로 인해 그 꿈을 안고 날개를 파닥거리도 전에 상처를 입었다. 그들의 상처입은 꿈을 보듬고 지켜준 사람이 강오혁이고 가짜 쇼케이스였다.
시경진(이윤지)은 가짜 쇼케이스를 막으려 했다. 가능성이 없는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고 희망을 불어넣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정은 생략한 채, 이제 알을 깨고 나온 꿈에 걸음마를 가르치지 않고 날개짓부터 해보라는 것은 맞지 않다. 강오혁은 부모님들에게 말했다. 부모들이 알아야 할 것은 아이들의 성공가능성이 아니라,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에 있다고. 그들이 다치지 않고 날 수 있도록 지켜봐주고 응원해주는 게 어른의 몫이라고.
드림하이, 극과극 남녀의 핑크빛 예고?
7회에서는 ‘어떤이의꿈’만 쫓은 건 아니었다. 드라마다 보니 러브라인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피날레를 장식했던 송삼동(김수현)-고혜미(배수지)의 듀엣곡 'Maybe'가 흘렀다. 삼동이 혜미를 생각하며 작곡한 노래. (실제로는 원더걸스의 선예 곡)
‘어떤이의꿈’속에 기린예고 학생들이 있듯이, 'Maybe'의 가사속에도 삼동과 혜미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진국을 생각하는 혜미와 백희가 있고, 제이슨을 바라보는 필숙이 있다. 그리고 아이들만 사랑을 하고 연애를 하는 건 아니듯이 양진만과 시경진의 핑크빛(?)도 녹아 있었다.
드림하이 성공비결중에 하나는 캐릭터들이 모두 매력적이라는 데에 있다. 송삼동-윤백희-고혜미-김필숙 등 학생들의 캐릭터도 좋지만, 선생님인 강오혁-양진만-시경진의 캐릭터도 기대 이상의 상당한 흡인력이 있다. 특히 강오혁과 시경진이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대립은 극적 긴장감과 재미를 업그레이드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때문에 두사람간에 러브라인이 개설되면 오히려 극의 흐름을 망치진 않을까 염려스러웠다.
그러나 복병 양진만이 있었다. ‘양진만-시경진’ 커플이라면 예상밖에 재미를 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 장면이 7회 후반에 잡혔다. 가짜 쇼케이스를 끝까지 완수하기 위해, 강오혁은 쇼케이스를 방해하려는 시경진을 창고에 가뒀다. 그리고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양진만이 우연찮게 창고 문을 열었다가, 시경진과 양진만의 급포옹이 이뤄졌다.
경진은 진만의 품에 안겨 울먹이며 왜 이제 왔냐고 앙탈을 부렸다. 순간 양진만도 당황했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을 안고 있는 남자가 진만이란 사실에 경진도 당황해 도망치듯 빠져 나갔다. 여기서 BGM으로 박진영이 부른 'Maybe'가 흘렀다. 양진만과 시경진의 러브라인을 암시하는 듯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 일을 계기로 허당스럽지만 따뜻한 남자 양진만선생과 완벽하지만 까탈스러운 여자 시경진선생이 핑크빛모드로 접어든다면 또 다른 재미를 불러올 듯 싶다. 평강공주와 온달 캐릭터가 그렇듯이, 드라마에서 극과극의 매칭은 재미를 주는 데 있어 최적의 조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강오혁이 부모님들께 가짜 쇼케이스였다고 밝힌 부분에서, 시경진이 강오혁에게 꽤 호감을 느낀 듯 해, 자칫 강오혁-시경진-양진만의 삼각관계도 배제할 순 없는 상황이다. 만일 이런 관계도가 설정된다면 강오혁을 향한 자존심 센 시경진의 짝사랑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여하튼 애어른 할 거 없이 연애에 빠지게 될 기린예고를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 싶다. May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