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배신때린 감동의 주인공은?
16일 방송된 해피선데이 <1박2일> 글로벌특집 ‘외국인과 함께 하는 1박2일’ 3탄은 안방극장에 한파를 녹여버릴 뜨거운 감동을 선사해 시청자의 호평을 받았다.
이 날 방송은 까르끼를 비롯한 외국인근로자들의 고향에 직접 찾아가 가족들의 영상을 담아 1차 눈물샘을 자극한 뒤, 깜짝이라기엔 너무 커다란 선물이라 할 수 있는 가족상봉이 이뤄져 그야말로 폭풍감동이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사실 지난 2주 동안 방송된 ‘외국인과 함께 하는 1박2일’은 재미면에서도 평소보다 덜했었고 가학성논란까지 불거져 실패한 특집으로 비춰졌다. 게다가 예고편에서 이미 눈물방송을 예고했기에 3편에서의 감동도 크지 않을 거라 예상했다. 그러나 막상 방송을 접하니, 배신감을 느낄 정도로 1박2일이 가져온 감동은 위대했다.
1박2일, 배신때린 감동의 주인공은?
1. 까르끼 가족과 강호동
늘 예능에서 진정성을 강조하는 강호동. 그가 좋아하는 진정성있는 눈물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었다. 까르기가 방안에서 아내와 딸을 처음 발견했을 때, 까르끼 잠시 멈칫한 뒤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만 흘렸다. 그의 뒷모습을 지켜 본 강호동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친구의 그런 뒷모습을 본 누구라도, 아마 강호동과 같은 눈물이 흘렀을 것이다.
강호동이 최고 MC인 건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까르끼가족에게 시간을 주고 감동을 충분히 뽑아낸 뒤, 1박2일이 예능인만큼 웃음도 뽑을 줄 알았기 때문이다. 강호동은 까르끼의 딸을 안고, 까르끼와 그의 아내에게 수시로 농담을 던지면서 웃음과 감동의 두 마리토끼를 능숙하게 잡아냈다. 폭풍눈물을 흘렸던 까르끼의 아내도 강호동의 장난섞인 행동에 웃음을 떠트리고 만다.
눈물도 한시간동안 지속되면 마르기 마련이다. 시청자에게 쉴 틈을 준 강호동이 대단한 이유다. 분량뽑기에 1인자는 역시나 노련하게 방송을 이끌었다. 강호동에게서 보기 힘든 눈물도 배신이었지만, 감동에서 웃음으로 자연스럽게 핸들을 꺽을 때엔 타고난 MC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2. 공항에서의 칸
가장 눈물을 참기 힘들었던 순간은 마지막에 공항에서 칸이 어머니를 배웅하는 장면이었다. 칸의 눈물이 그렇게 안타까울 수 없다. 여기에 Camel의 'Long goodbye'가 BGM으로 깔리는 데 제작진이 노래선곡을 참 기가 막히게 했다는 생각이 든다.
Long good-byes make me so sad
I have to leave right now
And though I hate to go,
I know it's for the better
Long goodbyes make me so sad.
Forgive my leaving now
You know I'll miss you so
and days we spent together
오랜 이별은 나를 너무도 슬프게 만듭니다.
지금 바로 떠나야만 하겠지요.
가는 것이 싫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오랜 이별은 나를 너무도 슬프게 만듭니다.
떠나더라도 용서해 주세요.
당신은 알고 있을 겁니다.
내가 당신과 함께 했던 날들을 얼마나 그리워 할 것이라는 것을.
3. 나영석PD와 제작진
재미도 없는데 3주방송, 외국인노동자 및 불법체류자 미화방송, 가학성 논란 등 지난 2주 동안 글로벌특집에 쏟아졌던 비판을 감내해야 했던 나영석PD와 제작진. 그러나 가족상봉을 준비하고, 마지막 3주차에 시청자의 눈물을 쏙 빼게 한 그들이야 말로 배신을 때린 0순위로 손색이 없다. 이승기의 농담처럼 나쁜PD라고 말하지만, 정말 나쁜PD였다. 그와 프로그램을 비판하던 사람들을 부끄럽고 미안하게 만드는 나쁜PD인 동시에 멋진PD였다.
1박2일 글로벌특집은 시청자를 웃기고 울리는 방송의 힘, 그리고 가족의 따뜻함 그리고 위대함을 보여주었다. 한해를 돌아보며 다사다난했다고 말한다. 새해를 시작한 1박2일 글로벌특집은 다사다난했다. 논란도 있었지만, 결국 감동적인 마무리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셈이다. 올해도 웃음과 감동으로 늘 시청자와 함께 하는 1박2일로 기억되길 바래본다.